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의 일치겠거니…하며 손에 든 책이었다. <안드로메다>라는 이름이 낯설고 어색하고 멀고 먼 어떤 것이나 어떤 곳을 가리키는 일반명사처럼 사용되는 것이 우리처럼 일본도 그러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겠지. '뭐, 그 사람은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두고 왔나'라는 조롱투의 문장에서나 사용되는 그 <안드로메다>에 남자가 살고있다니…상당히 우스꽝스러울 것이라 생각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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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덮고나서도 한참을 멍하니 있게된다. 이 책의 제목인 <안드로메다 남자>는 글자 그대로 <안드로메다>와 <남자>가 함께 잘 어울리는 그런 말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결국 모든 남자는 <안드로메다 남자>일 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자 지은이는 그토록 돌고돌아 소설 속 소설, 소설 속 일기라는 액자소설 형식으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여주)고 남의 일처럼, 자신은 그러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를 전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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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감히 단언컨대 이 세상 모든 남자는 그냥 남자가 아니라 <안드로메다 남자>인 것이다. 살아가는 순간순간 자신이 발딛고 사는 곳에서 한번쯤은 떠나고픈 생각을 하지 않는 남자가 어디 있으랴. 일상의 자잘한 부서짐 속에서, 그 일상의 틀을 벗어나고자 미약하나마 몸뒤틀기를 시도하지 않는 이가 어디있으랴. 정녕 그렇지 않다면 살아도 산 것이라 할 수 없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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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의 일상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깨뜨리던 '튤립남자'를 지켜보며 이야기의 주인공인 숙부가 다음과 같이 생각한 것을 보라. 바로 그 몸뒤틀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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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튤립 남자'는 그야말로 훌륭하게 일탈하고 자취를 감춘다. 그는 몹시 진지하고 시선은 마치 적을 마주한 전사와도 같다. 그를 조롱하는 자는, 그전에 자신의 상식에 빠져버린 범용함을 비웃으라. 그는 오로지 혼자이며 그 싸움은 항상 고독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거동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종의 고귀함이 엿보인다. 생각건대 '튤립남자'는 이런 경우, 보다 적확하게 <안드로메다 남자>라고 고쳐 불러야 하는지도 모른다.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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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이것이다. '일탈' 하루하루 이 평범함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는 것, 그것이 '일탈'이다. 그것은 우리네 삶을 비참함에서 건져주고 숨막히는 일상에서 한숨돌리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의 일탈은 고맙게도 우리를 그러저럭에서 구원하여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 이래야 살아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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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숙부는 도대체 왜, 어디로 간 것일까? 퐁파, 체리파하,호에먀우,타퐁튜-,라는 무의미한 감탄어?외계어?를 남발하다 숙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일탈에의 강박, 일탈에의 몰두가 스스로를 옭아매어 일탈이 일상이 되어버렸을 때, 이제는 일상화된 일탈에서 일탈하려는 노력은 기어코 일상으로의 돌아옴일진대 숙부는 그 다시 돌아오는 일상을 견딜 수 없었으리라. 그나마 곁에서 지켜주던 아내도 떠난지 오래고. 일탈마저 자신을 구원할 수 없을 떄, 이 세상에는 서 있을 곳이 없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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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 숙부는 드디어 자신만의 세상으로 떠나갔으리라. 어디? 바로 그 먼나라. 자신의 일탈과 일상이 뒤섞여도 아무도 지켜보는 이 없고 신경쓸 이도 없는 그 나라, <안드로메다>로 그는 떠나갔으리. 남은 우리는 이제 또 하루하루를 일탈과 일상의 허접함속에서 뒤척이리라. 언젠가 우리도 그나라로 떠날 수 있으리라 믿으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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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 어딘가에 잠복한, 아직껏 못 본 또 다른 <안드로메다 남자>들도 아마 똑같은 사회의 똑같은 상식적 환경 속에서 어렵게 싸우고 있는 처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인생이 아무리 평범하게 보이더라도 그것 때문에 한 사람의 <안드로메다 남자>가 도태되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메다 남자>는 그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공간, 세계의 터진 틈새에서 오래도록 살아가기 때문이다. (*월 *일) (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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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는 우리에게 이처럼 얘기하고팠던 것이리라. 이 말이 그가 이야기하고자하는 전부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는 이 책을 세상 속으로 놓아준다. 남자, 그렇게라도 이 땅에 살아남으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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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2.20. 깊은밤, 이제는 우리도 그 별로 떠나야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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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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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6-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