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4. - [고양이와 개 - 에릭 바튀 철학 그림책]
 - 에릭 바튀 글·그림 / 이재현 옮김 / 물구나무 / 1판 1쇄(2008. 1.15)
 
Ⅰ.
 그림 그리는 방랑자, '고양이'와 글 쓰는 시인, '개', 둘 사이의 어울림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작품을 여우는 당연히 좋아하였으리라. 서로의 부족한 곳을 채워주며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써나가며 만든 책은 '불후의 명작'은 아닐지라도 많은 이들을 따듯하게 해주는 '일용할 양식'은 되었으리라. 그렇게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 그 이상인 것이다. 그들은 파트너이자 동업자이자 협력하는 사이였고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줄 아는 친구, 벗이었다. 
 
Ⅱ.
  회사에서 업무상 술자리가 있었다. 직책상 빠질 수 없는 자리라 홀가분한 맘(?)으로 자리에 참석하여 술을 먹다 잠시 빠져나와 바깥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장마비 사이로 불어오는 밤바람은 마치 가을바람처럼 서늘하여 나를 울컥하게 하였고 나는 모처럼 서울/울산 등에 있는 녀석들 몇에게 전화를 돌렸다. 무심히 연결이 끊어지는 놈도 있었지만 서너명은 반가운 통화를 하였다. 내가 반가운 것 만큼 녀석들도 반가워 하였으리라.. 좀처럼 전화를 하지 않는 게으른 나였기에 친구들은 더 기뻐하는 듯 하였다. 몸이 멀어지는 만큼 마음도 멀어진다고들 하지만 벗들은 아닌 것이다. 멀어지는 만큼 더욱 그리워하고 보고파하여야만 우정이고 사랑인 것이다. 아직도 나는 그리 믿고 있다.
 
 기분 좋은 통화를 마치고 다시 술자리로 돌아가기전 나를 사로잡는 생각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벗은 누구인가하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 하나. 벗들을 떠올리다 스스로 문득 돌아보며 쓸쓸해지거나 나만 초라하다고 느낄 때 돌아가서 지친 몸과 마음을 누이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아내 곁이었다. 때론 엄마 같아도 대부분 벗같은, 아내, 그 아내가 지금, 내 곁에 머무르는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자 동료이자 벗이다. 생각은 달려간다. 몸은 일 속에 있고 술은 몸 속에 있고 맘은 집으로 가고 있었다.
 
 함께 책을 만들 생각을 하니 둘은 행복했습니다. (34)
 
Ⅲ.
 둘은 책을 만드는게 서투르더라도 꼭 잘 만들고 싶었습니다. (36)
 
 처음부터 완벽한 만남이 어디 있으랴, 처음부터 완전한 사랑이 어디 있으랴, 다 알면서도 혹은 다 모르면서도 '함께' 길을 가는 것, 그 속에 우정도 사랑도 피어남을 일찌감치 알았던들 우리는 더 행복했으리라. 서로의 장단점을 어쩌구저쩌구 하는 말을 뛰어넘어 있는 그 자체, 존재 그 자체로 서로를 받아들이며, 우리는 '함께' 길을 가리라. 이 작은 그림책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하리라.
 
2008. 6.30. 밤, 행복한 꿈을 꾸며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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