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지도 -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행복을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는 세계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지만 그 행복이 진짜 행복인지, 다른 이들의 삶을 모를 때만 가능한 우물안 행복인지 비교체험하러 찾아 나선 사람이 있다. 그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 아니리라. 자신이 행복에 대하여 어떤 의문도 갖고 있지 않다면 '1년의 시간,10개의 나라,수만키로미터의 거리!'를 헤매일 필요가 없었으리라. 부제처럼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가 딱 들어맞는 이상한 기행문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모처럼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지은이의 세계일주는 행복한 것이었다는 이야기? !
 
 하지만 내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어떤 사람이 행복한가가 아니라 어떤 곳에서 무슨 이유로 행복을 느끼는가다.  ( "1.네덜란드"에서 ) (29)
 
 정말, 우리는 어떠한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 걸까? 문득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아무런 갈등없는 하루, 개인적인 부채도 국가의 문제도 모두 없어진 상태라면 내내 행복해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한 좋은 이야기들을 들을 때 느끼는 행복감이 가장 큰 것같다. 소시민인 지금은. 결국 상황에 따라 행복의 가치기준은 변한다는 이야기? 그러하리라. 그래서 '행복'에 관한 '모순' 같은 이야기를 우리는 만나게 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들 중에는 자살률 또한 높은 곳이  많다.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답변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세속국가다. 아, 이것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힘이 센 나라인 미국은 행복히라는 측면에서는 결코 초강대국이 아니다. 미국보다 더 행복한 나라가 많다. (31) 
 
 그렇지만 미국은 불행한 국가는 아니다. 적어도 이 책에 등장하는 '몰도바'처럼.. 어느정도의 경제적인 자립이 믿받침되면서 내부 원주민들의 강한? 결속력이 있는 땅에 사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행복함을 이 책은 보여준다. 네덜란드나 스위스보다는 부탄이나 아이슬란드인들이 더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런 까닭이리라. 특히 정신적인 공동체 - 종교 또는 민족 - 의식이 강할수록 더 행복한 것 같다.이 책에서 만나는 10개의 나라중에서는  '국왕께서 친히 국민의 행복지수를 챙기신다'는 '부탄'이 가장 행복한 나라처럼 보인다. 
 
 정부는 이제 전 국민에게 의료 서비스와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부탄은 세계 최초의 금연국가다. 담배 판매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이 나라에는 군인보다 승려가 많다. 이 나라의 변변찮은 군대는 부탄 최대의 주류 제조원이다. ( "3.부탄"에서 ) (96) 
 
 주요한 모든 것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군인들이 전쟁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주류를 제조하는 나라,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으랴. 나도 함께 외쳐본다. '전쟁 대신 술을 만들라'(96)!고.
 
 책에 등장하는 지은이가 가서 생활해본 10 곳 중 '몰도바'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어떤 형태로든 행복하다고 평가되는 나라/도시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없이 살아도 행복을 충분히 느끼는 '부탄','태국','인도'같은 동쪽 나라들이 맘에들지만 지금 당장 선택하여 살 수 있다면 재미가 좀 덜하더라도 '스위스'나 '카타르'에 가서 있는자의 여유를 누려보고 싶기도 하다. ㅎㅎ 아니면 마리화나도 맘대로 피운다는 '네덜란드'는 어떨까? 결국 '몰도바','영국','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경제적인 여유만 된다면 다 괜찮다는 이야기이다.  
 
 10개 나라에서 지은이가 경험한 이야기들은 아래의 인용문으로 어설프게나마 요약될 수 있다. 정리를 하다보니 1,3,5,7,9 번째 나라들이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한 번 만나보시라.
 
 네덜란드인은 무슨 일에도 관용을 베푼다. 심지어 비관용에도 관용을 베푼다. ~ 베호벤의 연구는 관용을 베푸는 사람들이 대체로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1.네덜란드"에서 ) (36)
 
 스위스인들은 가늘고 긴 삶을 산다. 그들은 남을 다라 행동하면서 만족한다. ~ 스위스인들은 어떤 것을 가리켜 경이롭다거나 굉장하다는 표현을 쓰는 일이 없다. 그냥 'cest pas mal'이라고 말할 뿐이다. 나쁘지는 않다는 뜻이다. ( " 2.스위스"에서 ) (55)
 
 우리는 로빈슨 크루소의 행복을 믿지 않습니다. 모든 행복은 관계 속에 있어요. ( "3.부탄"에서 ) (115)
 
 카타르에서 중요한 것은 규칙이 아니라, 규칙 준수를 요구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느 점이다. ( "4.카타르"에서 ) (189)
 
 어둠과 싸우지 말고 끌어안아요 ( "5.아이슬란드"에서 ) (218)
 
 신뢰 부족이 바로 몰도바가 불행한 이유 ( "6.몰도바"에서 ) (290)
 
 태국 사람들은 일어난 일을 그냥 받아들인다. ~ 이번 생에서 일이 잘 안 풀리더라도 항상 다음 생이 있고, 다음 생에서도 일이 잘 안 풀리면 또 그 다음 생이 있다. ~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 "7.태국"에서 ) (348)
 
 영국인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건 행복이 아니라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다. ( "8.영국"에서 ) (363)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안돼요. 마음속에 아무것도 없어야 해요. 생각을 많이 할수록 행복이 줄어들 거예요. 행복하게 살고, 행복하게 먹고, 행복하게 죽으면 돼요. ( "9.인도"에서 ) (444) 
 
 우리는 지금 상당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은데도, 항상 내일이면 더 행복한 곳, 더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탁자 위에 꺼내놓고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다. 절대 어느 한 가지에 마음을 완전히 쏟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이건 위험한 짓이다. 항상 한 발을 문 밖에 놔둔 상태로는 어떤 장소도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 "10.미국"에서 ) (468)
 
 차근차근 지은이를 따라다닌 행복 찾기 여행에서 내가 만난 것은 역시 마음의 평화가 우선이며 그 평화는 각각의 사회가 갖고 있는 '포용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비슷한 관습적인 계급제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와 카타르 중에서 인도가 더 행복한 느낌을 주는 까닭이 거기 있으리라. 자, 그러면 돌이켜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도대체 행복이 무엇인지,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 저네들처럼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나라에서, 정부마저 국민의 행복을 방해하는 나라에서 어찌 살아야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을지, 우리 모두 생각해보자....답을 찾기는 힘들지라도...쩝...
 
 행복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어깨에 내려앉는 나비와 같다. (400)
 
2008.11.13. 밤, 종부세, 휴지조각이 되어 날라간….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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