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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도둑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철도원, 파아란을 쓴 작가를 아세요? 51년 도쿄 출생인 아사다 지로는 야쿠자 생활을 하는등 인생의 거친 시기를 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책을 읽고는 소설가가 되어 보기로 했다는군요. 가와바타가 없었은들, 이 근사한 소설가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요?
집안의 몰락으로 야쿠자 생활까지 한 아사다 지로는 여러분도 모두 아시는 <철도원>과 <파아란>처럼 청초한 소설을 써냈습니다.
사람은 그런것 같아요. 가지지 않은 세계를 동경하여 그리는 힘이 있는 존재.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 작가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여 사보게 된 <장미도둑>은 모두 6편의 단편으로 묶여있었습니다.
장편에서 만난 아사다상의 그것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지로씨를 만나게 되었죠.
그 놀랄만한 관찰과 섬세한 심리 묘사, 아연하게 만드는 스토리 구성의 탄탄함은 '과연 글 쓰는 천재로군..'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6편의 단편 중 어느 하나 쳐지는 감이 없이 모두 신선함과 다양한 주제에 놀랄따름입니다.
책을 손에 들고 있으면 몰입하게 되어 잠시 다른 생각은 잊게 해주었으니까요..
읽을거리를 찾는 분에게 이 단편을 적극 추천합니다. 멋진 소설가도 알게 되실 것이고, 재기 넘치는 글도 읽으실 수 있을 것이며, 서정미도 동시에 가지실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되네요..
그럼 6편의 단편의 내용들을 조금만 알려드릴께요~^^*
1. 수국꽃 情死
여행지에서 만난 기구한 운명을 가진 여인과의 동반자살을 꿈꾸는 권고 사직 당한 어느 중년 남성의 이야기
2. 나락
한 남자의 죽음에 둘러싼 여러가지 음모의 뒤안길
이 작품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진행과정을 가진 작품으로, 사건은 하나인데, 관점은 여러가지인 시각들이 돋보입니다. 부폐한 사회를 꼬집은 풍자도 살아 있고, 글의 스피드며, 결론에의 귀결이 통쾌했던 멋진 단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소설가 이동하의 글쓰기와 비슷한 면을 발견했더랬죠.
3. 죽음비용
평안하게 죽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도박.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평안히 죽을것인가? 아니면 그 공포에 그대로 몸을 맡길 것인가? 죽음에 대한 무시무시한 이야기. 그러나 결론은 백합향이 나더군요..ㅎㅎ
4. 하나마츠리
중학생이 되는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여른들의 세계. 12살인 나, 24살인 아저씨, 36살인 엄마가 진짜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아름다운 이야기.
5. 장미도둑
초등학생 남자 아이가 캡틴인 아버지에게 보내는 서간문. 소설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줄곧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진다. 파파가 아끼는 장미 정원을 지키는 소년은 정작 아버지에게 가장 중요한 단 한송이 장미를 지키지 못하게 되는데....
6. 가인 (佳人)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이 모든 것을 갖춘 청년의 여자취향이 폭로되면서 아연실색하게 되는 이야기. 그 기발함에 웃음이 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