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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영한대역
미치 앨봄 지음, 강주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루게릭 병에 걸린 어느 노교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만 알고 있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워낙 유명한 책이었는데 아직 읽지 못해서 "미치 앨봄"의 신간 <단 하루만 더>를 사면서 이 책도 함께 샀다.
어느 날 우연히 "테드 코펠"하는 <나이트 라인>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루게릭병에 걸린 모리 교수님을 보게된다. 그래서 대학 졸업 때 찾아뵙기로 하고 15년동안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위해 모리 교수님을 만나러 간다. 미치는 학창시절에 열정적이고 활동적이셨던 모리교수님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어 놀란다. 하지만 병색이 짙은 겉모습과는 달리 마음은 여전히 열정적이시고 행복으로 넘쳐 보인다.
모리교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알고 서서히 준비한다. 미치와 모리교수님과 매주 화요일날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래서 첫번째 화요일부터 모리교수님과 마지막 화요일까지 매주 한가지 주제를 정해서 수업을 한다. 결혼, 문화, 돈과 감정, 가족, 용서, 나이드는 두려움, 사랑의 지속 등 평소 미치가 궁금해 했던 10여가지의 것들에 대해...
처음에는 허리 아랫부분만 움직일 수 없었지만 점점 더 근육마비가 위로 올라오면서 마지막에는 손을 쓰기조차 힘들어 진다. 모리 교수님과의 마지막 만남에서는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죽은 것"이라는 교수님의 이전 말이 기억이 나서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예감한다. 모리교수님은 "어떻게 죽어야 할 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배우게 된다"라고 이야기 하시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떠난다.
이 책은 "모리 슈워츠"라는 루게릭 병을 앓다가 죽은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그가 아들처럼 아끼는 제자 "미치 앨봄"이 쓴 글이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스티븐 호킹"박사가 걸린 병이기도한 루게릭병이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루게릭병은 이 병을을 앓았던 야구선수 "루게릭"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정확한 병명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으로 근육이 마비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몸은 굳어가는데 반해 감각신경은 이상이 없어, 고통이나 통증도 느끼고, 정신도 멀쩡하기 때문에 환자 자신에게는 더 힘든 병이라고 한다. 이렇듯 육체적 고통과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리교수님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죽음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모습에 주위사람들이 감동을 받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했던 동료나 친구들, 가족들까지 떠나보내게 된다. 죽음이라는 것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면서 깊이 있게 생각해보거나 준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모리는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하면서 죽음에 대한 준비도 해야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는 "어떻게 죽어야 할 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배우게 된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죽음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킨다.
앙상한 뼈만 남은 모리를 보면서 얼마 전에 아흔 한살을 사시고 가신 외할아버지가 떠올랐다. 몇년 간의 병환으로 인해 앙상하게 뼈만 남으셨던 할아버지... 그러나 언제나 웃으시고 우리를 걱정하셨던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오던 날... 좀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잘해드리지 못해서... 어쩌면 모리가 죽을 때 더 눈물이 흘렀는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가졌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자네가 가꾼 모든 사랑이 거기 그 안에 그대로 있고, 모든 기억이 여전히 거기 고스란히 남아 있네. 자네는 계속 살아있을 수 있어. 자네가 여기 있는동안 만지고 보듬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내"라는 노교수의 말씀처럼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는 마음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살아계실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도 화요일이었다. 어쩌다 가끔씩 화요일이 되면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모리교수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모리교수의 아포리즘과 함께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이 겹쳐진다.
우리는 살면서 모리 같이 멋진 스승을 한번쯤은 만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