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킹메이커 - 8인8색 참모들의 리더십
박기현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4월 30일, 출장 다녀오는 밤기차에서 악착같이 읽었던 책이다. 그리고 오늘, 5월 12일, 정국은 다시 어지럽다. 그들이 잘 쓰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자면 "총체적인 난국"이다. 그나마 반사작용으로 누리고 있던 지지율도 완전 하락세다. 문제가 무엇일까? 자체 내부의 문제를 넘어 온나라를 흔들고 뒤트는 이 소용돌이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답은 하나다. "그들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을? "국민을!" 그들의 머리 속에는 당리당략, 사리사욕, 이권, 협잡  그리고 미국의 이익! 이런 것들 뿐이리라.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 잘한다고 나불대던 영어단어 따위를 오역하고, 얻는 것은 하나도 없는, 초등학생들도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소고기 협상을 진행하였다는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고 아득한 일이다.
 
 그리고 이 책, 조선시대를 이끌어간 8명의 명재상들을 다시 만난다. 그들 역시 어떤 평가에서는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리라. 하지만 그들의 가슴 속에는 적어도 나라를 위한, 백성을 위한 원대한 꿈들이 있었다. 새로운 왕조 건립에 뛰어든 정도전에서부터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뤄낸 채제공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뜨거운 열정과 원대한 꿈으로 백성을 생각하였다. 비록 좌절하기도 하고 때론 그들도 비틀거리기도 하였지만 적어도 자신만을 위한, 한사람만을 위한, 부정과 협잡은 그들에게는 없었다. 특히 백성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조선 최고의 참모들이 제시하는 8가지 리더십!"은 시기와 군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백성들은, 서민들은, 우리는 단 하나, 진심으로 위하여 펼치는 정책 한가지로도 만족할 수 있다. 이제 갓 10대에 접어든 어린 아들딸들이 초를 들고 거리에 나가는 모습이 어찌 자랑할 만한 일일 수 있으랴..어른으로서, 시대를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또 부끄럽낟. 이제 곧 저 길에 12살난 나의 딸도 서게되리라 생각하니 더 참담하다. 이 와중에 정치색 운운하며 씨부리는 자들은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소중한 의미를 정녕 모르는 것이리라. 알고서야 이런 남녀노소,전세계에 남사스런 일이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결코.
 
 하여 나는 이 책에 대한 소감으로 이렇게 얘기하련다. '자신 밖에 모르는 군주 밑에서도 자신을 버리는 유연한 사고를 통하여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한' 유성룡같은 인물이 어디 없는가하고. 누구 없냐고? 이 난국을 단칼에 자르며 나타나 우리의 막힌 가슴을 쓰다듬어줄 누구 없냐고? 하소연하는 것이다. 멀고 먼 이야기 같아 다시 우울해지긴 하지만...
 
아래는 이 책에 등장하는 8가지 리더십에 대한 요약이다. 만나보시기를..
 
① 정도전-상부상조의 리더십
군주를 업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군주가 시선이 두려워 행하지 못한다면 나는 군주를 위해 용광로 속이라도 뛰어들 것이다." (정도전) (23)
 
② 하 륜-부창부수의 리더십 
스스로 군주를 선택해 모시다
 독서를 좋아해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독서와 학문을 즐긴 그는 늘 생각의 바다에 빠져 있었다. (84)
 
③ 황 희-수용의 리더십 
꼼꼼한 군주의 실무형 참모가 되다
 황희는 누구의 이야기도 들어줄 줄 아는, '남에게 베풀어야 하는 배려'를 품고 태어난 인믈이었다. (103)
 
④ 신숙주-열정의 리더십 
나라와 백성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다
 신숙주는 왠만큼 술이 취해도 반드시 자다가 깨어 글을 읽고 잘 정도로 독서를 좋아했다고 한다. (146)
 
⑤ 조광조-일편단심의 리더십 
역량이 부족한 중종을 군주로 키우다
 조광조의 개혁도 그의 죽음과 함께 끝이 났다. 중종은 그 후로도 25년이나 더 왕위에 있었으나 조광조와 함께 했던 5년간의 치적 이상의 개혁은 결코 거두지 못했다. 아니, 더 수구적이고 개혁에서 더 후퇴하여 조선의 정치,사회를 어렵게 만들었다. (186)
 
⑥ 유성룡-관용의 리더십 
초유의 전란을 슬기롭게 극복해내다
  유약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군주를 끝까지 보필하면서 자신을 버리는 유연한 사고로 대처해낸 경이로운 처세술이 유성룡의 가장 큰 장점이다. (221)
 
⑦ 최명길-뚝심의 리더십 
실리추구로 절체절명의 조선을 구하다
 "화살은 내게 돌려라. 백성을 살리는 것이 내 할 일이다." (최명길) (253)
 
⑧ 채제공-동고동락의 리더십 
군주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다
 내외직을 두루 섭렵하며 정조를 도와 백성들이 더욱 잘사는 방법을 고심한 채제공, 그는 영·정조 시대에 글줄깨나 읽었다고 자만하는 여느 지식인들과는 달랐다. 이상만 외친 것이 아니라 현실 정치, 곧 민생 정치에 발을 붙이고 직접 경제 회생에 총력을 기울인 정치가였다. (280)
 
 
 젠장, "백성을 살리는 것이 내 할 일이다"에서 눈물을 참는다.
 
2008. 4. 30.(~ 5.12)  광명→구포行 막차, 흔들리는 밤, KTX에서 ~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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