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도 색깔이 있다
게리 토마스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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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에도 색깔이 있다

사람들에게 저마다 다양한 성격이 있듯 개개인의 영성에도 저마다의 특질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그분께 사랑을 표현하는 주된 방법으로써, 작가가 관찰한 바
대표적으로 9가지의 기질이 있다. 사람들은 각자 영성의 색깔에 따라 하나님께 사랑과 헌신,
예배의 삶을 산다.

자연주의 영성...야외에서 하나님을 사랑한다.
감각주의 영성...오감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전통주의 영성...의식과 상징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금욕주의 영성...고독과 단순성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행동주의 영성...참여와 대결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박애주의 영성...이웃 사랑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열정주의 영성...신비와 축제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묵상주의 영성...사모함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지성주의 영성...생각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

각 영적기질의 예와 특성, 개발방법과 약점을 제시하여 영성의 9가지 다양한 색깔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더불어 각 장-한 장에 한 가지씩 영적 색깔을 설명한다.-의 끝에
체크 리스트를 두어 자신의 영성을 분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오로지 한 가지 기질이
아닌, 두 가지 이상의 기질을 가질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가장 우선하는 기질이 그 사람의
영성 색깔의 주를 이룬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10대, 20대, 30대, 40대 때의 취향이 달라
지듯 얼마든지 영성의 색깔은 변할 수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렇듯 다양한 영성을 모두
겸비한 완전한 인간은 예수님 한 분임을 이야기하며 그분께 배울 것을 당부한다.

또 중요한 한가지는, 이러한 다양한 영적 색깔을 인정하고 서로에게서 교훈을 얻으라고 작
가는 이야기한다. 개개인에게 취향과 성격이 있듯 영성에는 색깔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작은 배려가 바로 '관용'이며, 이것은 언제까지나 초첨이 하나님 한 분에게 맞춰져 있을 때
에만 용인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성주의 영성, 행동주의 영성, 열정주의 영성의 순으로 자가 진단결과가 나왔다.
지성주의 영성은 어느 정도 예상했고, 행동주의와 열정주의 영성은 진단결과 후 곰곰이 과거
와 현재의 생각들을 반추해 보며 수긍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떠한 생각과 행동들로 하나님께 사랑을 표현하는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개인의 영성색을 개발해 더 확고한 신앙을 이룰 수 있도록 지침의 역할이
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기꺼이 원하시고 기뻐하신다면. 2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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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에도 색깔이 있다 / 게리 토마스 / CUP / 300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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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2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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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라』라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일까 생각하며 첫 장을 열었을 때 친절하게도 사전 뜻풀이가 되어 있었다.

::타나토노트 <명사>그리스 어 타나토스thanatos(죽음)와 나우테스nautes(항행자)를 합쳐 만든 조어(造語)로서, 우리말로 하면 저승을 항행하는 자 혹은, <영계탐사자(靈界探査者)>쯤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거였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죽음에 대해 명백한 제시를 하는 성경을 믿는 내게 있어 죽음과 관련한 ‘영계탐사’의 내용이 소설의 주제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다소 실망감을 갖게 했지만, 베르베르를 믿고 소설로서의 재미와 가치를 찾아보고자 하는 조금 못미더운 심정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용인 즉, 주인공 미카엘 팽송과 그의 친구 라울 라조르박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사람들이 죽음 너머의 영계를 탐사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 뤼생데르의 우연한 신비체험으로부터 시작된 영계탐사는 점차 과학적 토대를 근거 잡아가며 발전한다. 물론 수많은 희생자를 내기도 하나 영계탐사팀은 <질문을 하는 사람은 잠깐동안 바보처럼 보이지만, 질문을 하지 않는 사람은 평생 바보로 남게 된다>는 중국 격언을 기점으로 하여 <콜럼부스의 달걀 문제>처럼 처음에는 모든 일이 불가능해 보이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에디슨의 끝없는 실패와 노력을 본받자는 기치아래 진보를 이루어 갈 것을 택한다.

