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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샘 (DVD+OST)
제시 넬슨 감독 / 기타 (DVD)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2002년 7월 말 Air Canada 안에서 이 영화를 봤었다.
승객의 대부분이 잠든 사이 나는 화면을 지그시 바라보며, '이런영화를 왜 안봤었지?'하며
눈물을 훔쳤다. (아직 상영하지 않은 영화였던걸 몰랐던 무지에서 비롯한..)
그리고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오늘 재감상을 하게 되었다.. 명동에 있는 중앙극장에서..
기대했던 것 이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사실 평가도 그리 좋지 않은 모양이다.
이틀 전 그 극장에서 '본 아이덴티티'를 볼때만해도 '아이엠 샘'은 제일 큰 상영관에서 하고
있었건만 오늘 갔을때는 '굳세어라 금순아'에게 그 자리를 물려준 것을 보면..
그래도 어쨌건..내게는 꽤 괜찮은 영화였다.
못마땅한 점이 없을까? 맘 먹고 봤는데도 말이다..
1.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부족함 없는 연기
숀펜의 연기는 무르 익을대로 익어서 진짜 샘인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나의 왼발'에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연상하는 훌륭한 연기 그 자체였다.
2. 비틀즈
비틀즈의 음악은 물론 그들의 앨범, 존레논과 조지해리슨, 매카트니 이야기는 적절한
비유가 되어 썩 잘 어울렸다.
루시의 이름이나 샘의 아파트 호수들.. 재판장에서의 비유들..
3. 재미있는 장면
루시와 샘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신발 가게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지나는 장면은
Beatles의 앨범 "ABBEY ROAD"의 표지 사진을 패러디 한 것.
3. 닮고 싶은 여자 미쉘 파이퍼.
미쉘 파이퍼에게는 지성미, 인간미, 요염함, 정숙함, 카리스마가 있다.
여배우로서 한가지 색만을 가져도 큰 성공일텐데.. 그녀에게는 이 모든 것이 있다.
그런 면들은 따로 따로 다른 작품에서 보여지는게 아니라 언제나 늘 함께 공존한다.
4. 의상에 대한 이야기
이 영화에서 보면 두 여인의 의상이 그녀들의 마음을 표현해 주고 있다.
미쉘 파이퍼는 유능하고 자존심 강한 변호사 답게 블랙, 그레이, 화이트만의
블라우스나 수트를 입는다.
그녀의 이성적이기만 한 성격이나 환경을 나타내 주는 의상 컨셉이었으리라..
그러나 샘으로 인해 자아를 찾게 된 후, 그 의상의 color가 Navy blue로 바뀌었다는
것을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과 구름같은 평온을 찾았다는 표현이었을거다.
또 다른 여인은 루시의 양육을 맡은 양 어머니 로라던..
그녀는 줄곳 붉은 색상의 옷만을 고집한다.
영화 후반부에 '루시의 그림에 있는 수많은 빨강색은 어머니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샘이
그녀에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녀 또한 루시에게 다가가고 싶은 맘에 의도하여 늘 빨간 의상만을 고집한것을 짐작가능.
(비행기 안에서 본 기억으로는 그녀가 샘에게 늘 빨간 옷을 입는 것은 루시가 그 색을
좋아하기때문이라고... 조금이라도 루시의 환심을 사고팠다고..했던것 같은데.. 그래서
그 장면에서 또 한번 왈칵 했던 것 같은데 오늘 아무리 봐도 그런 대화는 없었다..
내 환상인지, 영화가 잘린건지???)
5. 다른 방향으로의 해피엔딩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미쉘파이퍼와 숀펜이 승리하여 루시가 친아버지 품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을것이다.
샘의 가정도 미쉘 파이퍼의 가정도 함께 이루는 삶으로서의 해피엔딩을
기대했건만 둘 다 그렇지 못한 상황으로 만든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차지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님을 알려주려한 것 이었을까?
하지 못하는걸 하지 못한다고 인정하는 것이 현인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려했던 것일까?
루시의 지나치게 새침한 연기(목소리는 또 어쩜 그렇게 앙증맞은가?),
자기 고백의 장면에서 눈물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우는 미쉘파이퍼의 연기가
옥이면서도 티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