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법을 활용한 환경색채계획 미세움 아름다운 도시만들기 시리즈 1
요시다 신고 지음, 이석현 옮김 / 미세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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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색채감각 기본서!!

 

내가 그리고자 하는 마을을 좀 더 생생하게 하기 위한 팁을 얻고자 손에 잡힌 책.

미세움에서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 시리즈로 낸 그 첫 번째 책 [경관법을 활용한 환경색채계획]이다.

이 책, 생각보다 괜찮다. 번역된 한글이 군데 군데 어색해서(교정을 봐야할 듯한 곳이 아주 많아요~^^;;) 그렇지 저자 요시다 신고가 하고자 하는 말의 뉘앙스를 깊이 이해하는데는 충분하다. 도심디자인 영역에 중점을 두고 쓰여져 있기는 하지만 각 지역개발이나 지역경관 계획에 앞서 디자인. 조성하는 분들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이자 주제는 바로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색채감각’이다. 누구나 길을 걷다보면 무분별한 간판이나 꾸며놓은 색색의 패턴화시켜놓은 보도 블록과 펜스가 더 자연느낌을 덮어씌우고 가리는 경우를 봐 왔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각 건물간, 자연환경간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색채감부터 언급한다. 그리고 그것만 주의를 했어도 지역경관은 확 달라지고 그곳에 이야기, 역사가 생겨난다. 순백색의 본문표지는 그런 각 지역의 실사진 속의 색감을 잘 표현해 내어서 많은 참고가 된다. (그래서 다만 밤에 이 책을 보게 되면 불빛에 종이가 반사되므로 눈이 아파요.. 낮에 공부하세요^^)

 

그러한 자세한 예시들로 가장 크면서 기본적인 감각을 익히게 되었다.

이를테면, 움직이지 않는 자연의 색은 저채도 영역의 색을 지녔고, 살아 움직이는 생물은 밝은 고채도 영역을 지녔다는 것이다. ‘이 점만 유의해서 경관의 색채계획을 짜도 큰 틀을 벗어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가닥만 잡고 지역경관이나 건물들을 잘 살펴봐도 어지럽게 분산되고 미관을 해치는 색채감을 쉽게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이 점을 가장 크게 봐야할 주제라고 생각된다.

 

우리들의 눈을 끄는 투명도가 높은 색은 꽃과 나비와 같이 살아 있는 것들이 가지고 있다. 꽃과 나비의 아름다운 색도 죽음을 맞이하면 채도를 잃어 어느덧 저채도의 대지에 흡수되고 만다. 114쪽

 

자연은 움직이지 않는 거대한 면적을 차지하는 흙과 모래, 바위에 저채도 영역의 색을 주었다. 138쪽

변화하는 자연의 색채를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 159

 

이 풍부한 변화를 가져오는 수목의 배경이 되는 집의 외장 기조색은 변화하는 나뭇잎 색의 채도보다 낮게 설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160쪽

 

책 속에서의 예시가 아닌 나의 경우를 하나 예를 들겠다.

내가 나온 곳은 강원대학교다. 울창한 나무가 많아 사계절의 변화가, 아니 주마다의 변화까지도 경이롭게 관찰가능한 곳이 우리 학교다. 그런 크고 작은 나무들로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어 곳곳에 펼쳐진 건물들을 가리는 듯하면서도 넓고, 또 그 속에 아기자기한 맛을 더해주는 마력이 있다. 그런데 최근 한 종합복지건물 외벽을 고채도색인 새파란색과 흰색타일로 패턴화해서 새로이 단장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튀는 것이다. 그로써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에서 단연 튀는 건물은 그 건물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디자인한 분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ㅋ)

 

 

<외벽을 패턴화한 건물 옆모습>                               <정면모습>

 

마침.. 서평을 쓰려고 이 건물 사진을 찍으러 간날, 강대 조경학과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시회를 하고 있어서 관련 작품들을 보러 들어갔다. 그 중에서 이 책의 주제와 가장 많이 맞아 떨어지고 작품의도와 설명, 구현의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작품 하나를 담아봤다.