생물학자인 라울과 마취 전문의 팽송의 퓨전 기술로, 영혼이 육체를 벗어나 영계로 나아갈 수 있는 화학적 발판을 마련해간다. 바꾸어 말하면, 화학약품의 결합물을 인체에 투입함으로써 영육의 분리 즉, 코마상태로 접어들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켜간다.

영계탐사만을 목적으로 세워진 이른바 ‘타나토드롬’이라는 실험실에서 그들의 암중모색은 계속된다. 여러 사람들의 생명을 진보를 위한 값비싼 대가로 치르며 점차 영계로, 영계로 나아간다. 육체로부터의 영혼탈피, 한 발짝씩 영계로 나아간다. 점입가경, 깔때기 모양을 전체구조로 하는 영계는 각각 1천계(청록계), 2천계(암흑계), 3천계(적색계), 4천계(주황계), 5천계(노랑계), 6천계(녹색계), 7천계(백색계)로 나뉜다. 물론, 영계탐사의 방식 역시 다양하게 나타난다. 화학약품의 도움 없이 명상만으로도 영육의 분리를 이룰 수 있는 것이 그러하다.

영계탐사의 발전과 안정으로 영계탐사는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스포츠가 되었고, 영계에 광고가 생기며, 싸움도 이는 등 또 다른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게 된다. 결국, 7천계의 천사들에 대한 정보까지 습득함으로써 인간의 삶이 한 번 죽으면 끝나는 것이 아닌, 전생의 업보로 말미암은 점수에 입각한 수많은 환생이라는 것, 600점에 도달해서는 환생을 끝내고 순수한 정령으로 완성되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세상은 선업을 이루기 위해 범죄가 줄고 계산적인 선행의 분위기에 휩싸인다. 달착지근한 세상. 환생의 연속이라는 깨달음에 비롯한 생명 도외시 현상은 수많은 자살자를 내고, 영계는 포화상태에 이른다. 전생의 점수를 매겨 다음 생을 결정해주는 대천사는 세 명밖에 없고, 죽은 영혼은 영계를 가득 메워감에 따라 천사들의 요청으로 인간은 영계공무원 즉, 천사의 심판을 돕기 위해 카르마(전생 자료)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띤 사람들을 영계로 보내게 된다. 영계로의 출퇴근. 어찌 상상이나 할 법한가? 재미있다.

인간은 인간이다. 자신과 가족 친지의 카르마를 수정하기 위해 세상의 수많은 부자들은 영계공무원에게 떡값을 찔러주게 되고, 결국 가진 자는 어떤 악행을 해도 다음 생을 넉넉하고 부유하게 살 수 있게 된다. 떡값 한 번 치르면 그만이니까. 빈익빈 부익부의 연속.

세상의 흐름은 바뀌었다. 선행을 아무리 쌓아도 돈이 없으면 다음 생을 보장받지 못하게 된 이 때,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다. 마침내 천사들의 강권적 개입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영계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을 기억에서 모두 지워버린다. 비밀은 비밀로 지켜져야 함에도 불구, 인간들은 그 것을 발견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냈기에 천사들의 개입이 불가했던 것이다.

여차여차해서 죽게 된 주인공 미카엘 팽송 박사는 7천계의 빛의 산을 넘게 된다. 물론 다음 생에서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 것은 바로...
[내용 공개는 여기까지]

독특한 챕터구성-이야기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소설 속 공익광고, 신문, 뉴스 등-과 여러 나라와 민족, 지방의 신화나 전설의 삽입이 특이할 만 하다 할 수 있었다. 결국, 베르베르는 이러한 다양한 신화와 종교철학, 전설에 대한 지식종합을 데이터로 하여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했고, 여기에 작가의 과학적 지식을 가미해 이른 바, 픽션과 사실의 정교한 결합을 이루어낸다. 더불어 책 소개에도 나와 있듯, 죽음을 소재로 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벗어나 유쾌한 익살과 풍자를 일구는 그의 글 솜씨.
미상불,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비범인(非凡人)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소설은 소설로써 끝내야 한다는 점. 물론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상상력은 섭렵해야겠다. 그러나 소재의 특이성에 비춰 크리스챤으로서 가져야 할 세계관이 확립되어있지 않으면 소설의 유익은커녕 가치관의 혼란만 가져올지 모른다. 젖 먹을 때 젖 먹고, 밥 먹을 수 있으면 먹어도 좋다는 얘기이다.

