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언제 왜 샀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15년에 나온 책이고,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책( 옮긴이의 말 중-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는 이 작품을 두고 '프랑스에 보내는 설터의 발렌타인 카드'라고 했다)이니 파리에 있을 즈음 샀을 거 같다. 스물다섯의 젊은 미국 남자와 열여뎗의 프랑스 여자의 몇개월 간의 열애이야기. 그리고 남자의 귀국과 갑작스러운 죽음.
....소설에는 프랑스의 오툉이라는 소도시가 등장한다. (프랑스의 나른하고 한가한 소도시들 그립다) 원제 A sports and a Pastime은 쿠란의 "현세의 삶이란 한낱 스포츠와 여가일 뿐임을 기억하라'라는 구절에서 따 온 것이라고.. 결국은 인생은 한 바탕 꿈일뿐.. 허무한 꿈. 한 때의 뜨거운 사랑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쇼스타비치에 관한 책 두권
줄리언 반즈의 시대의 소음을 2019년께 먼저 읽었고, 쇼스타코비치의 삶이 궁금해져서 볼코프의 회고록 증언을 샀었다.
증언은 두께탓인지 쉽게 시작을 못해서 그냥 두고 있다가 최근에 읽기를 마쳤다.
권력자와 음악가. 정치와 예술, 표현의 자유. 흥미롭지만 또 쉽지 않은 주제다.
맥베스 부인의 성공으로 유명음악가로 성장하고 있는 쇼스타코비치에게 닥쳐온 재난. 스탈린이 맥베스 부인을 보러 왔다 화가나서 극장을 떠난뒤, 프라우다에 실린 '음악이 아니라 혼란' 이라는 기사가 실린다. 아마도 이 장면이 두 책의 핵심적인 단초이리라.
반즈가 말하듯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삶에 대해 복합적인 내러이터였고, 어떤 이야기들은 수년에 걸쳐 꾸며지고 '개선된' 여러가지 버전이 있을터이다. 체제순응적이었던 러시아 리얼리즘의 대표작곡가로서의 정체성과 체제와 불화했던 저항적 예술가로서의 자아... 볼코프의 증언이 발간되었을때도 동서 양쪽에서 소란이 일어났고, 책의 진위를 둘러싸고, 쇼스타코비치 전쟁이라 할만큼 시끄러운 전쟁이 있었다고 한다.
어쨋건간에 가장 강고한 독재체제였던 스탈린의 소비에트 시대를 살았던 동시대 누구보다 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을 뿐 아니라 성공적인 음악가인 쇼스타코비지의 이야기... 매혹적일 수밖에 없는 소재다. 두 책 모두에 여기 저기 밑줄을 많이 긋고, 많이 접어도 두었지만, 정리는 여기까지...
양정무 선생의 난처한 미술사 시리즈의 열렬한 팬으로 서양음악시리즈도 나왔다고 해서 읽어봤다. 그리스 비극이나 그레고리안 찬트에서 시작하지 않고, 모차르트에서 시작한다.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음악가라서 선택했다는 작가의 말이 있지만, 근대적 의미에서 음악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기 시작한 음악가로서 서양음악에서 형식적 요소나 사회적 요소를 설명하는 시작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음악공부를 안했거나, 클래식을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P.S. 난처한 미술책은 7권까지 나왔는데.. 8권은 언제 나올까.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리즈가 있다는 건 이 나이에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