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넘지 말아야 했을 맛!

 

미스터리 소설.

[식객]처럼 식욕을 돋우고 맛에 대한 묘사가 침을 흘리게 하고 글로 펼쳐진 그 공간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풍미가득한 서양요리 식탁으로 탈바꿈하게 만드는 글실력.

하지만 책 제목, [금단의 팬더]. 뭔가 넘지 말았어야 했을 금을 넘어버린 듯한 느낌이 오지 않는가. 그리고 또한 생뚱맞은 팬더의 등장!

표지그림을 잘 살펴보면 팬더는 양념이 쳐지는 대나무 요리를 먹고 있으나, 그 눈은 어느 곳을 바라보는지 알 수 없게 허공에 떠 있는 듯 싶다. 마치 머언 맛보지 못할 맛을 그리워 하는 양. 그리고 그 시선 끝에 가 보면 출렁이는 핏빛 와인잔과 ‘파테 드... ’ 하는 무슨 병이 보인다. 중요한 것 무슨 파테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갈색의 그 무엇. ‘파테 드....,’ 드 이하 무슨 말이 와야 그것이 무슨 파테인지 알 수 있는데 그 부분은 그림에서 잘려 있다.

그렇다. 이 모든걸 상상하면서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점을 그래서 서평 도입부터 말한 것이다.

 

다른 독자들도 이 책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서평을 올려주길 바란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이 책이 가지는 풍미를 좀 천천히 즐기길 바라기 때문이다.

상상하는 재미와 머릿속에 떠올리는 요리의 풍미가 섬뜩하게 그려지는 소설이기에 그렇다.

나는 책을 읽기에 앞서 책 표지(날개달린 표지)와 띠지를 전부 벗기고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도 모른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팬더가 들어가는 제목의 이유도 책의 중반부로 가기까지 알지 못했고 그 이훈 점점 더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 강력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인간에게는 궁금함을 못 참는 호기심의 욕구도 커서 아마도 읽다보면 책의 맨 뒷페이지를 얼른 읽어버리고 싶은 욕구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참고 처음부터 읽어주길 바란다. 아무 맛깔스럽게 묘사해놓은 서양요리를 충분히 즐기다가 메인 이야기를 즐기길 바래서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엄청 나 자신이 엽기스럽기까지 하다.(이만하면 이 책 내용의 섬뜩함이 예고가 잘 됬으려나?^^;) 프랑스어를 조금 아는 관계로 책 내용 중간 중간의 뉘앙스나 느낌을 잡아내는데 처음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나중에 이 책의 가장 절정이랄 수 있는 부분에선 그 감흥을 좀 떨어뜨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 주인공들의 심리가 점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상이 현실로 되어갈 때의 긴장감을 이미 잃게 된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이후 전개되는 일들은 또 상상치 못하게 인간이기에 가장 섬뜩하게 자행할 수 있는 부분까지 도달한다.

 

다 읽고 나서 책의 표지와 띠지를 찾아서 훑어보니, 이미 상상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을 담아놓았었다. 그걸 다 읽고나니 보이는 것이다. 물론 읽기 전에 꼼꼼이 훑어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미스터리 소설물은 아예 책에 관한 정보를 모르고 읽는 것이 더욱 스릴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 소설. 참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그려질 경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게 분명하다.

인간이 가지는 식욕, 아니 단순한 식욕이 아닌 미식을 즐기려는 욕구에서 오는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그 무서움이 어떤 금단의 영역을 넘게 되는지....

그 인간적인 부분을 섬세하게 표현해내지 않으면 자칫, 커다란 위험요소를 안은 작품으로, 또는 모방범죄를 일으킬 염려가 크다 하겠다. 인간이기에, 그래서 더욱 위험한. 한국에서도 아예 없었던 일도 아니기에. 더욱 위험한 소설이라고 하겠다.

 

자, 다들 한번 드셔보시길.... 금단의 미식속으로, 팬더가 넘어섰던 그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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