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1일) 시인의 말 언젠가 수국을 만난 적이 있다. 푸르지도 분홍빛이지도 희지도 않았다. 갈빛으로 꼿꼿이 마른, 목화된 꽃. 꽃이었으나 말라 나무가 돼버린 꽃. 꽃이 피어난 순간 그대로 시간을 멈춰버린. 세상에, 아무도 멈출 수 없던 시간. 그 시간을 멈춰버린 꽃이었다. 사랑하였으므로 피었고, 핀 그대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멈춰버린 꽃이었다. 모든 시간은 순간이다. 너의 화양연화는 어쩌면, 힘든 삶을 버티고 말라가면서도 네가 꽃이었을 때 그 모습을 그대로 버티고 있는 고집은 아니었을까. 불안해하면서도 고집을 부리고 있다면 넌 잘하고 있는 거다. 잊지 말길. 지지 말길. * 박상화 사집, [동태]에서 (5)- 푸른사상 시선 105, 2019. 8. 2: 시집을 펼치고 첫 글을 만나는 데, 울컥... 아직, 덜 깼나보다. #화요주막 ‘불안해하면서도 고집을 부리고 있다면 넌 잘하고 있는 거다. 잊지 말길. 지지 말길‘ ( 190911 들풀처럼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