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이 책 두 권을 정리하기로 했다. 


 2011년 발간 된 책이니 가지고 있었던 세월이 10년이 넘었겠다. 

 희랍어 강의를 매개로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와 말과 아이를 잃은 여자가 만나는 이야기.


 첫 문장.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라고 자신의 묘비명을 써달라고 보르헤스는 유언했다."










 이중섭, 나혜석.이응노,유영국,장욱진,김환기, 박수근, 천경자, 백남준,이우환

 

 우리 미술대가들에 접근하기 쉽게 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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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언제 왜 샀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15년에 나온 책이고,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책( 옮긴이의 말 중-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는 이 작품을 두고 '프랑스에 보내는 설터의 발렌타인 카드'라고 했다)이니 파리에 있을 즈음 샀을 거 같다. 스물다섯의 젊은 미국 남자와 열여뎗의 프랑스 여자의 몇개월 간의 열애이야기. 그리고 남자의 귀국과 갑작스러운 죽음.

....소설에는 프랑스의 오툉이라는 소도시가 등장한다. (프랑스의 나른하고 한가한 소도시들 그립다) 원제 A sports and a Pastime은 쿠란의 "현세의 삶이란 한낱 스포츠와 여가일 뿐임을 기억하라'라는 구절에서 따 온 것이라고.. 결국은 인생은 한 바탕 꿈일뿐.. 허무한 꿈. 한 때의 뜨거운 사랑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쇼스타비치에 관한 책 두권 


줄리언 반즈의 시대의 소음을 2019년께 먼저 읽었고, 쇼스타코비치의 삶이 궁금해져서 볼코프의 회고록 증언을 샀었다. 

증언은 두께탓인지 쉽게 시작을 못해서 그냥 두고 있다가 최근에 읽기를 마쳤다. 


권력자와 음악가. 정치와 예술, 표현의 자유. 흥미롭지만 또  쉽지 않은 주제다.  


맥베스 부인의 성공으로 유명음악가로 성장하고 있는 쇼스타코비치에게 닥쳐온 재난. 스탈린이 맥베스 부인을 보러 왔다 화가나서 극장을 떠난뒤, 프라우다에 실린 '음악이 아니라 혼란' 이라는 기사가 실린다. 아마도 이 장면이 두 책의 핵심적인 단초이리라.


반즈가 말하듯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삶에 대해 복합적인 내러이터였고, 어떤 이야기들은 수년에 걸쳐 꾸며지고 '개선된' 여러가지 버전이 있을터이다. 체제순응적이었던 러시아 리얼리즘의 대표작곡가로서의 정체성과 체제와 불화했던 저항적 예술가로서의 자아... 볼코프의 증언이 발간되었을때도 동서 양쪽에서 소란이 일어났고, 책의 진위를 둘러싸고,  쇼스타코비치 전쟁이라 할만큼 시끄러운 전쟁이 있었다고 한다. 


어쨋건간에 가장 강고한 독재체제였던 스탈린의 소비에트 시대를 살았던 동시대 누구보다 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을 뿐 아니라 성공적인 음악가인 쇼스타코비지의 이야기... 매혹적일 수밖에 없는 소재다.  두 책 모두에 여기 저기 밑줄을 많이 긋고, 많이 접어도 두었지만, 정리는 여기까지...





 양정무 선생의 난처한 미술사 시리즈의 열렬한 팬으로 서양음악시리즈도 나왔다고 해서 읽어봤다. 그리스 비극이나 그레고리안 찬트에서 시작하지 않고, 모차르트에서 시작한다.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음악가라서 선택했다는 작가의 말이 있지만, 근대적 의미에서 음악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기 시작한 음악가로서 서양음악에서 형식적 요소나 사회적 요소를 설명하는 시작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음악공부를 안했거나, 클래식을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P.S. 난처한 미술책은 7권까지 나왔는데.. 8권은 언제 나올까.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리즈가 있다는 건 이 나이에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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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책


20세기 음악계의 전설적인 존재. 나디아 블랑제와 몽생종의 대담집.

인생 전체를 음악에 바친 위대한 선생의 이야기. 음악뿐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곱씹을 것이 많은 좋은 책. 


인상적이었던 구절 


<음악과 인생의 태도 관하여'>


가르친다는 일이 갖는 커다란 특권은, 가르침을 받는 대상이 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진정 똑바로 바라보게 해주고, 원하는 바를 진정으로 말하게 해주고, 그의 귀에 들리는 것을 정확히 듣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음악에서도 저는 세상의 한계는 다 갖고 있어요. 제가 모르는 게 뭔지를 저는 다 압니다. 하지만 그나마 제가 탄탄한 바탕위에 서있는 것은 누군가로 저로 하여금 진짜로 듣고, 제대로 경청하도록 이끌어 주고 도와주고 허용해준 덕분입니다. 이점에서도 어머니의 영향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어머니는 무슨일이든 주의를 기울여서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용납을 못하셨으니까요. (p.27)


