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Ⅰ. |
| 책을 읽으며 나의 글쓰기는, 나의 이야기는 얼마만큼 책이되어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에 가까이 가 있을지를 생각하였다. 넘쳐나는 생각들을 다 추스리지 못하고 제대로 끄적거려보지도 못하면서 책은, 내 이름으로 된 책은 한 권 갖고픈 욕망들을 위한 도서관의 자리가 있다고 하니 먼훗날 내 책도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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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
| 셀 수없이 많은 책과 원고가 쓰이고, 해독되고, 발견되고,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들이 인쇄되거나 필사된 형태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다면, 막연한 상상이나 기억, 가능성, 서서히 희미해져가는 꿈의 형태로나마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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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내용처럼 수많은 책들이 '기다리고' 있는 시간들 속에 나의 글은 아직 씌어지지도 않았는데 무얼 벌써 걱정하랴만 어쩌면 차고 넘치는 여럿의 갈망들 탓에 오히려 이 세상속에 한 권의 책을 남기는 일이 저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에 내 책의 사연을 올리는 것보다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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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글을 모두 불태워버리라고 하였다는 카프카의 이야기야 익히 알고 있던 바이지만 사라진 책이라는 범주에 이처럼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차고 넘치는지는 몰랐다. 불 타 없어지거나 암호로 되어 있거나 누군가의 작품 속에서 작품으로만 언급되는 수많은 책들.. 읽고 싶고 만나고 싶은 이야기들만 읽어내도 끝이 없을 책이야기에 고개를 주억거리다가도 한숨을 내쉬곤 하였다. 개인적으로 궁금해하는 잃어버린 고대문명의 책들을 이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만한 희생을 각오하고 도서관을로 갈 수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사라진 책들은 이 도서관에서 잠들고 있겠지만 우리곁에서 도서관은 너무 멀리 있다. 내가 아무리 갈망한다고 한들 그 도서관의 출입문이라도 건들릴 수 있으랴? 그래서 다시 돌아와 책을 읽으며 기어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세상 속이든 도서관이든 책으로 남겨보리라 다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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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세상 속으로의 책만 생각하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이 있다고 하니 뭔가 든든한 느낌이다. 내가 허명을 쫓다 제대로 글 한 편 올리지 못하더라도 내 갈망은 어딘가 남아서 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숨쉬고 있을터이니….나는 벌써 내 책을 가진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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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Ⅲ. |
| 그래도 읽고 쓰고 하는 새로운 생활의 길은 계속 가면서 나만이 쓸 수 있는 길을 찾아가리라. 생각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몇 십년 경험해본 바이므로 오늘도 조금씩 나의 길을 찾아 책 속을, 도서고나 속을 헤메이리라. 비록 헤밍웨이처럼 격렬한 다짐은 아니더라도 나는 반드시 글을 찾아가리라. 도서관에 등재되지 않고 세상 속에서 흐를 내 책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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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완으로 남는 작품이 좋을 리 없겠지만 시작조차 하지 못한 작품은 훨씬 더 나쁘다! " ( 피터 애크로이드 ) (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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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 반드시 해야하는 일은 오직 하나, 아침까지, 글쓰기를 다시 시작할 때까지 몸 성히 살아남고 머리를 멀쩡하게 간직하는 것이다.' ( 헤밍웨이)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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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7. 13. 좀 더 열심히 쓰자, 철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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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