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서재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것이 작년 10월. 근 1년만이다. 

그간 새 보직에, 이사에, 아이들의 의 진학(과 실패)에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책 정리를 시작한다. 비우는 것이 주 목적이라기 보단 잘 정돈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다시 읽지 않을 책을 서가에 놓아 두는 것이 것이 책에 얽힌 어느 시절의 기억때문이라면, 그 기억들을 쓰고 묶어 정리해 두는 일이 버리는 것보다 더 먼저가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로 몇 달 놓아버린 책 읽는 일상(돌아보니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만)으로 돌아오기 위한 연습.

어차피 삶은 예기치 않았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가득 차 있는 것이고... 그 가운데에서도 나를 완전히 잃지 않기 위해서,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평정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겐 '읽는다'라는 행위가 가장 기본적인 것이었으므로... 

숨쉬기 처럼, 내겐 아주 오래된 습관.


누가,언제 샀는 지 기억에 없는 책. 아주 기초적인 불어 어휘 책이다. 

지난주에 짬짬히 쭉 한번씩 읽고, 모르는 단어는 메모해 두며 마쳤다. 













 아이 방 정리하다 발견했다. 2010년 발간이니 꽤 오래전 읽었을 것이고, 꽤 오래 내 집에 있었을 터인데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시 읽었다. 해외소재 문화유산 관련 업무를 몇 달하고 난 터라 내용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너무 흥미롭게, 너무 감사하게 읽었다. 이 책은 정리하지 않고, 서가에 당분간 더 꽂아둘 생각이다. 









 런던에서 돌아와서 한 동안 강유원 선생의 책들을 읽었었다. 이 책도 2008년 정도에 읽었으리라 생각된다. 다시 한번 쭉 훑었다. 원전 텍스트를 한줄씩 강독하고 그 의미를 곱씹어 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다. 몇 군데 옮겨 써 정리를 하고 이 책은 서가에서 정리한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그러고 보면 프랑스 소설을 참 꾸준히도 읽어왔다. 

 2017년 발간인걸 보면 파리에서 읽었었을 텐데, 읽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주말에 쭉 한번 넘겨 보았다. 

 41년 파리 수아르에 실린 어느 소녀를 찾는 광고. 결국 아우슈비츠로 이송되어 사라져간 소녀를 모티브로 쓰여진 소설이다. 

낡은 신문, 전화번호부, 광고, 신문조서... "사라진 존재들을 망각으로 부터 구하는 일"






 이 책 역시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새로' 발견한 책이다. 역시 2017년 발간이니 모디아노 책과 같이 사고 읽고  잊어버렸었나 보다. 2017년-18년 그러고 보니 생사를 넘었던 시간이다. 어떤 기억의 단절같은 것이 있었는 지 모르겠다. 


클래식 기획사 목 프로덕션의 이샘 대표가 쓴 책이다. 승무원과 서비스 강사를 하다 클래식이 좋아서 호암아트홀 하우스 매니저로 공연계로 넘어와 대표적 클래식 기획사이자 메니지먼트 회사의 대표로 자리잡은 사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그 자리를 지켜왔구나 싶다. 지금은 어떤가싶어 찾아보다 임윤찬군 관련해서 대담한 유튜브를 보게되었다.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과 관심과 열정, 진정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진심이 느껴지는, 참 괜찮은 사람이다 싶었다. 


노다메 칸타빌레,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아티스트 선택기준은) 운명





책을 정리하고, 다시 책장을 비우고, 또 채우고, 

읽고 생각하고, 정리하고, 

망가지고, 부서져,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내 삶을 다시 일으키고... 


조금은 힘이 나는 주말이었다. 


이 것이 내 삶의 두 기둥,  내 삶의 방파제,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물려주고 싶었으나 그리 성공하지는 못한,

그러나 언젠가는 도움이 되리라 믿는 


음악과 책의 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시간이 훌쩍 흘렀다. 마지막이 7월이었으니 세 달이 흘렀다. 그 동안 책을 아예 안 읽지는 않았는데, 정리는 못했다. 

연말에 한 꺼번에 정리를 해야 하나. 우선 어제 읽은 책과 생각나는 대로 몇 권 제목만 올려놔 둘까 싶다. 


