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양장)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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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 진정한 어른을 만나다.

 


빠른 흡입력으로 재석이의 일상이 휘리릭- 지나간다.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내려놓는 순간까지 3시간 동안 후루룩 읽혀지는 책. 까칠한 고딩 재석이의 고민과 삶, 전개속도도 그만큼 지루하지 않게 빠르게 해결된다. 얼짱 보담이와의 만남, 우연일까 싶지만 결코 우연임이 아닌 설정. 동화같은 설정, 드라마 같은 설정 또한 청소년들에게 재미있게 읽히게 될 것 같다.

 


나 또한 청소년기에 깊은 방황과 삶의 방향을 곧게 정해놓지 못해서인지 어른이 되어서도 아직 이렇다 할 삶의 방향을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 그럴 때 누구나가 어른(?), 무한한 멘토의 존재인 어른을 찾기 마련이다. 책에서 구하든, 실제 삶 속에 만나는 인물로서 멘토를 찾든. 아마도 재석에게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는 이 책에 등장하는 부라퀴 할아버지 일 듯.

 


어디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느라 한 참 서 있다보면 고딩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울 정도다. 침을 잇사이로 틱틱 끊임없이 뱉으며 입엔 걸레를 물었는지 나오는 소리들은 죄다 우리말로 옮기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아이들이 내뱉는 일상어가 참으로 까치르르한데, 이를 이젠 평범한 그네들의 문화인양, 그들의 말투인양 치부되고 마는 결론에 이를 땐 순간 섬뜩해진다. 어른의 임무는 그게 아닐진데.... 식물과 물에 좋은 말과 정서상의 기쁜 말을 들려주었을 때와 아닐 때 물의 결정이 다르고 식물이 반응하는 것조차 달라진다는데 그걸 그대로 사람에게도 견주어 본다면 필시 똑같은 결론이 나올텐데 그 문제를 이젠 단순 “그네들의 평벙한 일상의 단어다”라고 결론 지을 수 있을까. 신조어쯤 된다는 식의 생각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부라퀴 할아버지는 재석이가 반하게 되는 보담이의 할아버지다. 또한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으로 자신이 몸소 강인한 의지(의수, 의족을 낀 장애인 노인은 필시 고정욱 작가를 투영한 어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굳이 그 장애를 언급하지 않아도 대단한 의지와 사고를 지닌 노인이다.)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을 교화시키고 깨닫게 하는 매력을 지닌 노인인 것이다. 그래서 평정심으로 조용히 그저 그 자리에서 묵묵히 행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삶으로써 보여주기도 하고, 실제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자 쓴소리도 쿨하며 강하게 언지할 수 있는 어른인 것이다. 그리고 보담이는 재석에게 있어서 가장 큰 어르신인 부라퀴 할아버지의 손녀로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지게 하는데 큰 공로를 세우는 아이다. 이 아이 또한 부라퀴 할아버지의 성품으로 인해 변화되었고, 그가 변화되며 읽은 책 이야기로 까칠한 재석이도 삶에 목표를 갖고 꿈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요즘, 까칠한 아이들은 많지만, 미래를 위해, ‘꿈’이라는 단어를 꿈조차 꾸지 않는 청소년들은 많지 않은 듯. 비단, 청소년들만이 아닌, 청년층까지도 위태위태한 걸음을 걷고 있는 듯 한데, 어른을 만나보고 싶다면 까칠한 재석이를 사라지게 한 부라퀴 할아버지를 만나볼 것. 그리고 보담이도 만나볼 것. 이 시대에는 애써 지도가 필요함을 눈을 질끈 감고 못 본척 지나치는 어른도 많지만, 반대로 애써 따끔한 가르침과 훈육에 나서는 어른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젊은 날을 방황한 죄”값을 치른 빠삐용처럼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 그리고 읽다보니 [Second hand loins 세컨 핸드 라이온스] 영화가 생각났다. 그 영화 속에서도 진정 멋진 삶을 살았던 두 노인이 나온다. 이 영화 또한 같이 청소년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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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맘 2010-09-2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호~몇살인가요..ㅜㅜ 시간이 없어서 잘 못읽은..ㅜㅜ
 
