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름 - 여름 가을 겨울 봄 그리고 마음그림책
아르기로 피피니 지음, 이리스 사마르치 그림, 신유나 옮김 / 옐로스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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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 [다시 여름]


다시 여름이 왔어요
새들이 슬며시 다락방에 날아 들었어요
창문 사이로는 웃음소리가 메아리쳤고,
꽃이 활짝 핀 뜰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았어요.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은 더없이 행복했어요.
집도 마찬가지였죠. (51)



집과 사람에 대한 짧고 간결하지만 아름다운 그림동화,

하지만 집에 대한 추억이 이처럼 아름답게만 남아 있는 우리 또래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특히 서른 넘어서야 '우리집'이라고 부를 만한 집을 갖게 될 때까지 옮겨 다닌 그 오랜 시간이 떠오르면 더욱더 그러하다.

해만 바뀌면 이삿짐을 싸던 기억 속에 집과 내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그런 기억은 거의 없다. 다만 어슴푸레 남아 있는 기억이라고는 작은 방에 할아버지 떠나시기 전 같이 밤을 새우며 계림문고 1번 [집 없는 천사]를 읽던 초등학교 2학년 때의 한 장면이다. 할아버지는 맑은 정신이실 때는 책을 보시고 나중에는 그 책을 팔아 술을 드시다 떠나셨다. 

이제 스무 살도 훌쩍 넘은 랑딸은 '우리집'이라는 곳에서 책과 더불어 자랐으니 어떤 추억이 있을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하지만 폰과 pc 앞으로만 가있어서 물어보기도 어색하다. 다만 가끔은 거실 서재에서 함께 책이라는 것도 보고 그림도 그려가며 지내곤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한 일이리라.

마침, 어제 저녁에도 방학을 맞아, 친구들이랑 종일. 거실에서 늦도록 수다 떨며 노는 모습을 보니 바로 이 그림책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집도 사람도 같이 자라나며 이야기도 책도 영글어가는 것이리라. 

다시, 그 여름이다.

( 190801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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