 

 <작품모습> 

통일되어 있지 않은 마을의 지붕색채를 전통기와 색채로 통일하려는 계획 및 전체 마을의 철제펜스를 루(樓) 설치로 전통적인 느낌과 자연소재로 대체, 도로도 기존의 아스팔트 포장로를 자연적 미사토와 강화재질, 자연백색 포장돌로 전환한다는 등의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 부분도 이 책의 말미에도 잠깐 언급이 되었었는데 지구의 기온을 높히는 아스팔트도로 보다 물의 흡수도 빠르고 높은 온도의 흡수에도 도움이 될 도로포장 언급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자연과의 동화나 조화로움을 가장 중점적으로 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이러한 기조들은 이 책이 가진 설명들을 가장 많이 담아내고 있는 마을 기획 구현모습이었다.

다른 작품들은 수많은 종의 나무들로 가로수를 꾸밀 기획과 이런저런 복잡 화려한 기조들이 많았는데, 실제 그 마을의 수종과 환경적 조건과 맞아 떨어질지 의문이 들었고 실현가능여부도 의심스러운 작품들도 많았다. 실험적인 내용도 많이 보였는데, 현재 읽고 있었던 책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색채감을 다룬 것이라 그런지 이 작품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관련 작품 사진을 올리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문제 있을시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지역경관 디자인이나 지역개발자 관련자, 건축가, 지역행정가 등등등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감각 익히기나 실제 현실에서 많이 응용하였으면 싶다. 기초적인 부분부터 아주 확실한 큰 틀까지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http://blog.naver.com/sshfanny/30033853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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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 참 나를 찾는 진정한 용기
파올라 마스트로콜라 지음, 윤수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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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어른들의 동화

“누구든지 태어날 때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것을 스스로 알 수 있단 말인가?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23쪽

 

이 세상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자신을 알아가려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지 않을까? 그리고 그건 지상 최대의 과제이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책 제목부터가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라고 말해버리니 이 얼마나 쉽고 간단한 대답인가 말이다. 이 말에 혹해서 읽기 시작했다.

 

우화적으로 그려놓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예쁜 일러스트에 각 목차의 제목도 참으로 예쁘고 따뜻하다.

따뜻한 가죽 슬리퍼, 생각하거나 일하거나, 긴 다리 마을, 성미 급한 행복, 바닷가에 사는 늑대....

첫 불시착(?)한 곳에서 처음 만난 대상을 엄마라 부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나서는 오리 이야기. 동화적인 느낌의 이 책과 가장 가까운 느낌의 책을 고르라면, 두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의 전개에 따라 상황을 이해하고 흡수하게 되는 [지구에서 처음 사랑을 발견한 이야기]와 귀엽게 닮아 있다. 오히려 그것보담 무겁게 현실속의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내긴 했지만 나름 경쾌하고 발랄하게 글이 전개된다.

 

귀여운 오리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사실, ‘자기’를 찾아 동반자라 할 수 있는 ‘반쪽’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 행복의 끝처럼 책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그게 다인가?’ 하고 묻다보니, 오리는 자신을 찾은 이후에 결혼에 골인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면서, 어찌보면 그도 다 필요없이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은,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봐 준 상대와 행복의 문으로 들어간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책 제목도 무시한채 나는 깔끔한, 확실한 대답을 또 요구 한게 아닐까 또 한 번 생각해 본다.

중간중간 전개과정에서 우화적으로 절묘하게 보여준 인간세계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이란 나는 도저히 또 미궁속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흘러가는 전개 속에 보여지는 요소 요소 박혀 있는 금맥들을 잘 끄집어 내다보면, 거기에 해답이 있는 것을, 기어코 확실하게 정리해서 듣고자 함이란....;;

 

어른이 된다는 건 슬퍼도 슬픈티를 안내고 모르겠는 세상관계들을 ‘아~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그 말이나 의미들을 아프지만 덤덤하게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자신도 그 무엇도 찾을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엉뚱했던 오리처럼, 하지만 자신을 찾고자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세상 밖을 관찰하고 시도하는 오리처럼 나도 나란 사람을 일러스트로 그려보고 싶다. 나의 하루하루와 나의 한달과, 나의 일년을 그렇게 그려나가다 보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나를 보지 않을까. 어차피, 행복과 의미는 그 속안에 다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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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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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 말아야 했을 맛!

 

미스터리 소설.

