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독일기 : 잠명편 - 눈은 자도 마음은 자지 마라
이지누 지음 / 호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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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2009년 책읽기와 관련한 목표설정을 이 자리에 하여 둔다.
 
 먼저 "1日1作-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편의 글을 쓴다"는 지난해의 목표는 올해도 이어진다. 지은이의 표현대로라면 "1日1作,시즌2"인 셈이다. ('관독일기,시즌6', 315)
 
 다음은 "고전읽기", 지난 해 목표였지만 발만 담그고 실패하였던 [열하일기-완역본]에 재도전한다. 더하여 쉽게 씌어진 [열하일기]관련 첵들도 최대한 만나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마지막, "원서읽기"에 도전한다. 책은 [시친의 지구연대기 3부]이다. 1,2부를 매우 흥미롭게 읽었는데 여태 3부에 대한 소식이 없어 올 한해 반드시 원서로 3부를 만나보기로 한다. 조금씩,조금씩 산전과 함께 걷다보면 길이 보이리라 믿는다.
 
 새해를 맞이하여 스스로 세운 올 한 해 독서목표를 정리하여두는 까닭은 이 책 [관독일기]를 읽으며 한가지 목표를 더하게 되어서다. 무엇인가하면 나도 "책일기"를 쓰는 것이다. 주의해서 보아야할 것은 "독서일기"가 아니라 "책일기"라는 것, 책을 비록 읽지는 못하더라도 나의 책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하루하루 차곡차곡 적어보는 것이다. 半공개적인 일기가 되리라. 나의 책읽기와 관련된 많은 부분들이 "책일기"에 담겨지리라.
 
Ⅱ.
 지은이의 90일간의 독서일기,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고전읽기의 기록, 그것도 여섯 번째라니, 놀랍고 또 놀랍다. 한 해중 특정한 날과 기한을 정하여 두고 옛 성현들의 '잠(箴)'과 '명(銘)'에 관한 글들을 집중적으로 읽으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들이라니, 참으로 놀랍고 부럽고 대단한 일이다. 
 
 그 때문에 다시 확신한다. 삶에 있어서 나아가거나 되돌아서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멈출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기를 저어하며 멈칫거리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17)
 
 책을 읽는 내내 줄을 긋다 지쳐버렸다. 옛 선비들의 말씀은 만날수록 들을수록 옳고 당연한 말씀들이지만 그 길을 따라가는 나의 발걸음은 느려도 한참을 느리기에 그저 지은이가 선비들을 만나는 그 언저리만 따라감에도 벅차고 기쁘다. 하지만 지은이가 느끼는 고통의 일부분을 나도 느낀다. 멀어도 한참을 멀리 있기에. '눈은 자도 마음은 자지마라'(100)고까지 말씀하시는데 나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술을 마실 때는 그 잔을 적게 들고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그 횟수를 많이 하라 (이덕무) (197) 
 
 최근에 우리네 '선비'와 연관된 책들을 두어 권 읽었다. [공부를 잘해서 도덕적 인간에 이르는 길], [율곡, 사람의 길을 말하다]에서 만나던 '선비'정신과 그 '선비'의 길이 이 책에 집약되어 있다, 결국 우리는 '선비와 한량 사이'에서 흔들리는 삶을 살아가는 보통내기들이기에 이처럼 좋은 말씀들과 이야기들을 만나면 정신이 번쩍 들다가도 술 한 잔 걸치면 또 그냥 '싸구려 커피'처럼 식어 버리는 것이다.
 
 지은이가 가려뽑은 이 책에 등장하는 '잠'과 '명'들을 다 외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워낙 좋은 말씀들이 많으므로 나는 이 책의 목차를 복사하여  곁에 두고 보기로 한다. '먼 길 가려면 긴 채찍이 필요하다', '홀로 갈 때 그림자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들', '길을 막아 버리고 틈 또한 막아라'…. 옛어른들은 오늘도 이렇게 곁에와 우리에게 '참사람'으로 살아가는 법을 일러주시는데 겨울밤, 이깟 추위에 웅크리고 앉아 책만 읽다니...
 
Ⅲ.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선비들도, 이 책의 지은이도, 갈망하는 것은 '참사람'으로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리라. 그 바탕에 '마음, 그것이 전부'(316)인 그 '마음'이 있으리라. 오늘도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거울처럼 비춰보고 갈고 닦아서 '선비'의 길에 함께 서야하리라. 
 
 
2009.1.5. 새벽, '밥 먹는 시간말고는 책상에서 내려가지 않았다.'(120)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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