타나토노트. 굉장히 매력적인 소재선택과 내용구성을 담아 독자를 끌어들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 것이 베르베르의 힘이 아닐까?

북클럽 아무개 회원의 짧은 글이 떠오른다.
“베르베르는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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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강자의 조건 전병욱 미니북 시리즈 4
전병욱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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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전병욱 목사님의 저서를 읽게 되었다. 명료한 문제제시와 그에대한 성경적 통찰을 시대의 코드에 맞춰 제시하는 전목사님의 글 구성력은 이 책에서 미상불 확연히 드러났다. 영문 제목을 보니까, 한글 제목보다 더 강한 느낌이 들었다. '본질에 거하는 영적 전사'정도? 이번에는 또 어떤 강한 뉘앙스로 다가섰는지 궁금해하며 책을 열었다.

전체구성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에베소서 6장 10-17 을 가지고, A.D 1세기 로마군의 전신갑주를 빗대어 영적 전신갑주 즉,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소개, 권면하고 있다.

진리의 허리띠(Single Focus)
의의 흉배(십자가의 의)
평안의 복음의 신(하나님의 심정으로 하는 복음전도)
믿음의 방패(약속에 대한 믿음, 팀워크)
구원의 투구(하나님께 대한 확신)
성령의 검(말씀)

6가지의 개개요소에 대한 넓은 지식을 성경적이고 현실적으로 통찰해내어 정확하게 짚어준다. 허리띠, 흉배, 샌들, 방패, 투구, 검의 쓰임새를 설명한 후 그 쓰임새에 따라 영적전쟁에 필요한 자세들을 생활 속 이야기들과 결부시켜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전목사님의 해박한 지식과 말씀묵상의 깊이를 차치하고서라도, 그 현실성에 있어 현대의 사람들에게 절묘하게 맞추는 '코드' 하나만으로도 적지않은 감명을 받을 수 있었다.

2부는 문제와 고난에 대한 생각과 태도, 낮아짐, 대가를 치르는 삶에 관한 예수님의 영적인 전술전략을 소개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팁들은 결국, 전복사님이 여느 저서에서든 늘 외쳐왔듯 본질 즉, 말씀과 기도로 돌아가라는 본령으로 귀착한다.

기독교는 특별하다. 그러나 기발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기독교는 오로지 한가지 진리도디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주장하는 특별함을 가지지만, 지성을 자극하는 어떤 기발한 생각을 밀고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복사님 말마따나 기발한 것을 추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지치게 된다.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기도와 말씀으로!

신앙은 삶이다. 삶은 관계이다. 인생에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깊게하고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정신적 교감, 커뮤니티를 이루는 것이다. 또한 이해이다. 품어주는 너그러움이다. 그것은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화가 중요하다. 성경 속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기도로 나를 말하며, 또한 응답으로 그분께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렇다면, 6가지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기 위해 무엇을 다져야 할까? 어떤 것을 말미암을 힘으로 삼아야 할까? 또 그 얘기다. 말씀과 기도이다. 교회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주지되는 그 얘기. 그러나 과연 중요한 것은 쉽게 말해 '그대로 하는 것'이다. 순종하는 것. 행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백날 기도의 중요성을 설파하면 무엇 하는가? 1시간 기도하려면 온몸에 좀이 쑤신다. 작은 것 하나부터 순종하라. 그것이 열매 맺음의 초석이다. 계속해서 다짐하며 내 몸을 쳐서 복종시켜야 할 문제이다. 내 지식의 10%만이라도 순종으로 산다면, 얼마나 강력해져 있을까! 내 의지와 결단을 드리고, 성령의 능력을 구할 때에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리라. 내 안에는 답이 없다. 오직 성령의 도우심을 엎드려 구하고, 또 구하며, 언제까지든 엎드림의 꾸준함을 체득할 때 진정 영적인 강자가 되어갈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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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개정2판
모티머 J.애들러 외 지음 / 멘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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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책을 접하며 종종 가졌던 질문이다. 다독일까? 종류에 따라 읽는 법과 속도를 다르게 해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질문들은 책을 쥐고 읽어내려가는 동안에도 막연하게나마 수차례 떠올랐던 것들이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책이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이다. 기술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소리에 솔깃해서 들뜬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먼저 '왜 책을 읽을까?'라는 독서의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함으로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정보 습득, 흥미, 이해를 통한 사고확장 등의 중요한 목적들을 제시하며 보다 고차원적인 독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독서를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적극적인 독서는 첫째, 더 적극적으로 읽고 둘째, 읽는 행위를 보다 기술적으로 해야만 가능한 것. 굳이 비교한다면 전자는 마음가짐의 형태로서 비체계성을 띠고, 후자는 방법의 체계성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독서라는 행위가 수많은 세분된 행위로 이루어져 있고, 이 모든 행위가 이루어져야 훌륭한 독서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책을 통해 배우려는 의지와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적극적인 독서를 위한 첫번째 요소를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두번째 요소 즉, 보다 효율적인 독서를 위해 갖추어야 할 방법적 체계이다. 엄밀히 말해 독서기술이라 함은 이 방법적 체계를 가리키는 것이다.

