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남자의 우정과 예술에 대한 사랑 이야기"라고 책을 덮으며 밀려오는 감정을 추스리고 겨우 생각해낸 20자평이다. 17세기 스페인에서 있었던 세 사람의 이야기를 지은이가 아름답게 풀어낸 이 책, 예술과 사람에 대하여 곰곰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친구란,우정이란, 벗이란, 관포지교,지음 등등 우정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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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노예를 평범한 몸종 이상으로 대우하며 결국엔 자신의 동료로까지 인정하고 격상시켜준 벨라스케스, 그 벨라스케스를 궁정화가로 뽑아올려 곁에두고 친구처럼 마음을 통하였던 왕, 그리고 벨라스케스를 주인으로 모시면서 스스로 갈고 닦은 실력으로 마침내 자유인이 되고 화가가 된 '후안 데 파레하'('후안'), 이 세사람의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벨라스케스 <궁정의 시녀들> :
좌측에 붓을 든 남자가 벨라스케스. 그의 유일한 자화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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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보면 그 시대에 노예이면서도 노예같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었던 후안의 이야기는 그 주인이었던 벨로스케스의 인품 또는 성품에 힘입은 바가 크다. 위대한 작가와 걸맞는 성품이 제대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이다. 물론 지은이의 말처럼 일부 자신의 추측이 가미된 '팩션'이긴 하지만 누구도 이러한 추측 혹은 가설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만큼 잘 설명되고 있기에 두 스승과 제자 사이의 우정과 사랑이 빛나보이는 것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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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진실이야. 장식이 없는 진실, 감상이 끼지 않은 진실이라고. 그것이 바로 아름다움이야. ('벨라스케스')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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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없는 삶, 거짓없는 그림, 거짓없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스승 벨라스케스와 제자이자 노예인 후안 데 파레하에게 있었고 그 관계는 왕과 벨라스케스 사이에도 있었다, 마지막에 벨라스케스의 죽음에 왕이 그렇게 슬퍼한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두 사람 사이가 어떠하였슴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벨라스케스 <후안 데 파레하> :
대담하면서도 친근한 이 그림은 생생한 초상의 효과를 강하게 자아내고 있다. 이 그림이 경매될 때, 약 550억에 낙찰되었는데 당시(1970) 최고 낙찰가였다. -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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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파란만장한 후안의 이야기가 스승과 제자로의 관계를 향하여 달려갈 때쯤 나는 벗들을 생각한다. 살아가며 곁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독거리며 힘들때 손을 잡아줄 친구, '벗'이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로 부를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은 신분과 나이와 지위를 뛰어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벗이었던 것이다. 인권,인종,사랑, 예술에 대한 관점,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 대한 존경과 사랑 등 배울거리가 많으면서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히는 좋은 책이다. 아마도 이런 책이기에 역자로 김우창 교수가 나서 직접 번역하였으리라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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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덮으며 내게도 그런 벗들이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는데, 이제 각자의 삶에 충실하고자 여러 곳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지만 젊은 날 함께하였던 그 믿음들은 쉬 변하지 않을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벗이라 부르리니 이미 먼저 떠나간 녀석은 어쩔 수 없어도, 이 밤엔 남은 녀석들 목소리라도 들어보아야 겠다. 보고싶다, 친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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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5. 31. 나는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는 봄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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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