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는 더디게 달렸다.
루미나리에가 열리고 있는 부천은 왜그리 멀고 먼 곳이던지..

헐레벌떡 달려간 송내역 복사골 아트 센터는 작고 아담한 곳이었다.
공연 시작 15분이 경과되어 어둠속으로 들어간 공연장에서
나는 그냥 빈자리에 앉아 홀로 공연을 관람했다.

이정식의 깊이 있는 알토 섹스폰 소리는 이 계절과 아주 닮아 있었으며, 광범위한 그 음역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세션들과 연주한 팻맷스니의 Travels는 아련한 느낌을 선사했었다.
전반적으로 피아노, 콘트라 베이스, 드럼의 반주도 괜찮았고,
게스트인 유열씨도 반가웠다.

그리고,, 그 후에 한 여인이 무대에 나와 그녀의 목소리를 떨구어 놓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름은 나윤선.

그 영롱하며, 재즈 보컬 치고는 깔끔한 창법이..
재즈에서 느끼는 한스러움 보다는 아름다움을 훨씬 많이 표현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음악을 들으면서 뭉클해지는 때는 대부분 아픔이나 고독에서 비롯되는데,, 오늘 나윤선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 보이스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울고 싶어졌을 정도였다.

박수도 잊을만큼 몰입하고 싶은 목소리.
그녀의 스켓은 뽀송 뽀송하던 솜이 물기를 흡입하듯이 나를 당겼다.

나는 아마도 이 후에 이정식과 나윤선의 팬이 되고야 말리라..
공연이 끝나고 CD를 구입하고 나는 행복감에 젖었다.

▷ PROGRAM
이정식 Rejoice
Bluellespie
Travels
Mambo Influenciado 外

나윤선 O Pato
My funny valentine
La Javanaise
Better days ahead
In Walked Bud (with 이정식) 外


2003년 10월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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