어느 기술에도 단계와 발전성에 비추어 수준을 나눌 수 있듯, 독서에도 수준이 있다. 글자를 인지하고, 문단을 구별하는 등의 가장 기초적인 읽기 수준이 제 1수준, 체계적으로 책 전체를 훑어보는 '살펴보기'의 수준이 제 2수준, 세밀하게 책을 '분석하며 읽는' 제 3수준, 주제에 관련된 여려가지 책들을 함께 읽어나가는 '통합적으로 읽기'가 제 4수준이다. 이 네 가지 수준들은 상위 수준으로 올라감에따라 하위 수준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기초적인 읽기가 가능한 후에야 전체의 내용을 훑어볼 수가 있고, 숲을 본 후에 나무를 보듯 전체의 내용을 훑어보지 않고는 세세한 내용들을 분석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분석능력을 지니지 않고서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비교, 분석하는 통합적인 읽기는 불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독서의 수준은 '통합적인 읽기'의 수준이지만 왠만큼 책을 잘 읽는다는 사람도 제 3수준의 독서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이론을 완벽히 지켜가며 읽어가는 것은 실로 불가능하지만 그에 달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발전이 가능함은 자명하기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제 1수준은 초등교육을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달하는 수준이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보통 책을 집어들면 차례와 서문을 건너뛰고 싶은 유혹이 온다. 그러나 훌륭한 저자라면 차례와 서문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기에 그 두 가지 단계는 필히 밟아야 한다. 심지어 책 표지의 광고글까지도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음은, 주로 겉표지의 몇 안되는 문구가 그 책을 가장 정확하고 간명하게 요약한 것일 확률이 크다라는 점에 있다. 색인이나 각 장의 마지막 부분 역시 포인트가 드러날 확률이 높은 곳이니 빼놓지 않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색인을 살펴보는 작업이나 책 전체의 주요 부분들을 미리 훑어보는 과정을 무시한 채 시종을 꾸준히 읽어내렸던 내 습관은 잘못된 것이었다. 전체윤곽을 살피는 과정을 생략한 독서는, 지도없이 떠나는 여행 아니 모험이라 하면 비약일까?

이렇게 제 2수준의 읽기를 마치면 보다 자세히 책을 파헤치는 분석의 과정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무조건적 수용성에 던지는 비소이며, '저자와의 대화'라는 독서의 본질에 비추어 저자를 대함에 갖추어야 할 올바른 예의이다.

