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
최성현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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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아침 11시, 초등학교 동창생 따님의 결혼식을 위하여 김해에서 부산까지 한 시간을 경전철-도시철도로 달렸다. 부산 시청 앞 "W 웨딩홀"에 10:40에 도착, 잘했어, 하며 올라가니 아무도 없다. 다시 보니 "W 스퀘어 웨딩홀"이다. 아뿔싸,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이동, 겨우 결혼(식)을 축하할 수 있었다. 잘못 내린 덕분에 시청 유리창에 붙어 있던 저 므찐! 구절도 만나고... 문득 이 구절이 떠오른다.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358)


Ⅱ.
선종(선불교,Zen ,禪宗)에 귀의한 고승들의 일화를 통해 삶에 대한 깨우침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물론 그 깨달음은 스스로의 몫이 된다. 그리 길지 않지만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와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어쩌면 어지러울 수도 있다. 곧 쏟아질 봄날의 분분한 낙화처럼. 그러다가 쑤욱 치고 들어오는 이야기에 오래 눈길이 머문다.

"인간의 완전함이라는 게 있다면 ( ~ ) 오직 겸손하고 진지한 람만이 그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 ~ ) 자기와 남의 불완전함을 용서하고 끌어안는 그 사람이 '완전한 사람'이다...." (85)

이렇게 작은 '깨달음'이 오고 나는 머문다. 그러면 또 이런 죽비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참선 수행을 하다 보면 깨달음이 온다. 어떤 것은 작고, 어떤 것은 크다. 크든 작든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끝이 없다. 대오각성을 했더라도 충분치 않다. 머물면 타락한다." (118)

하여 우리는 이만하면 되었다고 그치지 말고, 잠시 쉬었던 걸음을 돋우며 다시 길을 나서야 한다. 그 길에서, 어쩌면 시시하고 하찮아 보이는 일상에서 깨달음을 길어 올리는 선승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무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거면 되었다.

그러다보면 번뜩이는 웃음 속에서도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날은 추워도 봄은 오고 피어날 꽃은 밤이 깊어도 피고야 마는 것을 우리는 직접 보며 살아간다, 오늘도 바람에 꽃잎은 흔들려도.

"한잔 하시지요" - "술은 절집에서는 절대 금기시하는 물건이올시다. 저는 입도 대지 않고 있습니다."
"술도 마시지 않다니, 스님은 사람이 아니요." - "그럼 나는 무엇이란 말이요."

"부처지요."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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