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힘들고 어렵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또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도 외로울 때가 있다. 그런 때 삶의 희망을 주고 웃음과 감동을 주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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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영한대역
미치 앨봄 지음, 강주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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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 15일에 저장
절판
루게릭병에 걸린 노교수 모리와 그의 제자이자 저자인 미치 앨 봄의 따뜻한 이야기... 죽음을 앞둔 모리교수의 죽음에 임하는 자세와 그의 아포리즘이 눈물과 함께 감동으로 다가온다. 어떻게사느냐와 함꼐 어떻게 죽느냐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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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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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오늘이 내 생에 마지막 하루라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등 마지막 하루에 관련된 책들을 읽어서 그런지 <단 하루만 더>라는 제목만 봤을 때는 별로 끌리지 않았다.

 그런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의 저자라는 것에 끌려 읽게 됐다.

"미치 앨봄"의 책을 아직 접해보진 못했지만 실망하지 않을 것 같은 기대심리 때문에...

 

  주인공 찰리는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이혼가정에서 자란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상냥하고 이목을 끄는 엄마, 그리고 몇 살 아래 동생 이렇게 4명이서 산다. 그러다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게 된다. 그이후 주위 사람들은 찰리와 동생을 다른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게 싫었던 찰리는 엄마에게 반항하기도 하고 힘들게 한다.

  중요한 가족모임 중에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야구를 하러 간 사이 엄마는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떠난다. 전직 야구선수였던 찰리는 그후 알콜에 빠져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버림받고 딸 마리아의 결혼식에도 초대받지 못한다.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던 찰리는 자신이 자랐던 고향으로 가서 죽기를 결심하고 고향으로 차를 몰고 간다. 그러다 트럭과 충돌해 의식을 잃는다.

  교통사고 후 아픈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간다. 집에는 8년 전에 돌아가신 엄마가 있다. 아무 변화도 없는듯 엄마는 찰리를 예전처럼 부른다.

  다시는 함께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엄마와 함께한 하루...

3명의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찰리 자신이 알지 못했던 감춰진 이면(왜 엄마가 이혼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지나온 삶들을 후회한다.

 

  이 책은 액자식 구성으로 책 속에 저자를 내세워서 주인공 찰리의 삶을 들려 주듯이 전개한다. "내가 엄마편을 들어주지 않은 날"이나 "엄마가 내 편을 들어준 날"등을 일기형식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편지쓰기를 좋아했던 엄마가 찰리에게 줬던 쪽지와 메모, 편지들도 곳곳에 들어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머니라는 존재는 굉장히 크게 다가온다.찰리가 엄마에게 왜 재혼하지 않고, 세상을 즐기지 않았냐고 물었을 때 엄마인 포지는 자신은 엄마일 때가 가장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말한다.

  <단 하루만 더>는 주인공의 성장소설 형식을 띠면서, 이혼가정에서 자라면서 겪게되는 여러가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겪는 여러 갈등과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거기에다 모성애와 부모의 한없는 내리사랑을 보여준다.

그와 더불어 가족과의 사랑과 희생, 용서 등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무심코 하는 수많은 상처들과 아픔에 대해서도...

 

  저자는 전작들도 그렇지만 죽음과 관련된 소재를 주로 다룬다.

그렇다고 그 내용들이 절망적이거나 암울하지는 않다.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했던 사람의 죽음이나 그 사람들을 만나고 난 후에 삶의 변화된 모습들을 그린다. 이 책에서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던 찰리가 엄마를 만나 후에 다른 삶을 살게되는 것을 그린다.

  "누군가를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에게 살아 있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지금은 세상에 안 계실지라도 마음에서 잊혀지지 않는다면 영원히 살아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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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영한대역
미치 앨봄 지음, 강주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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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루게릭 병에 걸린 어느 노교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만 알고 있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워낙 유명한 책이었는데 아직 읽지 못해서 "미치 앨봄"의 신간 <단 하루만 더>를 사면서 이 책도 함께 샀다.

 

  어느 날 우연히 "테드 코펠"하는 <나이트 라인>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루게릭병에 걸린 모리 교수님을 보게된다. 그래서 대학 졸업 때 찾아뵙기로 하고 15년동안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위해 모리 교수님을 만나러 간다.  미치는 학창시절에 열정적이고 활동적이셨던 모리교수님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어 놀란다. 하지만 병색이 짙은 겉모습과는 달리 마음은 여전히 열정적이시고 행복으로 넘쳐 보인다.