일단 너무 재밌었다. 논픽션인데 미스터리 탐정 소설같기도 하고, 예술사 혹은 예술이론서나 (범죄)심리학 서적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제 저녁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다 읽고 잤다. 역사상 가장 많은 예술품을 훔친 도둑(94년부터 2001년까지 유럽전역에서 200여회에 걸쳐 이어진 절도로 약 2조원에 달하는 가치의 300여점 이상의 작품을!!) 그렇지만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학적(?) 이유("나는 단 한지 이유로 예술 작품을 훔쳤다.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로 절도를 해 왔다는, 스테판 브라이트비저의 실화를 당사자,관련자  인터뷰, 기사, 수사자료 등을 토대로 재구성해 낸 책이다. 

미술관에서 몇백점의 작품을 훔치는 대범함과 그 깜쪽같이 훔쳐내는 마술같은 기술이 대체 가능하긴 한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어쨋건간에 이 너무도 기이한 도둑에 대한 이 책은 정말 잘 쓴 책이기도 하다. 취재일기에 붙어있는 리딩 리스트는 예술 범죄 및 예술 일반 에 관한 주옥같은 책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미술과 그를 훔치는 도둑, 또 예술과 범죄는 너무 매혹적인 소재다. 


문득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가 생각이 난다. 너무 흥미진진해서 쉬지 않고 들었던 오디오 북 (오더블 다시 리스트를 찾아보니 32시간 24분이네. 이렇게 길었던가)  

그리고 엔트랩먼트의 캐서린 제타존스 ㅎㅎ.  

그리고 진짜 오래된 기억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네. 시드니 셀던 소설을 리메이크한 "내일이 오면"에서 모자에 멋진 원피스로 성장한 원미경이 절도를 위해서 과천현대미술관을 둘러보던 장면, 찾아보니 1988년 드라마. 35년된 그 장면이 이리도 생생한 걸 보니. 십대부터 나는 미술관과 예술에 매혹되어 왔나 보다.. 


스탕달 신드롬, 충동적 수집 강박(서적 수집 강박?  물론 훔치지는 않고 사지만... 우리집에도 환자있다.ㅎㅎ), 에린 톰슨 (미국 유일의 예술범죄학 교수,Possession(2016)



지난 달에 읽었던 김훈의 산문집. 김훈도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따라 읽어온 작가다. 칼의 노래, 자전거 여행, 남한산성,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었던 하얼빈. 지금 갑자기 생각나는 건 이정도네. 

내가 산 책은 8월 5일에 인쇄된 책인데 처음 6월20일자가 초판 1쇄였는데 이건 20쇄다. 이렇게 빨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었구나. 요즘 부쩍 생각나게 하는 "늙음"에 대한 하나의 모델으 보았구나 생각을 했었더랫다.... 메모를 해두지 않으니 한달만에 벌써 많이 잊었다. 


어쨋건간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감탄을 하며 읽었던 좋은 책이다. 

이런 산문집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


와인, 막걸리, 소주, 담배끊기, 화장, 새 (가야도자기의) 구멍... 

다시 넘겨보니 밑줄긋고 싶은 곳이 너무 많구나...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의 책.

올해 여러 명사의 강의를 듣고 있는 데,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중 하나였고 유교수 책을 찾아 읽었다.


죽음을 가까이 두고 사는 부검의. 

사망의 종류와 사망의 원인. 그것을 밝혀내는...


어쨋건간에 우리는 모두 죽는다. 메멘토 모리!


강의에서는 유성호 교수님은 금주와 금연을 강조하셨다. 

젊은 사람은 줄어들고, 우리는 이른바 2차 베이비 부머세대(68년-74년?)는 회수권들고 타던 만원버스의 아수라를 노년기 병원에서 경험할 것이라면서...

은퇴도 노년도 죽음도 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또 멀어서. 멀고도 가까운 종착역.

어떻게 살아야할지 또 한번 고민.  