살펴보기의 과정을 통해 책의 종류, 주제와 윤곽을 알아냈다면 분석하기의 과정에서는 책의 내용을 해석하고 비평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독자 스스로 구축해야 할 '그래서?'라는 질문에 도달할 수 있다.
해석에 있어 먼저 되어야 할 것은,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 개념을 분명히 파악해야만 세세한 내용을 논할 수 있음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 후에 가장 중요한 문장을 찾아가며 저자가 제시하는 주요 명제를 파악하고, 문장과 문단의 연관 속에서 저자의 논증을 찾아낸다. 여기서 이야기한 용어확립과 명제 및 논지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독자는 자연스레 살펴보기에서 알아냈던 주제에 대한 저자의 문제 해결 유무를 알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분석의 꽃, 비평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비평에 앞서 지성인으로서 지켜야 할 에티켓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책의 내용에 대한 충실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라든지, 공격적인 지적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드러내려는 사람, 근거도 없이 지식의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견해를 이야기하는 비평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훌륭한 비평가라면 최소한 그 책에 대한 완전한 이해와 해석없이는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공격적인 논조보다는 조리있게 조곤조곤 자신의 논지를 피력할 것이고, 편견과 이해에 휩쓸리지 않는 중립을 지키면서 견해보다는 지식의 차원에서 근거를 가지고 비평할 것이다.

비평. 그것에도 기본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가장 간단히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주제에 대한 저자의 관련지식 부족, 그리고 주제에 관한 내용 진술에 있어 저자의 지식오류 즉, 저자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한 비평, 논지전개에 있어서의 오류, 마지막으로 저자가 분석한 내용이나 설명이 불완전한 부분에 대한 비평이 그것이다.

위 네가지를 기준한 비평이 이뤄지면 그것을 토대로 최종적인 질문인 '그래서?'에 도달한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저자와 이야기하며 결론짓는 독자의 생각이요, 보다 적극적인 지식이다. 이 질문은 독자의 태도, 심지어 주제에 대한 이해로 말미암은 독자의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써 실로 굉장한 효과가 나타나는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최종적 질문에 대한 답은 책을 해석하고 비평하는 과정을 통해 얻어진 생각들의 정리이므로, 그리 어려운 과정은 아니다.

이것으로 독서의 제 3수준이 끝났고, 저자는 분야별 독서법을 간략히 전한다. 또한 이 부분은 제 4수준과의 교두보가 되는데, 그 이유는 후에 이야기 하겠다. 실용 서적, 문학 서적(소설,희곡,시), 역사 서적, 과학서적과 수학서적, 철학 서적, 마지막으로 사회과학 서적을 읽는 방법과 팁들을 이야기 하는데, 책의 분야별로 실로 다양한 독서법들이 즐비했다. 서로 연관하면서도 종류별 특징에 따른 다름을 가졌다. 그러나 일부 종류에 대한 독서법은 내용이 미흡해 아쉬웠다. 자, 독서의 '기술'인 '수준별 독서법'에 대한 흐름을 위해 본 내용에 대한 고찰은 이쯤 해 두겠다. 여기서, 앞서 이야기했던 이 부분과 제 4수준과의 연계성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겠다. 그것은 이 부분의 끝에 등장한 사회과학 문헌 읽기와 관련이 있다. 사회과학을 읽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특정한 저자나 책'보다는 '특정한 문제'에 눈을 두기 때문에 한 권을 읽는 것보다 여러 권을 읽어야 할 필요성이 훨씬 크다. 사회과학은 통합적으로 읽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마지막에 다루었고, 이것이 앞서 말한 연계성을 가리킨다.

책 읽기의 궁극의 수준인 '통합적인 읽기'. 이것은 1~3의 하위 수준의 독서법의 단계를 거쳐야 도전할 수 있는 최고의 독서과정이다. 하위 수준을 포함한다는 의미이다. 이 수준의 읽기를 위해서 일단 주제와 관련된 '책 목록'을 갖추어야 한다. 이 때 유용히 쓰이는 것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살펴보기'이다. 살펴보기를 통해 수많은 책들 속에 감춰진 보화들을 색출해내고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통합적인 읽기를 위해 어떤 순서와 단계를 밟아야 할까?