모리교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알고 서서히 준비한다. 미치와 모리교수님과 매주 화요일날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래서 첫번째 화요일부터 모리교수님과 마지막 화요일까지 매주 한가지 주제를 정해서 수업을 한다. 결혼, 문화, 돈과 감정, 가족, 용서, 나이드는 두려움, 사랑의 지속 등 평소 미치가 궁금해 했던 10여가지의 것들에 대해...

처음에는 허리 아랫부분만 움직일 수 없었지만 점점 더 근육마비가 위로 올라오면서 마지막에는 손을 쓰기조차 힘들어 진다. 모리 교수님과의 마지막 만남에서는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죽은 것"이라는 교수님의 이전 말이 기억이 나서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예감한다.  모리교수님은 "어떻게 죽어야 할 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배우게 된다"라고 이야기 하시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떠난다.

 

  이 책은 "모리 슈워츠"라는 루게릭 병을 앓다가 죽은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그가 아들처럼 아끼는 제자 "미치 앨봄"이 쓴 글이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스티븐 호킹"박사가 걸린 병이기도한 루게릭병이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루게릭병은 이 병을을 앓았던 야구선수 "루게릭"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정확한 병명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으로 근육이 마비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몸은 굳어가는데 반해 감각신경은 이상이 없어, 고통이나 통증도 느끼고, 정신도 멀쩡하기 때문에 환자 자신에게는 더 힘든 병이라고 한다. 이렇듯 육체적 고통과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리교수님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죽음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모습에 주위사람들이 감동을 받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했던 동료나 친구들, 가족들까지 떠나보내게 된다.  죽음이라는 것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면서 깊이 있게 생각해보거나 준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모리는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하면서 죽음에 대한 준비도 해야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는 "어떻게 죽어야 할 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배우게 된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죽음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킨다.

 

  앙상한 뼈만 남은 모리를 보면서 얼마 전에 아흔 한살을 사시고 가신 외할아버지가 떠올랐다. 몇년 간의 병환으로 인해 앙상하게 뼈만 남으셨던 할아버지... 그러나 언제나 웃으시고 우리를 걱정하셨던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오던 날... 좀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잘해드리지 못해서... 어쩌면 모리가 죽을 때 더 눈물이 흘렀는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가졌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자네가 가꾼 모든 사랑이 거기 그 안에 그대로 있고, 모든 기억이 여전히 거기 고스란히 남아 있네. 자네는 계속 살아있을 수 있어. 자네가 여기 있는동안 만지고 보듬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내"라는 노교수의 말씀처럼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는 마음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살아계실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도 화요일이었다. 어쩌다 가끔씩 화요일이 되면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모리교수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모리교수의 아포리즘과 함께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이 겹쳐진다.

우리는 살면서 모리 같이 멋진 스승을 한번쯤은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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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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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하면 떠오르는 것은 올 곧고 바른정신의 소유자, 재물이나 관직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 초야에서 후대를 양성하는 사람, 안빈낙도의 삶을 사는...

다른 이미지로는 딸깍발이(남산골 샌님), 책만 읽는 사람, 타협하기 힘든 고루한 정신의 소유자, 고지식하고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오늘날에는 고리타분하고 타협할 줄 모르는 꽉 막힌 사람이나, 얌전하고 현실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선비는 기존의 틀에 박히고 고리타분한 존재가 아닌 현실 속에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들의 일상생활과 함께 글과 그림을 함께 보여준다. 당 시대의 일상들과 모습들이 느껴지고 따뜻하게 전해진다. 이 책을 통해서 온화한 스승처럼, 선배처럼, 때론 친구처럼 다가온다.

 

  이 책은 인생과 내면, 취미와 열정, 글과 영혼, 공부와 서책으로 크게 4단락으로 나뉘어 있다.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애도하는 자만시나 자찬묘지명을 보면, 자신의 죽음을 타인의 시선처럼 그린다. 그들의 삶의 지혜와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건강하고 즐거운 삶에서 팔여거사(8가지 넉넉한 것)와 팔여팔부족을 보면서는 '본래무일물'을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떠올랐다.