오늘은 여기까지. 다른 책들은 또 나중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랫만이다. 정말 눈이 너무 보이지 않아서, 결국 돋보기 (요즘은 독서안경이라는 완곡한 용어를 쓰기도 하지만)를 맞추었다. 안경을 쓰니, 신세계다. 이렇게 또렷하고 환하게 보이다니. 아, 불과 1-2 년전 내눈은 이렇게 늘 돋보기를 쓴 것 같이 환한 세상을 보았을 것인데... 소년이로 학난성이라.. 무한할 것 같던 것들이 이제 귀해지고, 아까워 진다.문자로 된 것은 무엇이든 가림없이 읽어대며, 남독을 해대던 내가  시력조차도, 지력조차도 유한한 것이라는 이 뻔한 사실 앞에 마음이 시리다. 하지만 남은 것이 성큼 성큼 줄어든다고 느낄때, 모든 것이 도 너무 귀해지는 법. 


어쨋건가에, 독서안경을 맞추고 읽은 두 권의 책. 

두 권다 헤비한 책은 아니라, 부담없이 읽었다. 

한권은 강의를 묶은 책, 한 권은 이스라엘 기행문.


 















공부를 좀 한다는 아이들은 전부 의대를 가는 세상. 아이말이 수능 3개 이내로 틀리는 애들이 서울대부터 저기 남쪽 지방대 의대까지를 다 채운다고 하는데. 의대 떨어지고 재수끝에 2지망에 동물학과에 가신 최교수님. 이분이 그냥 의대를 가셨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곤충학자를 가지지 못했을 거 아닌지. 여러 생각이 든다. 자기 분야에서 평생을 연구하고, 성과를 쌓아가는 고독하지만 멋진 인생을 살아온 최재천 교수님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기억나는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생물이 인간과 개미(개미를 모두 합친 무게가 인간보다 많다고 한다)인데, 둘의 공통점은 협동이라는 것. 그리고 생물다양성의 중요성!!



공지영은 내가 살면서 계속 함께 해온 작가 중의 하나일것이다. 책이 나올때 마다 꾸준히 읽어왔으니까. 소설이며 에세이. 

하동에 내려가 혼자 살면서 성지순례를 떠난 작가와 함께 하며 오랫만에 마음이 많이 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예수와 그를 따르는 성자(샤를 푸코와 같은)들의 이야기. 그리고 고통과 생의 불확실성에 관한 이야기. 이만큼 살고보면 알고 있게 되는것들.


내 스무살때 "당신은 세 번 이혼할 것이며, 결혼 생활은 기억도 하기 싫게 불행할 것이며, 성이 다른 세 아이를 두는데 그 아이들이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며, 당신은 돈을 좀 벌긴 하지만 당신 손에는 한 번도 쥐어보지 못할 것이고, 당신의 안티들이 당신이 책을 낼때 마다 따라니며 악다구니를 쓸것이다" 라는 예언을 들었다면 나는 온전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나는 모든 희망을 잃고 글을 쓰려고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10년전만해도 나는 대답했을 것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삶을 택하겟어요. 이 고통이, 이 지경이 저는 지긋지긋합니다" 

그러나 이제 와 돌아보면 그러히 않다. 나는 이제 적어도 지나온 내 삶을 미워하지 않는다.그러니 예언이 있다 한들 듣고 난뒤 우리가 온전할 수 있는 것도 그 불확실의 힘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도 있는데, 그것은 자기 자신을 이웃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터키를 여행하고 와서 성지 순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근래 성경을 다시 읽으면서, 또 빌 클리시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 1. The bible is rooted on Geography 2. The bible emerges from the history  3. The bible is an unified literary works

4. The Bible claims it is words of God)서 중동지역과 성경에 대한 지리적, 인문학적 역사학적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흥미롭기도 하고. 

 공지영 책을 읽으며 이책을 함께 읽었다. 곧 터키와 소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도 읽기 시작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터키 여행 전에 읽었던 세 권. 가기 전에 정리하려고 했었는 데, 이제서야 메모한다. 



   "가기 전에 미리 읽는 인문여행 책" 이라는 카피가 달린 '세계를 읽다' 시리즈의 터키편.  

    여행자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살러 가는 사람을 위한 책이랄까.

    다루는 내용은 피상적인데,너무 확신에 찬 어조로 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방인으로서 다른 사회나 다른 국가에 대해 관찰하고 평가한다는 것은 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기에... 그래도 터키에 대한 책이 많지 않은 편이라.. 도움이 된 책.

    이 시리즈에 한국편이 있다면 어떻게 썼을 지 궁금하고.. 

