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알렉산더 페히만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Ⅰ.
 책을 읽으며 나의 글쓰기는, 나의 이야기는 얼마만큼 책이되어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에 가까이 가 있을지를 생각하였다. 넘쳐나는 생각들을 다 추스리지 못하고 제대로 끄적거려보지도 못하면서 책은, 내 이름으로 된 책은 한 권 갖고픈 욕망들을 위한 도서관의 자리가 있다고 하니 먼훗날 내 책도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Ⅱ.
 셀 수없이 많은 책과 원고가 쓰이고, 해독되고, 발견되고,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들이 인쇄되거나 필사된 형태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다면, 막연한 상상이나 기억, 가능성, 서서히 희미해져가는 꿈의 형태로나마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226)
 
 위 내용처럼 수많은 책들이 '기다리고' 있는 시간들 속에 나의 글은 아직 씌어지지도 않았는데 무얼 벌써 걱정하랴만 어쩌면 차고 넘치는 여럿의 갈망들 탓에 오히려 이 세상속에 한 권의 책을 남기는 일이 저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에 내 책의 사연을 올리는 것보다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까? 
 
 자신의 글을 모두 불태워버리라고 하였다는 카프카의 이야기야 익히 알고 있던 바이지만 사라진 책이라는 범주에 이처럼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차고 넘치는지는 몰랐다. 불 타 없어지거나 암호로 되어 있거나 누군가의 작품 속에서 작품으로만 언급되는 수많은 책들.. 읽고 싶고 만나고 싶은 이야기들만 읽어내도 끝이 없을 책이야기에 고개를 주억거리다가도 한숨을 내쉬곤 하였다. 개인적으로 궁금해하는 잃어버린 고대문명의 책들을 이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만한 희생을 각오하고 도서관을로 갈 수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사라진 책들은 이 도서관에서 잠들고 있겠지만 우리곁에서 도서관은 너무 멀리 있다. 내가 아무리 갈망한다고 한들 그 도서관의 출입문이라도 건들릴 수 있으랴?  그래서 다시 돌아와 책을 읽으며 기어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세상 속이든 도서관이든 책으로 남겨보리라 다짐해본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세상 속으로의 책만 생각하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이 있다고 하니 뭔가 든든한 느낌이다. 내가 허명을 쫓다 제대로 글 한 편 올리지 못하더라도 내 갈망은 어딘가 남아서 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숨쉬고 있을터이니….나는 벌써 내 책을 가진셈이다?!
 
Ⅲ.
 그래도 읽고 쓰고 하는 새로운 생활의 길은 계속 가면서 나만이 쓸 수 있는 길을 찾아가리라. 생각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몇 십년 경험해본 바이므로 오늘도 조금씩 나의 길을 찾아 책 속을, 도서고나 속을 헤메이리라. 비록 헤밍웨이처럼 격렬한 다짐은 아니더라도 나는 반드시 글을 찾아가리라. 도서관에 등재되지 않고 세상 속에서 흐를 내 책을 위하여.
 
 " 미완으로 남는 작품이 좋을 리 없겠지만 시작조차 하지 못한 작품은 훨씬 더 나쁘다! " ( 피터 애크로이드 ) (201)
 
 '내가 지금 반드시 해야하는 일은 오직 하나, 아침까지, 글쓰기를 다시 시작할 때까지 몸 성히 살아남고 머리를 멀쩡하게 간직하는 것이다.' ( 헤밍웨이) (33)
 
2008. 7. 13. 좀 더 열심히 쓰자, 철아 !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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