조선의 발칙한 지식인을 만나다 - 왕을 꾸짖은 반골 선비들
정구선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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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에도 발칙한 처사가 끊이지 않길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얼굴없는 선비의 이야기 인가 싶은 일러스트다. 대쪽을 상징하는 대나무도 보이고, 상소로써 고했기에 붓과 먹도 보인다. 이 모든 상징성을 담은 표지와 이 책의 탄생시기. 왜 지금 조선시대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까? 그중에서도 왕을 꾸짖은 반골선비들, 처사들의 이야기를 다뤘을까? 당시에 흥행하는 역사물은 흔히 그 시대가 요구하는 행적이거나 인물이라는 이야기는 학교다닐 때 국사시간이나 부모로 부터 들어 익히 알 것이다. 이번에 나온 책도 그래서 흥미있게 읽었다. 바로, 지금 이 시대에 왕에게, 아니 대통령에게 목숨걸고 간언할 처사가 있는가 말이다. 물론, 얼마전 미네르바 사건으로만 봐도 우리 현실을 잘 알 수 있지만.;;

 

현대에도 이런 실정인데, 과거 조선시대에는 처사들의 활동이 얼마나 더 살떨리는 일이었을까. 전체적으로 보면 왕이 올곧은 처사들을 궁궐로 불러 관직을 주고자 노력한  편지의 내용이 전부인 것으로로 읽힐 수 있지만, 조선의 '삭관탈직(또는 삭관탈작. 죄를 지은 자의 벼슬과 품계를 빼앗고 벼슬아치의 명부에서 그 이름을 지우던 일. 150쪽)'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곳을 보면 정말 살벌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중기 환관 김처선의 예로 들었는데 세종부터 연산군에 이르기까지 총 일곱 임금을 모신다. 하지만 임금이 바뀌면서 관노로 유배당하기도 관직에 나서기도 하고 직언을 하는 인물로 역사속에 기록되었지만 그러한 직언의 결과 연산군에 의해 직접 다리와 혀가 잘려 죽음을 당한다. 얼마나 끔찍한가. 김처선의 예 외에도 최명길, 박문수, 윤원형, 이경여 등 삭관탈직의 예를 든 부분을 따로 세 페이지 정도 두었는데 이 부분을 통해 나라를 위해, 임금을 위해, 간언하기 위해 처사로 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살얼음판을 걷는 길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비의 길을 간 이들이 있었으니 처사로 살았기에 역사책에 자주 비중있게 다뤄지진 않았지만 그들이 목숨걸고 간언한 덕에 조정이 바로 서고, 중재가 필요한 일에 견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신정일 저자의 [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을 보면 당파가 분파되면서 그 안에 줄을 어떻게 서느냐에 따라 천 여명이 관직을, 살아서도 박탈 당하기도 하고 죽어서도 묘지가 파헤쳐지는 등 우리 역사의 피를 부른 현장을 생생히 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책이었다. [조선의 발칙한 지식인을 만나다]를 읽으면서 처사로 살기를 원했음에도 잘못 엮이면 그 역모사건에 연루되어 목숨을 잃는 민순과 최영경 선비의 이야기도 나온다. 역사책은 어려워서 읽기가 쉽지 않아도 이렇게 하나의 사건이나 주제를 작게 잡아 세밀하게 엮어낸 책은 읽기가 재미있고 나중에 읽는 것과도 잘 연결되어 재미있다. (물론, 단순 재미로만 읽는 것이 아닌 역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얼마 전 이제 초등학교 2학년 된 조카와 밤에 이야기를 하면서 잠드는데 자랑스레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이모, 토끼와 거북이 경주 말이야. 난 거북이도 잘못했다고 생각해. 정정당당하게 겨루려면 거북이는 토끼가 낮잠을 잘 때 깨워줬어야지. 그치?” 하면서 말하는데 순간, 이 아이 국어 시간에 아이들과 토론 수업이 있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요즘 TV광고에 창의력이니, 논술교육이니 하면서 기존에 가졌던 동화를 거꾸로 생각하기 등등을 시키는 것 같은데, 논점을 어디에 두느냐의 교육도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순, 기존에 있던 우화나 동화를 사고방식을 달리한다고 해서 그게 똑똑해 보이고 옳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으면 싶다. 솔직히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가 만들어진 주제는 있되 논점에 따라, 토론 주제로 던져준 명제에 따라 달라지는 게 인지상정. 하지만 그 명제가 옳으려면 조건부가 만족해야 함을 먼저 일깨워 주어야 한다. 물론, 나이가 어리니깐 많은 ‘조건부를 만족한 상태에서만 어찌 어찌 이야기가 성립된다’라고 하는 것도 어렵겠지만. 요즘들어 근본적인 논점도 모른채 일단 주어진 말에 대해서만 집중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나도 한 때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께 벼슬하지 않고 글만 읽는 선비는 선비일 뿐, 현실 부적응자처럼 묘사할 때를 종종 목격했었다. 아마도 실학사상이 대두될 때 그런 언급이 가장 많았던 것 같은데, 각 시대가 요구하는 논점에 따라 필요한 정보와 그 인물의 삶과 영향을 재조명하고 근본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같은 때엔 더욱 절실히 조선시대 처사 같은 인물들이 요구되는 때에는 더더욱 말이다. 이곳에 처사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그러한 처사를 정책에 도움을 받고자 관직을 주고자 하는데에 임금의 노력 또한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을 무섭게 꾸짖는 그 처사들. 그들을 포용하는 포용력을 보면 실로 감탄이 난다. 그런데, 우리 현 정부는 모든 길을 다 막고 없애고 있으니.... MB정부가 들어서고 YTN 돌발영상 보던 재미도 없어지고, 시사투나잇 방송도 없어지고, EBS 명로진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프로그램도 폐지되고 참 많이도 없어졌다.  EBS는 English Broadcasting System 의 줄임말인지, 프로그램 편성표 보다 보면 그냥 한숨만 나오고....

