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수난기의 대중가요사
최창호 지음 / 일월서각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 눈물로 달래보는 구슬픈 이 맘 / 고요히 창을 열고 별빛을 보면 그 누가 불러주나 휘파람 소리 ( "애수의 소야곡"에서 )
 
 1995년 북한 평양출판사에서 출간된 [민족수난기의 신민요와 대중가요들을 더듬어]를 원전으로 삼고 거기에 남한의 자료들을 보강하여 2000년에 펴낸 이 책, 이런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너무도 고맙다. 우리 노래, 우리가락, 신민요를 포함하여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그 면면한 맥락들을 이 한권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노래들중 내가 알고 읊조리는 노래들이 거의 1930년대 노래라는 사실, 결국 70여년전의 노래들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우리 곁에 머무른다는 것 아닌가? 혹시나하여 나보다 한 살 적은 아내에게 물어보니 나보다 아는 노래가 훨씬 적다. 당연한 일이리라. 옛날노래는 살아남아 전해지는만큼 빠르게 멀어지고 사라지는 것이니까. 돌아서면 사라지는 옛노래들이 이렇게 악보로, 가사로 오롯이 전해지니 어찌 고맙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학도가>,<봉선화>,<사공의 노래>,<봄처녀>,<성불사의 밤>,<옛동산에 올라>,<사랑>,<고향의 봄>,<달맞이>,<동무 생각>,<반달>,<따오기>,<노들강변>,<조선 팔경가>,<아리랑 랑랑>,<봄이 왔네>,<황성옛터>,<타향살이>,<목포의 눈물>,<짝사랑>,<꿈꾸는 백마강>,<번지없는 주막>,<애수의 소야곡>,<눈물젖은 두만강>,<홍도야 울지 말아>,<바다의 교향시>,<불효자는 웁니다>,<감격시대>,<나그네 설움>,<찔레꽃>,<선창> 
 
 악보와 함께 부록으로 정리된 131곡의 <민족 수난기>의 노래들중 내가 몇 소절이라도 읊조릴 수 있는 곡들만 추려보니 31곡이 된다. 책장을 넘기며 몇 소절씩 부르다가 <불효자는 웁니다>에서  잠시 울컥하기도 한다. 오래된 노래, 몸에 배인 노래가 주는 위력일게다. 이처럼 노래는, 그 노래가 어떤 명칭의 분류로 나뉘어져 이름지어지든, 우리네 삶과 더불어 함께 세월속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 도입부의 "해설"에서 남한의 대중음악평론가 강 헌이 이미 잘 지적해놓았듯이 이곳에는 이만한 정리도 이뤄놓은 책이 없다는 것, 그나마 1970,80년대의 노래에 대하여는 젊은 연구자들의 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 힘들고 암울했던 시기에 대한 책은 만나보기 힘들다는 사실, 덕분에 이 책이 더욱 소중하고 반가운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131곡의 악보가 채록되어 있어 우리 옛노래가락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 곁에두고 즐기시라, 우리 설움, 우리가락, 우리 노래를.......
 
 

2009. 3. 14. 깊은 밤, "청산 속에 묻힌 옥도 갈아야만 광채나고~"    

             밤새워, 목메도록 불러보고 싶습니다. 우리가락, 우리노래….

 
들풀처럼
 
*2009-07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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