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국악 [드라이빙 뮤직]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연주 / 아울로스(Aulos Media)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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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음악, 우리 가락, 우리 악기가 넘쳐나는 음반으르 만나기란 하늘에 별따기 정도는 아니어도 수월치 않은 건 사실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각각의 악기에 몰두하여 해금독주 또는 가야금 합주 같은 쪽으로 새로운 음반이 나오고는 있지만 개인 또는 단체의 개별화된 음반일 뿐 여러 가락을 모아 두루두루 즐기도록 만든 음반은 정말 드물었다. 그런데, 이윽고, 마침내 이 음반이 나온 것이다.
 
 전통국악에 매몰되지 않은 '크로스오버'성격이 강한 '퓨전국악'이라 평소 국악을 즐겨듣지 않더라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먼저 곡목을 살펴보자.
 
 라틴재즈밴드 카리브 <아리랑>, 신날새 [What A Wonderful World], 정길선 <기분 좋은 하루>, 한충은 [Misty], 김경아 <여우 시집가던 날>, 여울 [Fly Me to the Moon], 그림 판 <나의 첫 번째 자전거>, IS <백 만 송이 장미>, 다스름 <엘 콘도르 파사>, 노은아 <도라지>, 플라잉코리언 <오봉산타령>, 인터 플레이 <올라 아리랑>등 12곡이 수록되어 있는 이 음반은 한마디로 풍성한 "국악 한마당"이라 할 수 있다. [Everyday 국악 - DRIVING MUSIC]이라는 음반 제목에 걸맞게 차를 타고 다니며 듣기에 딱!인 그런 음악들이다.
 
 나도 출퇴근때마다 듣다가 지난 일요일, 함양 상림숲을 다녀오는 길에 전곡을 한꺼번에 두어번 더 듣게되었는데 쳐지지도 않으면서 울려나오는 우리 가락에 절로 어깨가 들썩이곤 하였다. 첫곡, "아리랑"을 들으며 '어, 이거 뭐냐, 전통 국악이 아닌데'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으나 곧 재즈밴드의 연주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어지는 청아한 해금소리는 우리 가락의 멋과 맛을 한껏 느끼게 해주었고 "기분좋은 하루","Misty"로 넘어가는 동안 가야금과 소금의 가락도 즐기게 된다.
 
 그리고 태평소의 가락이 주음으로 울려퍼지는 "여우 시집가던 날"에서는 정말 이 소리가 태평소가 맞는지 의아해하며 가락에 빨려들어갔다. 이미 알고 있던 여울의 익숙한 가야금 연주로 만나는 "Fly Me to the Moon"은 우리 가락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데 가야금으로 듣는 팝송이라니...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아닌가? 열려있으므로 더 풍부해지는 우리 가락이라는 점에서 나는 적극 찬성한다. 이런 연주를….
 
 "나의 첫 번째 자전거"의 합주도 좋고 "백만송이 장미"의 국악 버전 노래도 귀에 감미롭게 들려온다. 그리고 마치 오카리나 연주처럼 들리던 소금과 대금이 어우러진 "El Condor Pasa"는 아련한 옛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악기인 해금이 주음으로 울려퍼지는 "도라지"와 "Hola Arirang"의 가락고 다른 곡 못지 않게 맘에 들었다. 하지만 이 컴필레이션 음반 전체를 통틀어 한 곡만 가려뽑으라면 11번 째 곡인 "오봉산 타령"이다. 태평소와 대금,소금이 어울리는 가락에 뒤를 받쳐주며 치고 오르는 사물의 장단까지, 아, 우리가락, 우리 노래가 이런 것이었구나를 깨치게 해주는 신명까지..한 곡만 들으신다면 이 곡 "오봉산타령"을 꼭 만나보시기를 권해드린다.
 
 흥에 겨워 내쳐 달려오며 우리 가락 이야기를 하였지만 이 음반을 기획한 KBS 국악전문프로듀서 김은정 PD의 얘기처럼 "매일매일" 우리 "귓가에 정겨운 우리악기 소리를" 만날 수 있는 참으로 반가운 음반이다. 다가오는 겨울날, 먼길 떠나실 때에는 물론이거니와 아침저녁 오가며 정겨운 우리 가락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이 음반으로 시작하시라. 쉽고 즐거운 우리 가락을 만나시리니….
 
 
2008.11.28  밤, 내 핏줄속을 흐르는 우리 가락, 에헤야 디야~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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