 

 "이 책의 진정한 창작자는 필자가 아니라 우리 역사일 것이다."라고 정구선 저자는 말했다.

우리가 행하고, 읽어내고, 만들어내는 그 모든 일들이 전부 우리에겐 역사로 새겨질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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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마이크로 트렌드
서일윤 지음 / 토네이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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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족만들고 설명하기

 

2007년에 해냄출판사에서 나온 번역서 [마이크로트렌드]의 목차보다도 우리나라 한국의 작은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발견한 소수종족 이야기(?) 책인  [대한민국 마이크로트렌드]의 목차는 95%가 우리말로 만들어진 종족이 아니다. 그렇다고 100%도 영어도 아니면서 국적불명의 다국어가 섞인 종족명이다. 대한민국을 심층적이고 세밀한 부분까지 파헤친 책이길 기대하며  책을 펼쳐든 나에게 목차부터 거부감이 일게 하였다. 목차만으로는 무슨 족이라 이름붙여진 종족들은 역시 읽어봐야 알게끔 되어 있다. 오히려 [마이크로트렌드] 번역서가 제목만 보아도 확연히 어떤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지 알기 쉽게 되어 있다.

 

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우리말을 잘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으로 써내는 작가나 출판자나 방송인이나 언론인들이 우리말을 되도록 많이 사용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사람이다. 그런 나는 대한민국의 또다른 소수종족일까? 우리정부의 지향대로 이 책은 세계화(?)의 바람을 너무 탄 것일까? (세계화란 무엇인가 하는 회의가 들게 만들기도... 너무 돌아가는 나의 감정이다.;;) 도대체가 우리말로 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여 섭섭한 책이었다. 이 부분을 크게 언급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마이크로트렌드"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장 36쪽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스타일을 9가지로 크게 나눠놓은 부분을 제외하곤 나머지 본격적인 소수종족이야기인 제2장부터 10장까지의 50가지 종족이야기는 그렇게 나눠진 9가지 중에서도 또 세분화 시켜 이야기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예가 한국인에서 발견된 현상으로 쓰여진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그러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예는 외국에서 차용한 것이나 따온 말들로 차 있다. 그래서 읽어나가다가도 어떨 땐, '이건 좀 아니다' 싶은 부분이 많았다.