    그래도 꽤 오래(?) 살아본 (여행자로서가 아니라) 프랑스나 영국편을 읽어보면 이 책이 달리 평가가 될 수 도. 

     









 신학자이자 그리스어 교수인 저자가 AD 89년 9월 마지막 주간, 에베소를 배경으로 초기 기독교인들의 삶을 재구해 낸 소설. 아르테미스 여신숭배와 황제 숭배가 도시의 구심점이자 핵심이었던 로마의 속주 에베소에서 기독교 인들이 어떻게 믿음을 지키고 살아갔을지를 상상해 보게 하는 소설. 특히 (현대에 와서 오독되고, 잘 못이용되는-이것은 나의 말) 요한계시록이 당시의 신자들에게 어떤 의미였을지를 보여주는 것이 저자의 의도라고 한다. 여행과 연결하여,  Bill Creasy 교수의 사도행전 강의를 열심히 아주 재밌게 듣고 있는데, 요한계시록은 오더블에 올라와 있지 않은 듯. 혼자서라도 요한계시록을 찬찬히 읽어볼것. 


이번 여행을 계기로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예수의 가르침이 어떻게 세계 종교가 되었는지 (무엇보다도 21세기 한국의 나에게까지 중요한 삶의 이정표가 되었는지) 에 대한 생각을 많이하였다. 에베소나 파묵칼레(히에라폴리스), 이즈미르(서머나) 등 성경에 나오는 곳을 가긴 했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 찬찬히 돌아보지 못하였다는 아쉬움이 있다. 언젠가 바울과 사도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말씀을 깊게 묵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래본다. 빌 클리시 교수가 리비에라 보다 낫다고 한  안탈리야 해변에서의 편안한 휴식과 함께. 


어쨋건간에, 이 책 덕분에 주마간산 격이기는 했으나 에베소의 잘 가꾸어진 유적지 (공원?)을 돌아보면서 죽은 차가운 대리석폐허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던 도시로서의 모습을 을 한 번더 상상해 보게 되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PS. 터키 와인은 생각보다 별로였는데, 맥주가 괜찮았다. ㅎㅎ 기독교 성지 얘기하다 옆길로 새는데... 터키의 가장 대표적인 맥주가 에베소 브랜드이다. 에페스.

 efes beer(출처: en.wikipedia.org)



 2008년에 나온 책이고 파묵을 한참 읽던 시절에 샀을 테니 10년 아니 15년은 족히 넘게 서가에 꽂혀만 있던 책이다. 읽기 시작하면서 "공명", 혹은 내적친밀감... 오랫만에 드는 느낌이라 Culture를 누르고 올해의 책으로 해야 할까 잠시 생각했다. 내 이름은 빨강, 검은 책, 순수박물관...파묵은 읽을 때마다 좋았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순수박물관이니 근래에는 파묵을 읽은 적이 없구나... 


이 책은 이스탄불의 부유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파묵의 도시에 대한 회고와 상념을 쓴 에세이집이다.  작가들의 기억력이나 묘사력은 늘 놀랍다. 내 유년시절의 서울과 얽인 기억들을 이리 세밀히 펼칠 수 있을까? 이 책을 관통하는 감정은 "비애Hüzün" 몰락한 제국의 도시로서의 영락과 쇄락. 제국이 었던 적이 없던 작은 나라에서 태어나 끊임없이 성장하는 도시에서 자라 온 나로서는 '서울'에 대해 갖기 힘든 감정이리라. 


내게도 이스탄불은 참으로 매력적인 도시다. 동로마제국의 수도이자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교차하는 곳. 여기 저기 보이는 이슬람사원의 첨탑과 시끌시끌한 시장.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호텔들과 식당들. 해협을 가로지르는 다리들과 여기 저기 누워있는 개떼들... 


이번에는 짧은 일정탓,골목골목을 돌아보지 못해 비교가 어려웠지만 이십 년 전 처음 방문했던 이스탄불과 오늘의 이스탄불은 외견상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방문했던 2004년과 비슷한 시기에 이 책이 씌여졌다) 이방인인 나는 이스탄불에서 이국적인 매력, 과거 제국의 수도로서의 화려함에 감탄했을 뿐 비애의 감정을 떠올리진 못했다. 