어릴때 자라면서 이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는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니까, 사람으로서 도저희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제 머릿속에 박히게 되었어요.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을 잃은 셈이다" 라고요.... 제생각에 '주의'란 우리로 하여금 "있어야' 하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상태입니다. 위대한 신비주의 명상가들이 보는 것이 바로 이것이죠. 제게 종종 떠오르는 인물은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예요.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인 그 대단한 성녀의 경우에도 본인이 '메마른 기도의 날'이라고 이름 붙인 날들이 있다고 해요. 그런날이면 테레사 성녀는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지요! 그러고 나면 문득, 소리가 들리는 날이 옵니다. 예술에서는 이런것을 '영감이'이라 부르지요. 그건 한 사람이 자신의 생각, 진짜 생각을 밑바닥까지 포착해 낼 수 있는 순간이며, 우리가 진실과 닿는 순간이고, 일치가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올해 메뉴힌의 연주회가 열렸는데...마지막 앵콜곡이 브란스의 B단조 소나타에서 느린악장이었어요. 그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완벽의 경지였어요. 청중 모두가 소리없이 똑 같은 감동에 사로잡혔고, 그 감동이 예사롭지 않은 정적을 자아냈습니다. 모두들 이해했고, 느꼈고, 자신이 느낀 것에 동참했고. 메뉴인 자신도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역시 어찌 보면 자기 자신을 넘어선 곳으로, 올라갔으니까요. 우리는 너무 약해서 그 단계까지 자주 올라가지는 못하지요. 우리가 진정 마음을 모아 명상할 수 있다면 다다를 수 있을 그곳을 평소엔 뜷고 들어가진 못한다는 말입니다. (.p.53)


저는 최근 옛 제자에게 편지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처음 선생님 수업에 들어갔을 때, 감히 이런 표현을 해도 된다면, 선생님은 상당히 불쾌한 투로 '음악에 인생을 다 바치든가, 아니면 음악을 그만 둬!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비단 음악만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기본 조건은 선택, 애정, 열정 이라는 기호하에 자리매김 되어야 해요. 살아 있는 존재의 경탄스런 모험은 전적으로 당신의 열정과 확신과 이해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달려 있어요. 당신이 어떤 일을 한다면 그런 생각을 가지고 하는 것이어야만 해요. 하지만 숙달된 기술이 없다면 자신이 느끼는 바를 전혀 표현할 수  없습니다. 선생이 개입하는 것이 바로 이지점이지요. (P.83)


우리는 날마다 아이들에게 이 말을 되풀이해야 해요. "내가 무덤인지 보물인지 그것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달렸다. 벗이여,ㅡ이는 그대에게 달렸다. 욕망없이는 들어오지 마라" 발레리의 이글으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벽에 새겨져 있어요.(P59)



<음악, 음악가에 관하여> 


작곡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 이유는 제가 결코 대단한 천재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아마 사람들이 제가 쓴 곡들을 연주하기야 했겠지요. 하지만 좋은 친구의 곡이라서 연주하는 그런 음악, 그런건 흥미 없어요.(p45)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걸작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모르겠어요. 그런 기준이 없다는 소리는 아닌데, 저는 모르겠네요. .

걸작앞에서는 확신이 드시지 않습니까?

그 문제는 항상 신앙의 문제로 되돌아오지요. 신을 인정하듯이, 저는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감동을 인정하고, 걸작도 인정합니다. 어떤 조건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걸작에 이르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들. 하지만 또한 걸작을 만드는 요소라는 것이 우리가 구체적으로 잡을 수 없게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기도 해요. (p45)


파리음악원에서...포레 선생님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영향력은 우리 삶에 등불이 되었고, 방향을 잡아주었고, 자신이 존귀하다는 느낌, 그리고 삶에 대한 지극히 겸손하고 평온하고 초월적인 관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p.29)


음악교육의 명저인 힌데미트의 음악가를 위한 기초 훈련을 읽고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학생이라면 어떤 리듬, 화성, 대위업 문제에도 막힘이 없을 거예요. 이 책은 순수 이론서인데 모든 음악가의 필독서이고, 주목할 만한 연습곡들이 수록되어 있죠. (99)


선생님은 어느 학기에나 공통으로 다루는 요소가 있는 데 그게 바로 바흐의 평균율 피아노 곡집입니다. 하지만 척 학기는 늘 작곡가 미상이 탄툼 에르고로 시작합니다. 이 저것 많이 쌓아올리는 게 특징인 시대에 저는 그레고리안 성가의 선율의 평화, 즉 반주조차 견뎌낼 수 없어 무반주로 노래하는 순수 선법의 평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려 했어요. (P 105)


만약 제가 글재주가 좋다면 스트라빈스키의 곡들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그런 이야기로 책을 한 권 쓸텐데..그의 이중협주곡의 두번째 목가(Eglogue, 이중협주곡 3악장에 해당하는 부분)를 생각해 보세요. 또 5악장 찬가를 생각해 보세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이 걸작을 말이죠. 단 몇 마디, 선율 한조만 들어도 숭고한 경지에 이르지 않습니까 (p 143)

