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멕시코로.. 프리다와 디에고를 만나게..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 art 003 ㅣ 다빈치 art 18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신성림 옮김 / 다빈치 / 2001년 6월

프리다라는 화가에 대해서는 이전에는 아는 바가 없었다. 어느 가을의 한날, 르네상스의 한 회원이 올려준 그녀의 그림을 보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프리다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처음 본 그림은 척추 마디마디가 부서져 있고, 모든 살집에는 못이 박혀 있으며 그녀 자신은 수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녀의 자화상 '부서진 기둥'이었다. 참으로 해괴한 감상이었으나, 묘한 당김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곧이어 페미니즘의 신봉자들이 좋아한다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린 영화가 개봉을 하고 그녀의 화보집도 한권 두권 등장하게 된다. 영화로는 그녀의 일생을 알았고, 그녀의 삶 또한 엿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선정하여 들여다보고 읽어댔다.

르 클레지오라는 멕시코에서 살고 있는 영국 작가가 지어낸 이 책은, 전기(傳記)처럼 사실적이다. 군더더기는 없지만 신문을 읽고 있는 듯한 평이한 문장은 가끔 몰입하는데 방해를 주기도 했다는 점에 마이너스 10점!

하지만 영화에서 그녀의 일생을 엿보았으므로 내용보다는, 프리다와 디에고의 그림들이 총천연색으로 실려있었다는 점에 플러스 100점을 준다.

극도한 사실미를 추구한 초현실주의의 선봉 주자였던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칼라로 보게 된다면, 그리고 그것을 지긋히 들여다 보게 된다면, 세세한 설명 따위는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코끼리이자, 색광인, 그리고 안어울리게 (?) 사상가였던 디에고 리베라의 인생은 썩 마음에 드는 삶은 아니지만, 그의 그림은 너무나 웅장하고 아름답다.

프리다를 알게 되고, 디에고를 알게 되고, 멕시코가 알고 싶어졌다. 얼마나 아름다운 땅이기에 이렇게 훌륭한 예술가를 탄생 시켰는지도 궁금해졌으며, 성당이나 학교등 건물들이 그려졌을 디에고의 벽화 또한 직접 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불끈 생겨버렸다.

영화를 보고 난후 메렝게가 좋아져서 구입한 영화 O.S.T를 들으며, 그림꾼인 프리다와 디에고의 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마음속으로 머릿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이 참 고마운 일이었다.

아무에게나 잡히지 않는 비둘기였지만 평생을 한 남자만 품은 여자 프리다. 일생을 애욕과 작품활동과 사상으로 무장했던 남자 디에고. 그네들을 알게 해준 시대의 흐름에 감사를..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라고 쓴 그녀의 마지막 편지가 가슴에 와서 박히는 건, 그 사람의 심경을 이해하기 때문일까? 이해하고 싶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