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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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채집이 취미인 니키 준페이는 학교 선생님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느날 곤충 채집을 하러 닿은 마을은 느닷없는 사막 지대였다. 하루 묵을 곳을 찾아보려던 중, 동네 사람의 소개로 어느 집에 다다른다. 그 집은 구멍 아래 있으며, 온통 모레로 덮여진 집이었다. 집주인인 여자에게 하루 융숭하게 접대를 받은 그는 잠을 청하지만, 그 이후에 그 구멍에서 나가지 못하게 된다. 매일 매일 모래를 퍼 내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마을 사람이 노동력을 위해 그를 가둔것이었다.

준페이는 울분에 떨며 바깥 세상으로 나가려는 몸부림을 한다. 마을 사람들을 얼러도 보고, 협박도 해보고, 탈출도 시도하였으나 모두 허사였다. 그들은 마치 벽처럼 어떤 울림도 그에게 주지 않았으며, '가둔다'는 행위 이외에는 어떤 폭력도 행하지 않았다. 준페이는 모래와 함께 거기에 순응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여자와 더불어 그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7년후, 준페이는 세상에 진정한 실종자로 인식된다.

일본의 카프카라고 불리워지는 야베코보의 <모래의 여자>는 20여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상에 뿌려졌다. [뉴욕 타임즈]선정 세계의 10대 문제 작가 중 한사람이라도 꼽힌 야베코보의 작품은 노벨 문학상 후보에 여러차례 거론되기도 했다고 한다.

나는 이 작품을 읽고, 적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의 삶이라든지.. 망각하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인간의 여린 모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곤충 채집에의 취미를 가진 한 남자가 자기 스스로 채집된 곤충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은 아이러니 같은 형벌이다. 뭉치지 않는 모래, 생명을 잉태할 수 없는 광물, 정착하지 않고 늘 유동하는 덩어리 이런 모래만의 특성과 주인공들의 모습과 나의 상황들에 삼각형을 그려 놓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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