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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잔잔하고 정말 시시콜콜하고 소소한 이야기인데 희한하게도 웃다가 짠하다가 또 웃음을 터뜨리다가 보니 끝나버립니다. 덮자마자 이제 시작한 결혼 생활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감독이란 자리,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건 맞나 봅니다.
늦은? 나이의, 미혼의 여자! 가 살아가는 모습에 더하여 가족들과의 일상, 자신의 일상을 너무 솔직하게 까발리는데 좋습니다. 구구절절 가려서 지적질할 필요도 없이 그냥 재밌고 따듯하고 그렇습니다.
곁에 두고 틈틈이 만나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저는 일단 랑딸과 마님에게 ~ 이 참에 영화도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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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너가 모자라는 거 상대가 가지고 있고 너가 잘하는 거 상대가 부족한 거야 그래서 혼자보다 둘이 의지하는 게 좋은 거야 또 혼자 있을 때보다 둘이 있으면 불편할 때가 있어 그런 거는 내가 희생하는 거 이게 사람 인 자라는 거다 경미야 오늘도 바쁘게 잘 보냈지 감사하자 편안히 잘 자라
엄마는 자기 전에 ‘편안히 잘 자라‘"라는 문자를 지금도 자주 보낸다.
어둡고 긴 터널을 외롭게 지나던 시절이었다. 약도 안 듣는 지독한 불면즐에 시달렸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혼자 견뎠다.
입은 꼭 다문 채 점점 마르고 새까많게 변해가는 나를 본 엄마는 매일 밤 "편안히 잘 자라" 문자를 보내주었다. 어두운 망망대해 위에 혼자 남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때, 엄마의 문자는 그날 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빛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저 문자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 이경미 지음, [잘돼가? 무엇이든]에서 (210~211) - 영화감독,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첫 번째 에세이 - 아르테, 1판 4쇄, 2018.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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