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한 고양이 시시
슈테파니 츠바이크 지음, 안영란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조금 더 어렸을때까지 나는 고양이보다 개가 좋았다.
그 우직한 충성심, 정에 호소하는 듯한 행동이
어쩌면 한국인의 정서와는 딱! 맞아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적이 있었을 정도다.

그 반면, 뭔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처럼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느낌을 주는 고양이라는 영물은 몸서리칠 정도로 싫었다.

그런 생각으로부터 특별한 일이 생기지도 않았는데,
나는 어느 순간 고양이에게 매력을느끼게 되었다

결코 누구에게도 살살대는 일 없는 도도함,
스스로의 일은 알아서 잘 처리하는 독립심,
어떤 상황에서도 우아한 발놀림을 하는 자태,
늘 살아있는 눈빛을 드러내는 경계심,
그런것들이 어느순간 아름다움으로 여겨지게 되다니..

우아하고 아름다운 시암 고양이 '시시'가
정신과 의사인 율리아네 집에 입양되어 오면서
사람보다 더 사람답게 활약하는 이야기가 주요 골자인 슈테파니 츠바이크의 '나를 사랑한 고양이 시시'는
나츠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보다 훨씬 더 가볍고 소소한 에피소드만을 다룬다.

번역 오류인지, 원작의 간결함 때문인지
필름이 끊긴 영화처럼 문맥이나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때론 어리둥절, 아리송해지기도 한다.

고양이가 말을 하고 생각을 하고 사색을 하는 것은
이솝우화처럼 살아있는 동물의 세계를 나타내서 동화적이기도 하고 모험적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그런 시도 이상의 그 무엇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다만, 귀여운 고양이 시시에 대해서만 마음껏 상상할 수 있을 뿐.

책 덕분인가?
시인과 촌장이 예찬한 '고양이'를 다시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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