[식객]처럼 식욕을 돋우고 맛에 대한 묘사가 침을 흘리게 하고 글로 펼쳐진 그 공간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풍미가득한 서양요리 식탁으로 탈바꿈하게 만드는 글실력.

하지만 책 제목, [금단의 팬더]. 뭔가 넘지 말았어야 했을 금을 넘어버린 듯한 느낌이 오지 않는가. 그리고 또한 생뚱맞은 팬더의 등장!

표지그림을 잘 살펴보면 팬더는 양념이 쳐지는 대나무 요리를 먹고 있으나, 그 눈은 어느 곳을 바라보는지 알 수 없게 허공에 떠 있는 듯 싶다. 마치 머언 맛보지 못할 맛을 그리워 하는 양. 그리고 그 시선 끝에 가 보면 출렁이는 핏빛 와인잔과 ‘파테 드... ’ 하는 무슨 병이 보인다. 중요한 것 무슨 파테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갈색의 그 무엇. ‘파테 드....,’ 드 이하 무슨 말이 와야 그것이 무슨 파테인지 알 수 있는데 그 부분은 그림에서 잘려 있다.

그렇다. 이 모든걸 상상하면서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점을 그래서 서평 도입부터 말한 것이다.

 

다른 독자들도 이 책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서평을 올려주길 바란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이 책이 가지는 풍미를 좀 천천히 즐기길 바라기 때문이다.

상상하는 재미와 머릿속에 떠올리는 요리의 풍미가 섬뜩하게 그려지는 소설이기에 그렇다.

나는 책을 읽기에 앞서 책 표지(날개달린 표지)와 띠지를 전부 벗기고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도 모른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팬더가 들어가는 제목의 이유도 책의 중반부로 가기까지 알지 못했고 그 이훈 점점 더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 강력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인간에게는 궁금함을 못 참는 호기심의 욕구도 커서 아마도 읽다보면 책의 맨 뒷페이지를 얼른 읽어버리고 싶은 욕구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참고 처음부터 읽어주길 바란다. 아무 맛깔스럽게 묘사해놓은 서양요리를 충분히 즐기다가 메인 이야기를 즐기길 바래서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엄청 나 자신이 엽기스럽기까지 하다.(이만하면 이 책 내용의 섬뜩함이 예고가 잘 됬으려나?^^;) 프랑스어를 조금 아는 관계로 책 내용 중간 중간의 뉘앙스나 느낌을 잡아내는데 처음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나중에 이 책의 가장 절정이랄 수 있는 부분에선 그 감흥을 좀 떨어뜨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 주인공들의 심리가 점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상이 현실로 되어갈 때의 긴장감을 이미 잃게 된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이후 전개되는 일들은 또 상상치 못하게 인간이기에 가장 섬뜩하게 자행할 수 있는 부분까지 도달한다.

 

다 읽고 나서 책의 표지와 띠지를 찾아서 훑어보니, 이미 상상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을 담아놓았었다. 그걸 다 읽고나니 보이는 것이다. 물론 읽기 전에 꼼꼼이 훑어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미스터리 소설물은 아예 책에 관한 정보를 모르고 읽는 것이 더욱 스릴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 소설. 참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그려질 경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게 분명하다.

인간이 가지는 식욕, 아니 단순한 식욕이 아닌 미식을 즐기려는 욕구에서 오는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그 무서움이 어떤 금단의 영역을 넘게 되는지....

그 인간적인 부분을 섬세하게 표현해내지 않으면 자칫, 커다란 위험요소를 안은 작품으로, 또는 모방범죄를 일으킬 염려가 크다 하겠다. 인간이기에, 그래서 더욱 위험한. 한국에서도 아예 없었던 일도 아니기에. 더욱 위험한 소설이라고 하겠다.

 

자, 다들 한번 드셔보시길.... 금단의 미식속으로, 팬더가 넘어섰던 그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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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여 꿈을 노래하라 1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2
밀드레드 테일러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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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오랜만에 가슴을 울리는 소설책 한 권을 읽었다.

중학교 때 읽은 [세상의 모든 딸들]도 생각났다. 그보다 시대적 배경은 훨씬 후일지라도 오래된 이야기지만 원초적인 것을 담고, 또 성장이야기가 담겼다는 점에서 생각이 난 것일까?