먼저 주제와 관련된 문단을 찾는 것이다. 통합적인 읽기에서 중요한 것은 독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지 그 책이 아니라는 점을 의식한다면, 책 한권 한권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루는 주제에 관계없이 즉, 저자가 그 책을 쓴 목적과 거리가 멀 지도 모르는 관계에서 그 책이 어떻게 유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이렇게 독자가 주인이 되어 능동적으로 과정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독자는, 제 3수준인 분석하며 읽기에서 거쳤던 '용어확립'과정 역시,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독자가 중요 단어를 선정하고 거꾸로 저자로 하여금 그에 맞.추.도.록. 하는 것이다. 여러 권의 책들을 함께 읽어 나아가려면 각 저자들이 사용한 용어를 정확하면서도 공통성을 띠는 독자의 용어로 번역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독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문을 명확히 해야한다. 바꾸어 말하면, 독자 스스로 중립적인 명제들을 설정하여 알고 싶은 문제에 관한 질문의 틀을 만들고, 저자들로 하여금 각각 답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질문이 명확해졌다면, 쟁점들이 분명하게 엮어질 수 있도록 규정짓는 일이 필요하다. 여러 저자들이 그 질문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답할 수도 있고, 이렇게 저렇게 다양한 답을 내놓을 수도 있다.

이제 마지막 단계로서, 논의 내용을 분석하면 된다. 위 네 단계에서는 제 3수준인 분석하며 읽기의 처음 두 가지 원칙처럼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분석하며 읽을 때는, '맞는 이야기인가?', '그래서?'라는 두 가지 질문이 남아있는 것처럼 통합적으로 읽을 때도, 다루는 내용에 대한 내용 질문에 답하는 일이 남아있다. 이것 역시 객관성을 지키며 철저하게 분석하고 자신의 이해를 구축하면 된다.

이렇게해서 통합적인 읽기라는 최고 수준의 독서법까지 간략히 살펴보았다. 되도록 간략히 줄여보려는 노력탓에, 덧붙여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여럿 있었지만 생략되었다. 책을 통해 얻어야 할 것들이다. 친절한 저자는 부록으로 독서능력 향상을 위한 책들을 추천한다. 최소한 인증된 책들을 선별해 놓아 유익하다. 게다가 본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을 토대로 연습해 볼 수 있는 테스트들을 실어놓았다.
나는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도, 책에서 얻어지는 주요 단계들과 과정들을 떠올리며 그 과정들을 따라 이 책을 읽으려 노력했다. 가령, 살펴보기의 경우처럼 책의 겉표지를 살펴보고, 차례를 다시 보았으며, 색인과 각 장의 마지막 부분을 살폈다. 대단히 유익했다. 단지 책에 대한 찬사만을 늘어놓는 것은 보기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깊은 통찰을 담은 본 책의 내용 대부분이 내게 필요했기에 저자의 논리정연한 주장과 설득에 공감하고 찬성한다. 분석능력이 부족하여 이 책을 제대로 비평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나의 능력내에서 본 이 책은, 독서의 기술에 대한 저자의 논지와 주제에 걸맞는 구성과 논리를 담고 있었다.

이런 거대한 책을 만나 즐거웠다. 이런 경험은 흔치않다. 이 책, 보고 또 봐야 할 명저임에 틀림없다. 어떤 일이든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의문이 생길 때 필요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책 읽기의 기본에 해당하는 요소들을 쉽고 논리정연하게 설파하는 이 책은 내 독서 생활의 나침반이 되었다. 2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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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머 J.애들러 / 찰스 반 도렌 공저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원제:How to Read a Book)
멘토.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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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7-05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유익한 책인 것 같네요? 최근들어 독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님의 글을 보니 독서를 하는 것도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의문이 생길 때 필요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주 마음에 와 닿는 말입니다. 이 글 제 서재에 담아갑니다. ^-^

장성엽 2011-08-06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가 유용했다니 감사하네요 ^^
 
꿈꾸는 자가 알아야 할 21가지 믿음의 법칙
강준민 지음 / 두란노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꿈꾸는 자가 알아야 할 21가지 믿음의 법칙 2004.6.

