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 참 나를 찾는 진정한 용기
파올라 마스트로콜라 지음, 윤수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귀여운, 어른들의 동화

“누구든지 태어날 때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것을 스스로 알 수 있단 말인가?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23쪽

 

이 세상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자신을 알아가려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지 않을까? 그리고 그건 지상 최대의 과제이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책 제목부터가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라고 말해버리니 이 얼마나 쉽고 간단한 대답인가 말이다. 이 말에 혹해서 읽기 시작했다.

 

우화적으로 그려놓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예쁜 일러스트에 각 목차의 제목도 참으로 예쁘고 따뜻하다.

따뜻한 가죽 슬리퍼, 생각하거나 일하거나, 긴 다리 마을, 성미 급한 행복, 바닷가에 사는 늑대....

첫 불시착(?)한 곳에서 처음 만난 대상을 엄마라 부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나서는 오리 이야기. 동화적인 느낌의 이 책과 가장 가까운 느낌의 책을 고르라면, 두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의 전개에 따라 상황을 이해하고 흡수하게 되는 [지구에서 처음 사랑을 발견한 이야기]와 귀엽게 닮아 있다. 오히려 그것보담 무겁게 현실속의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내긴 했지만 나름 경쾌하고 발랄하게 글이 전개된다.

 

귀여운 오리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사실, ‘자기’를 찾아 동반자라 할 수 있는 ‘반쪽’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 행복의 끝처럼 책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그게 다인가?’ 하고 묻다보니, 오리는 자신을 찾은 이후에 결혼에 골인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면서, 어찌보면 그도 다 필요없이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은,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봐 준 상대와 행복의 문으로 들어간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책 제목도 무시한채 나는 깔끔한, 확실한 대답을 또 요구 한게 아닐까 또 한 번 생각해 본다.

중간중간 전개과정에서 우화적으로 절묘하게 보여준 인간세계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이란 나는 도저히 또 미궁속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흘러가는 전개 속에 보여지는 요소 요소 박혀 있는 금맥들을 잘 끄집어 내다보면, 거기에 해답이 있는 것을, 기어코 확실하게 정리해서 듣고자 함이란....;;

 

어른이 된다는 건 슬퍼도 슬픈티를 안내고 모르겠는 세상관계들을 ‘아~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그 말이나 의미들을 아프지만 덤덤하게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자신도 그 무엇도 찾을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엉뚱했던 오리처럼, 하지만 자신을 찾고자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세상 밖을 관찰하고 시도하는 오리처럼 나도 나란 사람을 일러스트로 그려보고 싶다. 나의 하루하루와 나의 한달과, 나의 일년을 그렇게 그려나가다 보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나를 보지 않을까. 어차피, 행복과 의미는 그 속안에 다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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