소설을 읽으면 오래도록 기억을 못하는 편이지만, [세상의모든딸들]을 읽은 것도 십년도 훨씬 더 지난일이건만 그 책 먼저 떠오른 것은 그건, 그 만큼 잘 쓴 전개와 내용 때문이었다. 여자로 세상에 나와 딸로써 엄마에게, 자연에게 배움이 큰 여자아이의 성장드라마였다면, [대지여꿈을노래하라]는 유색인으로써 그것도 시대가 백인시대이며 엄연히 흑인, 백인의 차이가 서슬퍼렇던 당시를 지나는 남자아이의 성장드라마였다는 비교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이야기 전개면이나 글이 너무 좋았다.(살짝씩의 오타와 낯선 말투 문제만 빼면..^^;; 하지만 미묘한 말투차이에서 오는 긴장감 주기와 시대 상황 이해와 극의 전개에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세상의모든딸들]과 견주고 싶을 만큼.

 

이야기에 앞서 펼쳐놓은 주인공들의 설명은 자세히 읽지 않았다.

이런 장편이야기는 그 내용을 읽어 두면 미리 미리 이야기를 재촉하며 기다리거나 앞서 알아버려 이야기의 흥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난 아주 아주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미칠지경일때만 맨 뒷페이지를 먼저 읽는다. 아니면 보통 천천히 앞부터 읽어야 소설의 진미를 알 수 있다는 사람이기에.... 미리 알면 재미없어요~^^;;) 그래서 읽기 시작해서 바로 1권을 다 읽고 2권을 펼쳤다. 1권보다 두꺼운 2권, 주인공 폴 로건의 이야기는, 아니 폴 에드워드 로건의 삶의 파란만장함은 이때 절정에 달하며 전개된다. 리뷰이긴 하지만 소설은 읽는 재미이기에 줄거리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겠다.

 

이 책의 묘미는 복잡한 복선이나 기타 잔가지의 이야기가 없이 깔끔하다는 것이다. 오로지 폴 에드워드 로건의 시선 하나만으로도 흥미진진하게 주욱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간다. 하지만 결코 지루함이나 진부함도 없다. 처음엔 한참이나 시대가 지난(노예해방도 되었고 인종차별주의 부르짓지도 않는 이 시대)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가 진지하게 전해질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솔직히 들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읽을만하고 오히려 지금 더 읽혀야 하지 않나 싶은 결론까지 이르렀다. 먼 남의 나라 과거 이야기처럼만 보이는 이 소설이 말해주는 것엔 오히려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꿈을 갖고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할 청년층이 한번 읽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땅이라는 것. 꿈. 자신 스스로가 온전히 가진다는 소유의 개념.

이모든 걸 같이 나열만 해보면 마치 더럽고 추잡하게 이루기 위한 처절한 모험이 있을 듯 싶지만(과연 현재 대한민국에서 엄청난 땅부자들을 상상해 본다면 말이다. 백인들이 가지는 독식과 법도 원칙도 없는 평화라는 것을 모르는 그들만의 세계법칙이기에 얼핏보면 비슷하기도..;;) 그런 세상의 냉혹한 법칙을 몸소 대지에서 배우게 한 에드워드 로건가의 가슴찢기는 고통 뒤에 성장한 결과물이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인물됨은 하나 하나 감동이고 매력적으로 살아있다.

온전히 세상에 나가 현실에서 보고 깨치고 배움으로써, 자신의 땅을 갖고 지킴이 자신의 가족과 행복을 지킬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죽는 백인 아버지 에드워드 로건. 그 당시 백인으로써 그가 해낼 수 있는 최선의 아버지의 역할. 상상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흑인아내였던 폴 로건의 엄마. 그녀가 보인 아내로써의 역할과 엄마로써의 역할.

너무나도 그 당시 현실과 다른 삶을 살기에 어려웠을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색인 동생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함과 동시에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마음을 지닌 형 조지와 하몬드. 그리고 실수로 인해 상처를 서로 주고 받게 되는 친구이자 동갑형제 로버트.

같은 엄마의 피를 가진 유색인 누나 캐시 로건. 그녀의 헌신적인 가족애와 신의.

그 밖의 등장인물들도 다 개성있고 이야기 흐름을 지루하지 않게 잘 이끌어 주었다.

