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이다. 정말 눈이 너무 보이지 않아서, 결국 돋보기 (요즘은 독서안경이라는 완곡한 용어를 쓰기도 하지만)를 맞추었다. 안경을 쓰니, 신세계다. 이렇게 또렷하고 환하게 보이다니. 아, 불과 1-2 년전 내눈은 이렇게 늘 돋보기를 쓴 것 같이 환한 세상을 보았을 것인데... 소년이로 학난성이라.. 무한할 것 같던 것들이 이제 귀해지고, 아까워 진다.문자로 된 것은 무엇이든 가림없이 읽어대며, 남독을 해대던 내가 시력조차도, 지력조차도 유한한 것이라는 이 뻔한 사실 앞에 마음이 시리다. 하지만 남은 것이 성큼 성큼 줄어든다고 느낄때, 모든 것이 도 너무 귀해지는 법.
어쨋건가에, 독서안경을 맞추고 읽은 두 권의 책.
두 권다 헤비한 책은 아니라, 부담없이 읽었다.
한권은 강의를 묶은 책, 한 권은 이스라엘 기행문.
공부를 좀 한다는 아이들은 전부 의대를 가는 세상. 아이말이 수능 3개 이내로 틀리는 애들이 서울대부터 저기 남쪽 지방대 의대까지를 다 채운다고 하는데. 의대 떨어지고 재수끝에 2지망에 동물학과에 가신 최교수님. 이분이 그냥 의대를 가셨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곤충학자를 가지지 못했을 거 아닌지. 여러 생각이 든다. 자기 분야에서 평생을 연구하고, 성과를 쌓아가는 고독하지만 멋진 인생을 살아온 최재천 교수님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기억나는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생물이 인간과 개미(개미를 모두 합친 무게가 인간보다 많다고 한다)인데, 둘의 공통점은 협동이라는 것. 그리고 생물다양성의 중요성!!
공지영은 내가 살면서 계속 함께 해온 작가 중의 하나일것이다. 책이 나올때 마다 꾸준히 읽어왔으니까. 소설이며 에세이.
하동에 내려가 혼자 살면서 성지순례를 떠난 작가와 함께 하며 오랫만에 마음이 많이 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예수와 그를 따르는 성자(샤를 푸코와 같은)들의 이야기. 그리고 고통과 생의 불확실성에 관한 이야기. 이만큼 살고보면 알고 있게 되는것들.
내 스무살때 "당신은 세 번 이혼할 것이며, 결혼 생활은 기억도 하기 싫게 불행할 것이며, 성이 다른 세 아이를 두는데 그 아이들이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며, 당신은 돈을 좀 벌긴 하지만 당신 손에는 한 번도 쥐어보지 못할 것이고, 당신의 안티들이 당신이 책을 낼때 마다 따라니며 악다구니를 쓸것이다" 라는 예언을 들었다면 나는 온전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나는 모든 희망을 잃고 글을 쓰려고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10년전만해도 나는 대답했을 것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삶을 택하겟어요. 이 고통이, 이 지경이 저는 지긋지긋합니다"
그러나 이제 와 돌아보면 그러히 않다. 나는 이제 적어도 지나온 내 삶을 미워하지 않는다.그러니 예언이 있다 한들 듣고 난뒤 우리가 온전할 수 있는 것도 그 불확실의 힘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도 있는데, 그것은 자기 자신을 이웃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터키를 여행하고 와서 성지 순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근래 성경을 다시 읽으면서, 또 빌 클리시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 1. The bible is rooted on Geography 2. The bible emerges from the history 3. The bible is an unified literary works
4. The Bible claims it is words of God)서 중동지역과 성경에 대한 지리적, 인문학적 역사학적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흥미롭기도 하고.
공지영 책을 읽으며 이책을 함께 읽었다. 곧 터키와 소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도 읽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