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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단편이 좋다.
짧은 글 안에서 문장은 활어처럼 숨을 쉰다.
조그만 공간에서 펼쳐놓을 이야기 때문에,
작가는 주저리 주저리 너덜너덜해진 단어들을
진부하게 늘어놓지 않아도 된다.
김영하의 단편은 젊고, 생동감이 있으며, 호흡이 짧다.
달리기로 치자면 50m 단거리같은...
그 젊은 생동감이 그의 소설들에 몰입하게 해준다.
책을 읽다가 잠깐 다른 생각을 하고 말아버리게
놔두지를 않는 그 호흡이 어쩔때는 아주 많이 그립다.
그러나 또 김영하는 감각적으로만 문장을 치고,
인기를 구가하려고만 하지는 않는다는 느낌이다.
거기에는 조소가 뭍어있고 귀엽게 시니컬하여
가끔은 어딘지 몰랐던 간지러운 부분들을 절로 시원케 해준다.
<오빠가 돌아왔다>에는
아주 김영하스러운 8개의 단편들이 일기처럼 널부러져있다.
한편 한편 번뜩이는 소재와 톡톡 튀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독자의 귀와 눈을 사로 잡는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 언제부터인지
맘까지 저당 잡혀버린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Tip : 이우일의 삽화도 보너스로 감상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