 

가족이라는 것과 시대에 맞서 온전히 자신 스스로가 헤쳐 나가고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감동적인 소설책. 자신의 것을 지키고 소유한다는 개념이 이렇게 아름답게 보여 주는 이야기는 이 근래에 이 소설이 처음이지 않나 싶다. (너무 뉴스기사만 읽어서일까. 우리 땅내각 의원님들이 땅을 너무 사랑해서(?) 많이 소유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요즘 나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도 묻고 싶다. 처절하게 지키고 싶은 가족들이 있는지, 만약 큰 땅을 가진 부모라면 처절하게 목숨걸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돌아오게 자녀를 강인하게 기를 수 있는지. 세상에 만연한 눈총과 따가운 시선에도 가족만의 둘레와 평화로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자신만의 강한 신념이 있는지. 또 자식으로써는 부모에게 무조건적 기댐은 없지 않은지. 모든 입장에서의 물음이 읽는 동안 계속되었다.

 

오랜만에 책다운 책을 발견한 듯한 기분도 든다. 가족과 함께 가족전부 자신이 살던 동네를 떠나 다른 동네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 거라고 전한 결혼한 친구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고, 남자친구에게도, 앞으로 조카가 중학생 정도가 되면 [세상의모든딸들]과 함께 같이 권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부모교육서 보다도 이 책 읽기를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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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인생철학
루화난 지음, 허유영 옮김 / 달과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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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인생철학

 

마음이 심란할 때 보통들 어떻게 보낼까?

참 여러가지 이유로 사람들을 찾고, 책을 보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쉬기도 하며, 시간을 보낼텐데...

나는 그 중에 한 방편이 책이었다.

무언가 힌트를 얻고자 할 때도 책이었고, 심심해도 책이었고, 더군다나 심란함의 극치일 때도 책이었는데...

요샌 그렇지가 않다. 책 마져도 잡히지 않고 뇌기능이나 생각함이 정지한 듯이 움직이고 부유하며 걸어다녔다.

스스로가 내려야 할 결정이고 방향잡기인데 친구와 이야기 나누고자, 해결점을 보고자 만나고 다니지만

누구나 복잡다단한 세계에서 맹추같이 생각없는 아이를 마냥 돌봐주기란 쉽지 않다.

이를테면 무한정 무기력한 아이의 우울포스가 전이된다고나 할까?

그걸 찌르르르 자꾸 흘려보내니 그 전류를 맞고픈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긍정이 좋고 밝음이 좋은건... 그걸 봄으로써 같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밝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친구들 눈에, 마음에 함께 해결할 수 없는, 결국 혼자 스스로의 마음 다스림이 문제이기에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성공, 행복, 사랑 등 내가 그토록 얻고자 한 그 모든것에 대한 유려한 통찰이 이 책 한 권에 가득했다.

 

내가 갖고 있는 편견 한 가지가 바로 "중국인의 글이나 책은 약간은 촌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런데 그 모습에서 결국 "아주 고도의 세련된 통찰력과 지혜가 나온다"는 점이다.

뭐랄까....

흠... 중국인 전체의 습성이 온통 진짜같은 가짜, 저렴, 많음.... 등등의 말로 대체되면서도

오히려 그건 세상의 모습과도 꼭 닮은 모습이랄까? 결국 우리네 속내, 본모습을 훤히 안다는 듯이 다 비추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렇다.

마치 그들 개개인의 진정성은 없어 보이면서도 그 모든건 바라보는 이들을 통해서 투영됨으로 그들이 보이는 느낌이다. 필력이 없어서 내 온전한 마음도 뭉뚱그려서밖에 표현이 안되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될까 겁은 나지만 왠지모를 그런 삶의 철학을 너나없이 가지고 사는게 중국인들인 듯 싶다.

 

책 몇 권으로... 게다가 이번 책 한 권의 서평으로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는 말이지만 그런 느낌을 다시 한번 갖게한 그런 책이었다. 푸근하고 넓은 할아버지 같은 마음씀씀이를 지니게 해주는 그런 책.

옹졸하거나 하나 하나 답답할 때 옆에서 얘기를 잘 나눠주는 그런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따로 따로도 두고 두고 필요한 페이지만 나중에 다시금 읽기에도 더 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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