 

작지만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할 만큼의 행동양식을 보이는 사람이 포착되면 그 현상을 어떻게든 예전에 만들어진 말이나 외국에서의 경향 등에서 조금씩만 변형시켜 만든 종족이름은 매 종족 소개할 때마다 그 이름을 설명하기 위해 페이지를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다. 현상에 대한 더 세부적이고 다양하게 적용, 발전시켜 나갈 대안을 더 던져줬으면 싶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사람은 의미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하며 자신의 행동양식이나 사고에 정당성을 부여받고 싶어한다. 그런 행동양식을 잘 가려내 소비성향이나 업무에 있어서나 광고, 영업함에 그들을 규명해주고 특별하게 대우해 준다면 더 말할 것 없이 존재감있는 사회인으로 부상하며 자신이 트렌드를 앞질러 간다고 느낄 것이다. 물론 그러함을 굳이 느끼려 하지 않는 사람도 소수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응당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 또한 그런 소수종족이 갖는 경향을 잘 포착하여 비즈니스에 이용한다면 발빠른 선두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책일 것이다.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하지만 독일에 가서 창피함을 느꼈다고 말하던 저자는 어디간데 없고 그러면서도 목차는 온통 국적불명 언어다. 왜 내가 서평의 전부를 이름짓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느냐면 그게 이 책의 가장 주된 부분인데 그 부분이 독자인 나 한 사람에겐 정말이지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왜 그런 불편함을 느꼈는지 퍼로튜어peroteur족 부분을 읽으면서 명확해 졌다. 우리말 '퍼오다' '퍼'를 영어발음으로 표기한 'per'와 프로페셔널professional, 아마추어amateur라는 세 단어로 만들어보았다는 단락에서는 물론 아니다. '펌'을 이용한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즉 '퍼뮤니케이션permunication에 꺼리낌이 없다'는 말을 할 때였다. 순간 대한민국의 소수종족이 세계나 비즈니스상에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를 때, 그 말을 설명하고자 한다면 외국인이나 다른 사람이 우리말의 '퍼오다', '펌'이라는 단어를 정의내리며 알게 되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 더 찾아보고 우리네 말을 세계에 더 알릴 기회라는 말이다.

 

해외출판 기획에 대한 책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에서 강주헌 저자는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책을 기획하면서 그 책이 해외까지 수출, 기획해 볼 생각을 잘 안하는 것 같다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꼈다. '아, 이런 부분에서 그렇게 느낀게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러면서 이 책이 만약 일본인 저자라면 각 목차 제목은 전부 가타카나(일본은 외래어는 전부 가타카나로 쓴다)로 쓰여져 있었겠다 싶은 상상까지 했었다. 우리도 그렇게 답습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우리말을 나 또한 잘 사용하지 못하고 생각나는대로 외래어를 섞어쓰는 편이다. 하지만 글을 쓸 때, 말을 할 때 되도록이면 우리말을 지키고 싶단 생각을 하고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런 종족이 대한민국엔 소수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상상더하기' 프로그램을 봐도 그렇다. 얼마나 참신하게 우리말로 바꿔내는지 노력만 하면 우리말로 정화를 꾸준히 해 나갈 수 있겠다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일명 '종족 전도사'라 불린다는 데(물론 그러한 일을 직업으로도 갖고 있고 말이다.) 우리말로 '이름짓기'를 조금 더 생각해줬으면 싶은 바람이 든다. 너무 주제넘은 서평이 되버렸지만, 독자 중 한 명으로써만 그렇게 느낀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 책을 사실,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읽기 시작해서인지,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알겠지만 전달하는 과정에선 조금 많이 아쉽다. 소수 사람들의 정체성을 갖게 하고 의미를 찾는데 있다 생각되는 결론이기에 더욱 이 부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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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과 필라이프의 DSLR 포토샵 리터칭 - 컬러와 감성 표현의 1인자
윤형구.홍창호.네모기획 지음 / 길벗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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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포토샵공부의 길벗

 

길벗출판사에서 공간을 제공하는 "마스터클럽"이라는 IT 스터디모임(http://cafe.naver.com/gilbutit.cafe)이 있다.