비애, 파묵이 알려주고 싶어하는 비애는 이스탄불 사람들의 감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십년후 이스탄불 사람들은 여전히 그 비애의 감정을 안고 살아갈른지..

대답에 대한 예상 대신, 관공서, 공항이나 터미널, 상점에 조차도 여기 저기에 붙어있는 아타튀르크의 사진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책에 밑줄을 꽤 많이 그었다. 이런 곳에 띠지를 붙이고 줄을 그었다.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생 최소한 한 번은 자신이 태어난 상황과 시기의 의미를 묻는다. 우리가 새상의 이곳에서, 이 시기에 태어난 의미는 무엇인가? 복권에서 나온 것처럼, 우리에게 부여된 사랑하기를 기대하고 결국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데 성공한 이 가족, 이나라 이 도시는 공정한 선택이란 말인가?  몰락하여 붕괴된 제국의 잔재, 잿더미 아래서 무기력, 빈곤, 그리고 우울과 함께 퇴색되며 낡아가는 이스탄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때로 나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곤 했다.(하지만 내 마음속 어떤 소리는 실은 이것이 행운이었다고 내게 말한다)... 이스탄불은 내게 논쟁의 여지가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이 운명에 관한 것이다. (p21)


이 죽은 문화, 몰락한 제국의 비애는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이는 내게 서구화와 현대화바람보다는 몰락한 제국이 남긴 슬품을 안겨 주었고, 가슴 아픈 기억들로 가득한 물건들로부터 벗어나려고 허둥거리는 느낌을 주었다. 갑자기 죽은 애인이 남겨 놓은 파멸적인 추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옷, 장신구, 물건, 사진들을 다급하게 버리는 것처럼.그 자리에 강하고 새로운 것, 서구적 혹은  토착적인 현대적 세계를 건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모든 노력은 더더욱 과거를 지우는 셈이 되었다.(p21)


라마르틴에서 네르발 혹은 마크 트웨인까지 19세기에 이 도시에 왔던 서양 여행가들 모두가 흥분하여 썼던 길거리 개떼도(나도 20년전에 개때를 보면 흥분 아니 너무 즐거워 했다)...(p70)


도시가 패배, 파괴, 좌절, 침울, 빈곤으로 은밀히 썩고 있느 반면, 보스포루스는 삶에 대한 애착, 흥분 행복감으로 내 머릿속에서 깊이 합치되었다. (p75)


서양의 대도시들에서와는 달리, 몰락한 대제국이 남긴 이스탄불의 역사적인 기념물은 박물관에 있는 것처럼 보호받고 자랑스럽게 칭찬받고 전지되는 것들이 아니다. 이스탄불 사람들은 이것들 사이에 살고 있다. 서양인 여행기 작가들, 여행가들은 이것을 아주좋아한다. 하지막 감각이 예민한 도시의 사람들은 과거의 힘과 부유함이 그 문화와 함께 사라졌고, 오늘날은 과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하고 혼란스럽다는 것을 떠올린다. (p142)


비애는 외부에서 보는 사람이 아니라 이스탄불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에서 발전시킨 반응이다. 고전 오스만 시대 음악, 터키 대중음악, 그리고 1980년대 발전한 아라베스크라고 하는 음악은 자신에 대한 연민과 슬품사에 다양한 강도의 섬세함으로 왕래하며 항상 이 감정을 드러낸다. 외국에서 이스탄불로 온 서양인은 대부분 이 비애도 멜랑콜리도 느끼지 않는다. 결국 자살에 성공할 정도로 멜랑콜리했던 제라르 드 네르발조차 이스탄불의 색채, 삶, 가혹함, 의식을 보고 흥분하며 즐겼다. 그는 묘지에서 조차 여자들의 웃음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p145)


다른 사람들에게서 이스탄불이 비애의 도시라고 듣것이 왜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하는 걸까? 왜 나는 나의 모든 삶을 보냈던 나의 도시가 내게 준 감정이 비애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애를 쓰는 걸까? (p321)


