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공대 사회를 지켜라
권욱 그림, 강상균 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책이라고, 만화만 본다고 무시당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 역시 수십년전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보고 있다가 엄마 손에 끌려 집으로 온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며 만화가 달라지고 있다. 만화가 그냥 만화가 아니라 여러가지 교육적인 내용을 전달하면서도 재미와 흥미를 갖춘 종합교양물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뭐, 그래도 나는 아직까지 만화는 만화다워야 한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지고 싶지만….
 
 한자,영어,과학에 관한 만화들은 이미 나오고들 있지만 사회와 정치에 관한 만화는 아직 만나보지 못하였는데 드디어 이 책, [사회특공대 사회를 지켜라]가 우리 곁에 나타났다. 마땅히 기뻐할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가져다주니 올해 6학년이 되는 딸아이는 반나절도 안되어 다 보고는 다시 내게 책을 건네준다. 재미있었냐는 물음에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하지만 학습만화들이 다 그렇듯 꼴랑 한 번 보고 그 내용들을 다 기억할 수야 없는 법, 곁에 두고 틈틈이 꺼내 읽으며 스스로의 지식으로 소화시키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 정치체계의 기본을 이루는 개념들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선거, 헌법의 의미와 개헌 등으로 구분하여 착실히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방식도 단순히 교과서를 만화로-그림으로 그려놓은 것이 아니라 '지구정복을 꿈꾸는 외계인'의 음모를 저지하는 주인공 어린이들의 활약상으로 대치하여 무척 재미있게 따라가며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각 장에 들어가면서 중요한 질문들을 보여주어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고 만화를 보도록 유도한다. 좋은 아이디어다.
 
 '민주주의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우리 나라는 간접 민주제라고?' 등의 질문들이 주어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만화 중간중간에 그 부분들이 설명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만화로 본 내용들을 다시 '닥터 구린의 사회 열공'이라는 심화학습으로 한 장의 뒷부분에 마무리 정리를 해놓아 시험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여 이 책은 교과서랑 함께 보면 더 좋은 책이되는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로는 지구정복을 꿈꾸는 외계인 1호인 '휘둘러 총재'와 우라들의 사회특공대원인 레드'폴리'와 화이트 '이코', 블루 '사이어'가 있고 이들을 이끌어주는 닥터 '구린'이 계신다. 그리고 지은이와 우리모두의 소망이 그득담긴 '참바른'대통령도 우리 편이다. 휘둘러 총재의 지구정복 음모는 '내각제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이었는데 사회 특공대원의 활약으로 저지되고 만다. 배우고 알아야만 외계인의 침공도 무찌를 수 있는 것이다.
 
 '사회탐구 학습만화'라고 책표지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 덕분에 이 책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선거,국회의원,헌법,개헌,탄핵소추까지 많은 사회정치관련 개념들을 깨우칠 수가 있다. 이미 어른이시라도 헷갈리시는 분들은 이 책을 통하여 개념정립을 하시면 좋을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직위와 직책만 챙기고 공복(公僕)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무시하는 개념없는 고위직 공무원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시라고 말이다.
 
 그나저나 이런 좋은 책을 보고 자라난 21세기의 아이들에게 19세기적인 행태를 보이는 우리 정치인들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그들이 자라나면 자연스레 다 정리가 되겠지만….
 
 
2009.2.22. 새벽,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목놓아 부르리라~
 
들풀처럼
*2009-05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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