스트라빈스키는 자신의 언어에서 발전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상실하지 않았어요. 어느랄 그는 페르골레시의 주제를 가지고 곡을 쓰겠다는 마음ㅇ르 먹습니다. 세상에 스트라빈스키와 페르골레시만큼 거리가 먼 작곡가가 또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독특한 섞임에서 하나의 곡이 나올 수 있을까요? 그 결과가 바로 풀치넬라 입니다. 이 걸작속에서 페르골레시는 백퍼센트 페르골레시인 채로 있고, 스트라빈스키는 백 퍼센트 스트라빈스키로 있어요. 다름에 의해서 하나됨이 얻어진 것이죠. 스트라빈스키가 '아무개 식으로' 작곡하는 순간부터도 그건 스트라빈스키예요. 개성이 얼마나 확고하던지 그가 하나의 대상을 취할 때 그 대상이 보이기보다는 그걸 쥔 손이 우리눈데 보이는 겁니다. 그는 하나의 작품, 하나의 기법, 하나의 존재방식에서 영감을 얻고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을 변모시킵니다. (p 147)






그리고..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한 영화  TAR...

올해 최고의 영화, 아니 근래 본 최고의 영화라 할 수 있을 텐데...

연주, 작곡, 음악이론에서 천재적 재능을 가진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자의 커리어의 정점과 몰락. 

이 영화에도  몇안되는 위대한 여성 음악가로서의 나디아 블랑제의 이름이 언급된다. 














음악영화 감독이자 작가인 몽생종이 썼던 이 책도 읽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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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한 권 더. 

배우이자, 작가인 김원영 변호사의 책. 

작년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뽑은 올해의 책이다라고 말했었는데...

참으로 공감되고 잘 쓴 책이다.  (김변호사는 어느 회의에서 잠깐 만난 적이 있었는데, 명민한 사람이다 라는 인상을 받았었다, 폭넓은 독서와 깊은 사유가 담긴, 그의 글은 그때 느낀 그 명민함의 인상을 뛰어넘는다)


장애를 가지지는 않았더라도, 외모지상주의의 획일적 가치와 이미지의 홍수속에서 자아를 찾고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고통받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 십대의 아이를 바라보는 처절한 엄마의 심정에도 공명되는 구절이 많았다

그리고 내 스스로 삶에 대해서는...동일한 서사로 자기 삶을 설명하기.. 말을 줄인다.



 "나는 그동안 장애를 수용한다는 말의 의미를, 내가 무한히 강해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살았다. 부모는 약하다. 그들은 자녀를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자녀가 온전히 자기 모습으로 이 세상에서 당당히 살아가며 그 역경을 돌파하는 모습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가 '잘못된' 자녀를 낳았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런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도 생각한다.(그 생각 때문에 또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가 '잘못된 삶'이라고 규정된 나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조건을 받아들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정말로 청각장애나 골형성부전증, 연골무형성증이 객관적으로 좋은 가치를 가졌음을 우리 부모에게, 나 자신에게, 이 사회에 입증해 보이기 위햐서가 아니다. 그것들은 분명 (사람들의 통념과 달리) 얼마간은 객관적으로 산물적인 가치를 갖지만, 설령 이러한 질병과 장애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부정적인 경험에 불과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수용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애쓰는 모습이야 말로 나 자신에게, 나의 부모에게, 이 사회에게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음을 보이는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p.308)


잘못된 삶 소송, 통합적으로 자기 삶을 써내려가는 저자성(autho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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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건너뛰었다. 그간 읽은 책은 다음에 메모.

오늘은 이 책을 읽었다 아니 마쳤다. (읽기 시작한 지 3-4년은 된 듯) 

파리 코뮌의 역사적 배경과 전개, 의의를 콤팩트하게 잘 정리해 놓은 책.

역사책, 사회학책, (때로는  소설책? ) 드문드문 저자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책.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아주 오랫만에  파리 사진을 찾아봤다. 2018년 10월의 사진이다.

페르 라 셰즈.. 파리 20구의 묘지를 걸으며 파리 코뮌 생각을 했더. 그리고  스스로 정의롭다 생각하는 어떤 사람의, 지적 허영심과 그에 대한 자랑질이 생각나 가벼운 불편감을 느꼈었다.  


낙업이 비에 젖어 바닥에 애처로이 달라붙어 있는 무덤사이의 길을 걸으며, 같이 갔던, 미혼인 후배가 툭 내뱉은 말... 그닥 큰 감정이 담기지 않은.. 저는 자식이 없으니 죽어 묻혀도 꽃들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겠네요. 자식이 있건 없건 ... 인생은 그런 것이지..사람이 살고 죽는 일의 허무함과 부질없음, . 추적 추적 비내리던 가을 날 묘지, 오래 동안 기억에 남았었지. 



이렇게 주말의 한 날이 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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