라마르틴에서 르 코르뷔지에까지 모든 외국인 관찰자들이 주목했던 실루엣은 (아야 소피아가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터키 이스탄불을 중심으로하는 '민족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세계주의적 아름다움이었다. 야흐먀 케말과 탄프나르 같은 민족주의적인 이스탄불 사람들은 패배하고 억눌린 가난한 이스탄불의 무슬림들을 강조하며, 그들이 자신들의 존재와 정체성을 잃징낳고 사는 것을 증명하고 상실감과 패배감을 표현할 슬픈 아름다움이 필요했다. (p345)


폐허와 비애, 그리고 한때 소유했던 것을 잃었기 때문에 내가 이스탄불을 사랑한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다른 물건들을 얻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폐허를 보기 위해 나는 그곳에서 멀어져 다른 곳을 향해 걸어갔다. (p4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직까지는) 올해의 책이다. 하버드 대학의 영문학과 교수가 쓴 문명사 책인데 아주 재밌게 읽었다. 저자는 문화가 어떤 집단의 고유한 소유물이 아니라 서로 만나고 충돌하면서 새로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대 이집트 네페르티티와 아케나톤의 유일신 숭배와 유대교의 만남에서 부터 나이지리아의 영국식민지배와 소잉카에 이르기까지 15개의 문화간 만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오랜 문명사에서 등장하지 않던 우리 나라가 마지막에 한강, 싸이, BTS의 이름과 함께 등장한다. 드디어....(오디오북을 찾아보니 이책의 부제가 the story of Us. From Cave Art to K-Pop 이다. 우리 나라가 현대 이르러 주류 문화 생산국의 하나로 등장한다는 사실, 자랑스럽기도 하고 앞으로르 위해서 고민할 것도 많다는 복잡한 마음이....


최근 진짜 황당한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이 주장하는 것과 정 반대인 문화가 한 민족의 고유한 소유물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괴상한 문화 정책. 체체니아 문화부에서 체첸 고유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음악의 속도를 규제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https://www.npr.org/2024/04/09/1243632570/chechnya-music-ban-bpm 




 습관처럼... 최은영 따라 읽기. 

 관계에 대한 섬세하고 세심한 7 편의 이야기. 














 지브리 스튜디오의 음악감독인 히사이시 조와 곤충에 관심이 많은 뇌과학자 오로 다케시와의 대담짐. 시각과 청각, 감각에서 사회의 구조에 이르기 까지 음악과 사회에 대한 통찰있는 대화를 잘 정리했다.  아래는 베끼거나 메모해 놓은 구절.  


 시각과 공간, 청각과 시간, 연합하여 언어.

 뇌화사회

 일본어와 영어 등 서구어의 차이.. 구조와 시스템의 차이. 일본은 개개인의 장인, 시스템은 약해


 작곡이란 한정된 음을 가지고 음악을 구축하는 작업이지 갑자기 영감을 떠올리는 일을 계속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작곡가로서 계속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불확실한 언제가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구조화하면 지속가능하게 많은 음악을 만들 수 있어. 


아노르노의 신 음악의 철학


절대음감 만 3세 전후 훈련하면 생겨. 청각영역 아니라 감각언어 영역



 연주공포증에 빠진 피아니스트들에 건네는 재즈피아니스의  연주 코칭서. 


연주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일찌기 음악은 취미면 된다고 그 삶을 포기한 나로서는 평생을 연주에 대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 어떨지 상상이 안간다.

멘탈리티, 연습방법, 명상 여러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음악가가 아닌 사람들의 평소의 삶의 태도에 대입해도 의미가 있으리라. 



"음악인이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상태는 '자기가 없는 상태"라는 것이 어쩌면 이 글의 핵심인지 모르겠다. 피아노를 배울 때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팔에 힘을 빼는 것인데( 이건 피아노 뿐아니라 모든 악기와 운동, 삶에서 마찬가지다) 너무 잘하려고 긴장하지 않는 것, 자연스럽게 힘을 빼는 것.  그것이 모든 연주와 모든 삶에 가장 큰 지혜가 아닐른지. 



Effortless Mastery(힘들지 않은 숙달) 이 것이 우리의 목표.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나는 대가다"..."나는 위대하다." (10년동안 반복하라고..)


저자가 힘들이지 않는 숙달의 경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자주 활용한다는 호로비츠의 스카르라티 연주 영상. 









https://youtu.be/5xBpx-Tu3j4?si=KMK_0sHn8-wdn9w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