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파운드 아이
김도경 지음 / 들녘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2시간 내내 달린다. 숨 쉴틈도 없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액션의 소나기이다.  "<본 얼티메이텀>보다 현란하다"는 뒷표지의 문구가 전혀 초라하지 않다. 참, 2시간 내내라는 표현은 영화로 만든다면 상영시간이 될 것이라는 얘기고 나는 500쪽에 이르는 이 책을 서너시간만에 손에 들자마자 쭉 달려 읽어 내려갔다. 정말 오랜만이다. 휴 ~ 다 읽고 나서야 숨을 돌린다. 절대 중요한 업무를 앞두고는 손에 들지 마시라. 그냥 함께 달려야만 이야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으니....
 
 빽빽하게 늘어선 묘지가 언덕을 뒤덮고 있었다. 앙상한 나무들과 흙빛 잔디가 스산해 보였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을씨년스러웠다. (5)
 
  공원묘지에서 스산하게 시작하는 이 첫장면부터 이야기가 전개되고 '1'씬이 끝나고 장면은 바뀌어 '2','3'~으로 넘어가더니 '92'씬에서 이야기는 마무리, 아니다, "에필로그"가 있으니 전체가 93씬으로 이뤄진다. 마치 이 내용 그대로 영화를 바로 찍어도 좋을만큼 마춤하게 장면 배분이 되어 있다. 아마 지은이의 약력에 있듯이 시나리오 작법이 기반이 된 듯하다.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정보원의 비밀위성 프로젝트와 관련된 미모의 여자 연구원의 피습, 그리고 얽히고 설키는 여러 단체/국가의 음모, 처음엔 그 존재들을 파악하기에도 벅차 허겁지겁 따라간다. 그리고 그들의 정체가 대략 나라별로 정리가 되고 이야기가 얼개를 맞추어 갈 즈음에 다시 한 번 꼬이는 주인공 두 남녀의 관계…여기서 그들 - '데니'와 '한수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련다. - 알면 알수록 읽는 재미는 떨어질 것이기에…특히 마지막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반전은 …이 책을 시리즈물로도 연결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이 한 편의 이야기에서 너무 많은 나라와 단체들이 등장하기에 추가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짜는 것은 만만치 않겠지만......
 
 하고픈 이야기는 많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매력이 떨어짐을 알기에 자제중인데 물론 이 책에도 몇 가지 불만은 있다. 개인적으로는 구급대원인 '노혁강'의 이름 -'노동 혁명의 강철 대오'(40) - 이 가장 웃겼고, 도대체  왜 그런 이름을 사용했는지 물어보고 싶어졌다. 이야기의 전개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느꼈기에. 그리고 데니가 업무수행시 사용했다는 복어독(104)도 조금은 궁금한 것이었다. 하필이면 독살에 복어독이라니..엉뚱하다는 생각은 나만 든 것일까? 하지만 이런 소소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무척 만족스러운 이야기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장면장면에서 묻어나는 기존 영화에서 사용된 트릭들의 차용이나 조금은 기대+예상되던 반전등도 전체적인 짜임새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특히 마지막 3줄은..어쩌면 이 책이 크게 호평을 얻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을만큼 파격적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흐뭇하게 다가온다.
 
 경찰특공대,국가정보원, 러시아 마피아,중국인/일본인 브로커 조직, 미국 CIA와 러시아 FSB, 그리고 미모의 프리랜서 여자 킬러까지. 극중 재미의 요소는 모두 불러놓았고 염려된던 조합까지 제대로 해내었다. 남은 건 뭐? 이제 영화로 재탄생하여 우리 곁에 다가오는 그날, 그날을 기다리는,  그것뿐이 아닐까? 
 
 자, 그럼, 신발끈 단단히 조이고, 호흡 가다듬고, 함께, 뛰엇!!!
 
 
2008.11.14. 빨리 함께, 쉼없이 뛰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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