저자 : 강준민
출판 : 두란노
451페이지, 12,000원

처음으로 접하게 된 강준민 목사님의 책. 엄마에게로부터 선물 받은 두꺼운 책의 첫 장에는 ‘장성엽 님께’ 라는 말과, 주시는 말씀 ‘히 11:6’, 그리고 서명이 들어있었다. 선물의 가치와 저자의 손을 탔다는 괜한 들뜸에 책장을 펴는 마음이 즐거웠다.

서문에서 밝히듯 이 책의 목적은 꿈을 성취한 사람들을 통해 배운 진리를 나누기 위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성취하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적인 주제 21가지를 제시한다. 저자가 말씀과 삶을 통해 얻은 통찰을 성경에 기준하여 나누게 되는데, 읽어나갈수록 스물 한 가지의 믿음의 법칙들 한 가지 한 가지가 단지 머리 한 구석에 괴어있는 것을 나열해낸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앞서 말했듯, 실천적인 주제라 함은, 그것을 생활에 그대로 적용시키고, 또한 반복함으로써 그 주제로 하여금 존재가 되게 할 정도의 프로페셔널함을 이룰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원래 지식이라는 것이 정보(information) 즉, 우리네 삶에 효력을 가져오게 할 때 진정 가치가 있다는 점과 일맥일 것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책의 내용에 대한 사고와 병행하여 ‘지식의 실천성’이라는 주제에 대한 생각 역시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각각의 21가지 믿음의 법칙들이 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머릿속에서 ‘지식의 실천성’이라는 주제와 연결되는 주제가 있었으니 바로 ‘책의 어려움’이다. 다소 막연한가?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어쩌면 두 가지 주제는 같은 것이다. ‘책의 어려움’이란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생각에 대한 것이다. 특히 실용서적 중 신앙서적의 경우 단순히 논리전개로부터 얻어진 내용이 아닌 체득된 지혜를 나누는 경우가 많은데, 이 체득된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드는 데에의 어려움이 그것이다. 첫째로는 그 지혜와 오래 이야기하며 자신의 생각과 결부해 또 다른 신선한 지혜를 창조해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 둘째로는 저자와의 대화의 결과로 일궈진 새로운 지혜를 내 삶에 녹여내야 하는 무던한 노력에의 어려움이다.(확신이 있어도 무너지고는 하는 존재가 인간이니까) 그러나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유익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서 차마 도전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한 가지 한 가지의 법칙도 소화하기 힘든데, 21가지 믿음의 법칙이라니! 이 방대한 분량을 내 삶으로 삼을 생각을 하니, 아무리 이상이라 해도 너무 높게만 보였다. 아아, 순종함이 필요하고 단순함도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도로 능력을 받아가며 하나씩 이뤄갈 때 칭찬받는 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씨가 소중하다. 작은 것부터 해내자. 한 걸음이 중요하지 않은가. 저자는 모든 일들이 생각으로부터 연유되는 결과라고 말한다.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 생각.

이처럼 어마어마한 책을 만나게 될 줄이야.
음.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느끼게 된 데에 대한 사족을 하나 덧붙이자면, 요즘 읽고 있는 애들러의 ‘How to read a Book’의 영향도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분석적인 읽기와 한 단계 나아간 통합적인 읽기에 사용되는 사고의 에너지, 그 노력은 참... 수양을 한참 쌓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 놈의 책 한 권이 사람 뇌를 쿡쿡 찌르며 불 지피는 꼴이란. 자자, 거두절미하고. 한 가지 얻은 득. 어쩌면 예전에 가졌던 약점 다시 말해, 막연히 지식을 훑는 건방진 태도로 책을 대했다면 결코 얻을 수 없었던 책에 대한 통찰, 저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성숙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이것으로 이번 책에서는 조금 더 독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어마어마한 책으로 도전받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단, 읽는다고 모두 다 도전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생각이 중요하다.

21가지 믿음의 법칙들이 점차 나의 생각이 되고, 행동으로, 습관으로, 성품으로, 운명으로 커나가기를.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 법칙들 앞에서도 소망을 둘 수 있음은 초월적인 역사로 능력을 보이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며, 오로지 은혜로 이 모든 것들이 이루어 질 것임에 놀라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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