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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만난 예술 교육 - 예술이 교육이다 ㅣ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총서 3
곽덕주.남인우.임미혜 지음 / 이안재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정규교육과정에서 예술관련 과목은 국영수 같은 필수 과목에 딸린 부수적인 과목으로 대우받아 왔다. 초등학교는 다르겠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더 그런 경향이 있기도 하다. 이 책에 나오는 서울문화재단의 관계자들은 예술교육에 관한 일을 하면서 예술교육에 관해서 선진국격인 유럽의
예술교육을 알아보기 위해서 핀란드, 스웨덴, 영국, 벨기에 4개국을 가서 그 나라의 예술교육기관을 방문해서 그들의 시스템과 교육철학을 견학해서
그 이야기로 이 책을 만들었다. 3명의 실무자들이 가서 각각이 그곳에서 견학한 기관에 대한 경험과 생각이 담겨있다.
가장 먼저 소개된 곳은
핀란드인데, 핀란드는 예술교육 뿐 아니라 교육에 관해서 선진국으로 유명한곳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핀란드식 공부법으로 알려지기도 했고,
우리나라와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지만 학생들 성취수준이 높기로 유명하기도 한 나라이다. 그런 나라의 예술교육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들이
선택한 교육기관은 헬싱키에 있는 아난딸로 아트센트이다. (Annantalo Arts Center)
아난딸로 아트 센트는 25년전 마리안느가
모든 아이들을 위한 예술교육을 목표로 헬싱키 시에서 지원해준 건물하나에 두세 명의 동료들과 함께 시작한게 최초였다. 그곳이 지금처럼 커져서
헬싱키 최고의 예술교육센터로 변모했는데, 헬싱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곳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정식 공교육은 아니지만 정부와 학교에서 지원을
받는 곳이기에 준공공기관 역할을 하고 실제로 헬싱키의 아이들 대부분이 이 곳의 무상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곳에 오는건
아이들과 부모들의 자유로 인해 오는것이다. 이곳의 핵심 아이디어는 <5*2프로그램>인데, 이건 한 주에 2시간씩 5주 동안 받는
수영교육에서 따 온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수영과목은 외국에서는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들은적 있는데 아마 핀란드도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이런
필수적인 과목인 수영처럼 예술교육도 생활에 필수적인 과목이라 생각하고 이런 프로그램을 생각해 내었다고 했다. 모든 아이들에게 예술체험을
해주겠다는 생각 그리고 민간이 아니라 학교와 연계시키겠다고 생각한 마리안느는 그녀의 이 단순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생각을 지키면서 지금은 이렇게
성공적인 센터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곳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마리안느의 실패하지 않는 경험이란 말이었다. 수학이든 과학이든
교육과정에서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실패와 성공으로 나뉠 수 밖에 없는데, 예술은 답이 없고, 실패하지 않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주관은 누가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교육을 받음으로써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의 미적체험과 그들이 받을 수 있는 기쁨과 더불어 창의성은
아이들에게 귀한 재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예술 전문가를 양성하는게 아니라 그 활동자체로 받을 수 있는 것에 의의를 둔다.
또 우리나라 예술교육과 다른 점이라면 교육가가 예술교육을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일하는 아티스트가 이곳의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실제로
일하는 이들이 교육함으로써 아이들의 경험을 더욱 넓혀주기도 하고, 예술가들은 이곳에서 그들의 예술을 하는데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서커스 시르쾨르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단순한 예술보다는 오락의 느낌이 강한 서커스지만 이 스튜디오를 방문하면 단순히
서커스가 오락이라는 느낌은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작년 11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워크숍을 가졌는데, 이 스튜디오는 기발한 서커스
예술교육방법을 보여줘다고 했다. 초보적인 동작뿐 만 아니라, 비교적 단순한 공놀이 저글링으로 수학원리를 이해시키는 흥미로운 교육방법도 소개시켜
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핀란드 아트센트처럼 이곳의 교육방법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고 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누군가와 똑같이 보여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영국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를 방문했는데, 이곳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에 주목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오페라는 쓰고 직접 그 과정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그들은 다양한 사람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것이다. 오페라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예술체험을 하던가, 혹은 오페라는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를 알 수 있게 안다는것 자체도 귀중한
예술경험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벨기에서는 ABC센터에 방문했다.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예술교육 기관인데 주요 목표는 아이들이 삶속에서 예술이
무엇인지 예술가는 어떻게 작업하는지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예술이 아이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독립적 존재로서
스스로 돌아 볼 수 있고, 스스로 그런 존재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요 쟁점이다. 이곳이 특이한점은 교육의 시작이 책이라는
점이었다. 책을 전시하고, 프로젝트의 주제가 정해지면 그것을 각 공간에 배치하고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하는데, 테마들은 다양한 장르의
것들이고, 이렇게 테마별로 꾸민 책 공간을 스튜디오라 불리고, 이 스튜디오의 테마는 정기적으로 재구성된다고 한다.또 이 공간에는 주제와 관계된
흥미로운 놀잇거리들이 함께 놓여있는데, 이렇게 아이들이 책과 함께 실제로 놓여져 있는 놀잇감을 통해 실제적으로 교육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예술교육의 선진국들을 교육현황을 보니 그 나라 아이들이 받을 자유로운 교육이 부럽기도 하고, 그들의 철학도 좋다고
생각되었지만, 이 모든것들이 사교육이 아니라 공교육의 차원에서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보면 아이들의
놀이교육에 쓰이는 돈은 상당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 예술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좀 더 부각되어서 이런 좋은 혜택을 받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