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 - 정운영의 마지막 칼럼집
정운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정운영 선생님의 글은 한겨레신문을 통하여 익히 접한 바 있고 첫번째 칼럼집인
"광대의 경제학"을 통하여 그분만의 예리하고 차분한 말씀을 즐긴(!)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십여년, 먹고 살기에 바빠 잊어버리고 있던 말씀들을
고인의 부고를 접하고 다시 마지막 칼럼집에서 만나게 되었다.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는 당연한 사실이 통용되지 않는 현실에
예리한 메쓰를 들이대는 그의 글들 속에서 비록 시간은 지났어도
아직도 유효한 제대로 된 ''다른세계로의 갈구''가 느껴진다.

다섯 단락으로 나뉘어 편집된 글들 중 나의 관심을 가장 끌고 반성케 한 부분은
''다른세계는 가능한가''라는 단락의 글들이었다.

제3세계 또는 동유럽의 진행되고 있는 혹은 좌절한 사례들 속에서
고인은 다른세계가 가능한지를 스스로에게,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으며
또한 가능해야만 함을,가능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우리 모두 ''도시락''을 풀자>라는 칼럼에서는
캄보디아의 어린이 얘기로 시작하여 부끄러운 우리 현실로 돌아와
왼쪽에 있는 내 심장을 콕콕 찔러댄다.


''스웨덴과 우리의 소득격차는 3:1이 안되지만 아동복지 지출은 100:1로 벌어진다'',
라는 사실과 ''엄마,아파서 미안해. 하지만 나를 왜 이렇게 외롭게 만들었어''라고 울먹이는
우리나라의 17세 당뇨병 소녀 -지하 월세방에서 혼자 혈당 측정을 하고 인슐린 주사를
찌르는-의 얘기에 서는 나도 같이 ''눈시울이 화끈''해질 수 밖에 없다.

''부자가 아니라서 너무 싫''다는 12세 우울증 소녀의 독백도 물론이다..젠장....

"우리는 아이들을 굶길만큼 가난하지도 않고,도시락을 숨길만큼 인색하지도 않다"는 고인의
말씀에서 나는 다른 세상이 가능함을 본다.

우리가 할 수 있다라는 믿음으로 "내가 꺼내고,네가 꺼내고, 그래서 모두가 ''도시락''을 꺼낸다면
우리도 기적을 만들 수 있"음을 고인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울림은 계속하여 퍼져나갈 것이고 다른 세상은 우리세대에서 가능할 것이다.....

편히 쉬소서....  

2006.10.24

[인상깊은구절]
우리는 아이들을 굶길만큼 가난하지도 않고,도시락을 숨길만큼 인색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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