  과거급제를 하고도 벼슬길이 순탄치 않았던 자신에게 보내는 "이규보"의 <이춘경>을 보면서 참으로 독특하면서도 기발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힘들고 지칠 때 이규보처럼 하나님이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한번 써봐야겠다.

 

  취미와 열정 이야기에서는...

  책을 좋아하고 수집이나 간수, 보관에도 뛰어난 이하곤을 보면서 얼마전에 읽은 <애서광 이야기>가 떠올랐다. 시대를 막론하고 책을 좋아하고 책을 즐겨읽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진다.

  윤춘년의 <문단>에 들어있는 "독서십법"은 원호문(금나라)의 <시문자경>에 있는 글이라고 한다.

그 독서십법을 읽으면서 내가 실행하고 있는 독서법도 있지만, 따라해보고 싶은 것도 몇가지 있었다. 문필과 음의, 찬언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독서법은 하나같이 기록을 강조하면서, 책을 팽개쳐 두지 말고 정보로 활용하라고 이야기 한다. 사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난다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나 역시 예전에는 책을 완독했다는 것에만 치중했던 것 같다. 책을 읽었으면 그에 대한 느낌이나 인상깊은 구절들을 기록해 놓으므로서 비로소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보다 서평을 쓰고 정리하는 것이 두배로 힘들기는 하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이나 기억력, 조리있게 말하고, 창조적인 여러면에서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된다.

 

  이덕무는 조선시대 나온책 중에 꼭 읽어야 할 책 3권을 뽑는데...

이이의 <성학집요>와 허준의 <동의보감>, 그리고 유형원의 <반계수록>을 꼽는다. 거기에다 이만운의 <문헌비고>를 집어 넣기도 한다.  이 책들은 한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포괄적 교양과 실제 지식을 주는 대표저서이다. 이 책들이 명저라고 해서 많이 신분을 막론하고 고루 읽혀졌을까?

명저와 베스트셀러는 다르다. 현재도 작품성이 있다고 해서 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듯...

저자는 이중환의 <택리지>와 홍만종의 <소화시평>, 그리고 <춘향전>을 조선시대의 베스트셀러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나오는 7권의 책 중에 읽은 책이 <춘향전>과 <동의보감> 딱 2권이다. 엄밀히 말하면 <동의보감>도 읽은 것이 아니니 결국은 1권이다. 한세기 전의 명저들도 읽지 않았으면서 어찌 책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가?! 기회가 되면 조선시대 명저들을 꼭 읽어봐야겠다.

 

  작년에 읽었던 <미쳐야 미친다>비슷한 느낌의 책이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나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다. <선비답게 산다는 것>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면, 글과 잘 어울리면서 책 내용을 잘 압축해 놓은 듯하다.

300여 페이지의 다소 많은 분량이라 어찌보면 딱딱하고 지루해 보일 것 같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중간중간 시와 그림과 글이 함께 있어서 더 즐거운 독서가 됐다. 그들과 좀 더 깊게 만나지 못한 게 아쉽다.

 

  이런 책을읽으면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에 "이이"나 "이황"같은 당대 뛰어난 인물이 과연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도 있을까?!라는 생각...

후대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사람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기록할 지 자못 궁금해진다.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의 대부분이 아는 것을 실천하는 삶과, 남을 배려하고 긍정적인 삶에 대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미 이런 삶을 생활속에서 이미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한권으로는 다 알수 없지만... 선비답게 산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확고히하고 옳은 길 정도를 가고, 남을배려하는 마음가짐과 긍정적인 생각, 때론 힘들고 어렵고. 엄청난 자기 수양도 필요할 것이다. 선비로운 삶은 왠지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의 선비가 아닌 지금 현 시대의 선비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

나는 과연 선비답게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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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5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화 - 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지혜의 울림
박완서.이해인.이인호.방혜자 지음 / 샘터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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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박완서, 이해인, 방혜자, 이인호 이렇게 4명의 지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시대의 여성으로서도 자신의 분야에서도 한 획을 그엇다고 할 수 있는 4명의 거성을 만났다.

이 책은 박완서 작가와 이해인 수녀, 방혜자 화가와 이인호 교수 이렇게 4분의 에세이집이다. 그들이 만나게 된 배경과 그들의 삶의 철학이 들어있다.

