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알게 된 진리 중 하나.
상반된 것들은 항상 같은 선상에서 움직인다는 것.

빛과 그림자
여자와 남자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아름다움과 추함
진실과 거짓
흑과 백

은희경이었던가? 전경린이었던가?
동시에 진행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그녀의 글 속에서 들려줬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난다.

오늘 나는 서른번째의 생일을 맞았다.
산 자로서의 세월을 인정 받는 날이다.

오늘 내 친구의 딸은 첫돌을 맞았다.
1년을 세상에서 살아낸 산자로서 기쁨을 체크하는 날이다.

그리고, 또 오늘은 예순 몇해를 살아 가신 나의 큰 아버지가 그 생을 마감한 날이기도 하다.

2003년 8월 30일.
같은 시간을 우리는 이렇게 다르게 맞이하고 있다.

어떤 이는 태어나는 기쁨으로,
어떤 이는 살아 낸 역사를 기념하는 날로,
또 다른 이는 세상에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날로...

그래서 인생이란, 삶이란 너무 거창할 것도 없다.
너무 거만할 것도 없다.

같은 선상에서 움직이는 상반된 것들에 당황할 것도 없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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