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Ⅰ. |
| 부산, 우리나라 제 2의 큰도시에서 자라났슴을 기뻐해야하나, 어떻게 산자락 근처에서 늘 어슬렁거렸슴에도 제대로 된 꽃이름 하나 기억하지 못할까? 태생적인 무관심? 꽃이 당최 무엇이건데 내가 그 이름을 익히고 말고 할 것이라 생각하였던 것일까? 아무튼 나이 들어 바라보는 꽃들은 그 눈부심만큼이나 나를 부끄럽게 한다. 태어나기는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났지만 거기서 자랐다 한들 난 지금처럼 꽃이름 구별도 제대로 못하였으리라. 타고난 게으름이리라. 먹을 수 없고 친할 수 없다 생각하면 이름도 알려하지 않는 이 게으름...하지만 최근에야 알게된 바지만 꽃은 대부분 먹을 수 있고 곁에두고 친해질 수 있다. 젠장, '나이'란 놈이 결국 꽃앞에 나를 무릎꿇게 만드나 보다. 불혹,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꽃앞에서 흔들린다. 그리고 꽃을 알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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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
| 먼저 책에 대하여 이야기 해야할 것이다. 진선출판사의 "스케치 쉽게하기" 시리즈는 집에서 딸과 나의 다툼속에 채색이 더하여 지고 있는 베스트셀러인데 오늘 만난 이 책은 출판사의 명성과 책 이름에 딱 맞는 충실한 책이다. 먼저 겉표지부터 보면 판매를 위하여 더해놓은 홍보용 종이표지를 벗겨내면 오랬동안 들고다녀도 때도 잘 타지 않을 질긴 비닐 표지로 제본을 해놓았다. 들고 밖으로 나가라는 이야기. 딱이다. 각 꽃들 마다 기초적인 설명과 원색의 사진이 더해져 있어 누구라도 찾아보기가 쉽게 되어 있다. 그리고 꽃을 사진으로 찾다 지칠 때를 위하여 책 끝에 붙어 있는 "찾아보기", 들에 산에 가서 보는데 이름이 없을까봐 더하여 놓은 "여름에 볼 수 있는 봄,가을꽃"까지... 꼼꼼한 편집과 구성에 감탄한다. 그리고 별책으로 나와 있는 주요 여름꽃의 브로마이드는 금상첨화이다. 자, 이래도 꽃 알아가는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도전하는 듯한 책, 흠잡을 데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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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Ⅲ. |
| 개망초, 산에 들에 이맘때부터 초가을까지 지천으로 널려있는 이 풀을 난 단순히 '들국화'의 일종으로 알고 좋아했었다. 그 정확한 이름이 '개망초'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부끄럽다. 뭐, 그래도 '국화'과는 국화과니까… 아이에게 보여주니 꽃은 알아도 이름은 역시 모르겠단다. 김해도 시골이지만 이제 아이들도 꽃들과는 친해질 시간들이 없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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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자마자 주말에 달려나가 아이 손을 잡고 산과 들을 거닐며 꽃이름들을 알아보자고 속으로 다짐하였지만, 꿈은 역시 희망사항일뿐..내가 태어나고 아이가 태어난 이 여름, 남들은 다 휴가로 떠들썩할 여름이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는 연중 가장 바쁜 날들이다. 결국 7월부터 시작된 근무는 하루의 휴무도 없이 계속되고 있고 아이의 여름방학이 끝날 때 쯤인 8월 마지막 주 쯤에나 함께 나들이를 갈 수 있을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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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도 여름은 여름이니 엄마 무덤가 가는 길에 피어있는 개망초와 나머지 꽃들의 이름도 알아가며 거닐 수 있으리라. 책을 통하여 겨우 구분하게된 '술패랭이',' 기린초'도 반갑게 만나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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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7. 26. 게으르다, 게으르다 하면서도 지쳐 잠드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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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