'슬픔으로 씻기고 사랑으로 비우다'와 '시대의 거울 속에 영원의 빛을 담다'라는 2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먼저 이해인수녀와 박완서 작가의 삶을 엿보자.

그들은 1980년대 후반 박완서 작가의 남편이 암으로 투병하고 죽은 뒤 얼마 안되어 아들마져 세상을 떠나 굉장히 힘든 시기에 이해인 수녀를 만나게 된다. 슬픔을 같이 나누고 박작가가 수녀님이 계신 수녀원에 기거를 하면서 더 친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그 이후 더 큰 믿음과 신뢰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박완서 작가는 살아남은 자의 미안함으로 먼저 떠난 자들을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글쓰는 모티브가 박작가는 "전쟁"에 있었다면, 이해인수녀는 "사랑"에 있었다. 

  외모와 겉모습을 중시하는 사회를 걱정하면서 아름다운 기부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신양에 대해서 도 이야기 하면서 불고나 기독교, 다른 여러 종교들도 근본은 사랑과 배려라고 하면서, 배타적인 종교관보다는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사랑하라고 하면서 박완서 작가는 사랑예찬론을 펼친다. 이성간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이웃에 대한 사랑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생의 여러가지를 이야기하면서 박완서작가는 작가로서의 어렵고 힘든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해인 수녀는 신앙인으로서 어렵고 힘들었던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본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편안함과 서로를 위한 배려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 다는 아니다. 언론이나 사회에 비춰지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대화를 통해서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과 인간적인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시대의 거울속에 영원히 빛을 담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방혜자 화가와 이인호 .

이들은 일제시대와 6.25를 겪고, 해외 유학파라는 공통점으로 이야기 속에 쉽게 빠져들었다.

그들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외국유학하기 힘든 어려운 시대의 여성이었지만, 비교적 개방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외국유학을 하게된다. 프랑스 유학을 한 방혜자, 미국 유학에서 러시아 전공을 하게된 이인호. 그들은 약소국의 설움과 문화적 차이로 어려운 유학생활을 하게된다. 외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예전에는 관심이 없거나 몰랐었던 고국의 여러가지를 익히고 알게 된다. 역사와 문화 여러가지를 외국에 알리고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키운다. 고국에 있을 때는 주관적이었던 역사적 시선이나 생각들을 외국에 있으면서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된다.

또 동서양이 많이 비교되는 여성의 사회진출 문제라든지 여권 신장에 대해 논한다.

이인호 교수가 최초 여성대사가 됐을 때와 러시아 대사로 갔을 때 일을 회상하면서 여자였기에 겪었던 사회적 편견과 도움이 되었던 것을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요즘은 예전에 비해 여권이 많이 신장되었다고 말한다.

방혜자님의 조부님이 하셨던 "인간의 근본은 동서고금 다 같다. 다만 관습이나 제도가 다를 뿐이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읽고 있는데 그들의 대화와 함께 사진까지 실려서 그런지, 내가 투명인간이 되어서 이들이 대화하는 자리에 함께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자신이 걸어온 길과 그들의 일에 대한 열정을 그려낸다. 평범한 이땅의 어머니로서, 언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여성으로서 살아온 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또 우리가 겪지 못한(일제시대, 6.25) 삶을 산 세대로, 인생의 선배, 성공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삶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그들이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겪었던 사회적 편견과 여러가지 어려움과 고통, 슬픔과 인내의 삶 등이 펼쳐지고 살아가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짧은 에세이 한권으로 그들의 삶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그들의 삶과 인생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의 저자이자 이 시대 어머니상을 대표하는 작가 박완서...

사랑하고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휴머니스트이자 한국의 마더 테레사 수녀 이해인...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지만 고국사랑과 함께 멋진 삶을 살고 있는 화가 방혜자...

언제나 당당하고 용기있는 강인함을 닮고 싶은 역사학자 이인호...

이 네분의 대화는 어머니처럼 편안하고 부드럽고, 때로는 강단있고 용기있게 산 그들의 삶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다. 인생 참 값지고 멋있게 살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들이다.

  법정과 피천득, 김재순, 최인호님 이렇게 한시대를 대표하는 남성들로 만들어진 에세이집이 이미<대화>라는 책으로 나왔었다고 하는데... 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짧은 에세이집이지만 이 책 한권을 통해 바쁜일상을 살거나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고 희망을 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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