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위버 - 소설로 읽는 유쾌한 철학 오디세이
잭 보웬 지음, 박이문.하정임 옮김 / 다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 너무 욕심이 많다, 책 한 권으로 이루려는 것이 넘쳐나 보는 이를 많이도 괴롭힌다. 그런데 그 괴롭힘이 힘들거나 어렵거나 피곤하거나 하지는 않다. 주인공 소년, 이안의 꿈 속 철학여행을 따라가며 만나는 이야기들이 우리를 다시 한 번 머리 아픈 철학의 세계로 잡아 끌지만 드물게도 재미있게 읽혀진다.

 

 
 소설처럼 씌어진 책을 따라가며 만나는 철학의 문제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는 듯 하다가 다시 확인하는 질문이 등장하며 나를 그 앞에 서있게 한다. 자,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질문앞에서, 이제는 슬쩍 덮어두고 도망갈 생각보다는 그래, 나 스스로 이 문제를 생각해보아야지라는 생각의 힘이 샘솟는다. 참, 특이한 경험이다.
 
 특히 이 책의 매력은 꿈 속 여행에서 만난 혼돈과 생각들을 아침마다 엄마아빠랑 다시 한 번 반론하고 되집어봄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질문을 받고 논리적으로 설득당하지만 이해는 못하다가 다시 반론을 제기하며 생각을 가다듬고 자신만의 사고를 하게되는 것이다. 철학이 당면하 시대의 과제를 풀어내는 사유라면 당연히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여야 하는 법, 이 책을 읽다보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 
 

 “신은 너무 무거워서 자신도 들 수 없는 바위를 만들 수 있을까요?"(211)라는 질문하나로도 무너지는 '신의 전지전능함'이라니….나는 어떤 근거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살아왔든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처럼 이 책에는 넘쳐나는 질문과 주고받는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며 부딪혀온 여러가지 일상의 문제들을 다시 생각하게된다. 이것이 이 책의 힘이리라.

 

 
 게다가 이안의 여행속에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존재해온 수많은 철학자들과 그들의 생각이 넘실거린다.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이들도 있고 만나본 논쟁들도 있는데 이안의 가는길은 어느 한 쪽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쌓아가며 자라나기에 우리도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조금은 달라진 생각들을 하게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생각의 힘이자 철학의 필요성이 아니겠는가? 나이가 들어가며 더욱 필요한 생각의 힘을 이 책을 통하여 다시 만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반전까지..유쾌한 철학 여행이라고 이름지으면 더 좋을 듯한 이 여행,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은 떠나봐야겠다. 이안을 따라서 한 번, 철학史를 따라서 또 한 번….
 
 
2009.3.27. 밤, 두 번째 여행을 시작하며 ~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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