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가 어떤 사람이었다고는 기록에 의한 것들만 남아있다.
우리는 누구도 바흐를 본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남의 얘기만 듣고 그를 판단 할 수 밖에 없다.
그와 나 사이에는 시간적, 공간적, 시대적인 금이 그어져 있다.
왕성한 정열가 였다는 얘기,
음악가에서 자라나 음악적인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
신에 대한 신앙심이 지극했다는 얘기,
지휘자였을때 꼼꼼하게 가수들을 코치했다는 얘기등을 들어 왔을 뿐이다.
그러나 뭐 어떤 얘기인들 또 어떤가?
바흐는 21세기에 사는 우리들에게 음악으로 스스로를 알려준다.
우리로서는 음악으로 그를 알게 된다면, 이해하게 된다면
전해 들은 얘기 보다도 더 깊이, 더 많이 그를 알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바흐의 음악을 글렌굴드가 전해준다.
성스럽고 숭고한 그의 멜로디를
굴드는 조금스럽게 영혼과 사랑을 실어 우리에게 이야기 해준다.
나는 BWV988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대한 이야기를
굴드의 손에 의해 이 밤 고즈넉히 듣고 있다.
표현하진 못해도 바흐와 나와 굴드 사이에 삼각형이 존재하고
그 안에 보이지 않는 희미한 끈이 共感이라는 이름으로 엮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