독학도 독학이지만 강제성이 있는 독학의 길을 가야 스스로 게을러지는 공부에 채찍질을 할 수 있어 스터디 신청을 했다. 포토샵활용반에 들자마자 바로 주문했다. 도착하자마자 온 책을 한번에 후루룩 훑어보았다. 얼핏보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만 보였다. 하지만 역시나 포토샵, 일러스트, 엑셀, 파워포인트 등 IT계열 책들은 스스로 공부하고자 해서 사서 봐도 책만 넘겨봐서는 좀체 실력이 늘지 않는 단점이 있다. 포토샵 배운지 이제 6개월에서 7개월에 접어드는데 툴만 가지고는 감각을 익히기란 쉽지 않다. 기본을 땠다면 [포토샵 리터칭]이 보기에 괜찮다. 예제파일도 상당히 많이 있고, 그걸 토대로 비슷한 환경에서 찍은 사진이 있다면 같은 효과, 비슷한 효과를 응용해서 공부해보기에 좋다.

 

또 단순 포토샵 기본서가 아니라 중급자이상이나 사진리터칭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책이어서인지 사진촬영에 대한 테크닉도 얻을 수 있는 게 이 책이다. 디지털카메라가 갖고 있는 고유필터를 가지고 찍을 경우(이를테면 소프트효과를 주기 위한 Soft Filter나 Foggy Filter) 과하게 표현된 원본 사진은 후보정도 전혀 할 수 없으니 차라리 포토샵에서 후보정을 할 수 있도록 촬영할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사진초보자도 포토샵을 마스터하면 전문가용 사진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것! 나는 사진찍기도 좋아한다. 구도잡기나 감도 조절 같은 부분을 조언받을 수 있는 이 책. 아깝지 않게 꼼꼼하게 책이 너덜해지도록 봐야겠다.

 

스터디활동을 하다보니 눈으로만 보는 것과 한번 프로그램을 열고 실행만 해보고 덮는거와 또 다른게 '학습일기를 쓰는 것'임을 알게 됐다. 스스로 되짚어 볼 수도 있고 설명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효과를 복습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느슨해지는 마음을 추스림은 기본이다. 출판사 이름만큼이나 요즘 내 포토샵 공부의 길벗이 되어주는 존재다. 역시, 스터디반에 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포토샵 공부시 학습일기나 작품일기를 써보길 권한다. 자꾸 써봐야 안다. 회원 중에 이런 말을 하신 분이 계시다. "필터는 써 본 사람만이 안다"고..^^;  맞는 말이다. 무슨 효과가 있는지 써보지 않으면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컴퓨터 책은 무조건 눈으로만 봐선 실기력을 키울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신이 공부한 효과를 실제 사진에 적용해 보면서 공부해 보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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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출판기획 시리즈 2
강주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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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출판기획 이야기

 


“해외출판기획”이라는 부제가 달리긴 했지만, 비단 해외출판 기획으로 한정해서 볼 것 없이 현재 우리나라 출판기획에도, 또 출판에 관한 기획뿐 아니라 ‘기획’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모든 기업과 개인 기획에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저자와 같이 불문과를 졸업했다. 다들 나에게 한 마디씩 던지는 말이 그거다. “전공 살려서 일하고 있니? 인문대, 특히 문과출신들은 전공 살려 밥 벌어 먹고 살기 힘들어.” 인문학이, 어디 문학이 딱히 문학이라는 글을 써야, 번역을 꼭 하고 살아야, 항공사에 취직해서 그 나라 말을 사용해야 전공을 살리는 것이란 말인가. 그때마다 나의 화려한 언변이 뒷받침되지 않기에 그저 웃고 넘기고 만다. 한 두 마디 섞어봐야 결국 상대가 가진 사고와 내가 갖고 있는 사고의 교점을 찾으려면 한참 들어가야 하고, 또 교차점에 왔다 해도 상대가 내리는 결론에는 적잖이 실망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결국 일찌감치 웃고 만다.

 


이 책은 참 재미있게 읽힌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러저러한 역사들도 보이니 읽을 때 호기심 충족도 되고 나름 재미있을 것이다.(어디선가, 출판하는 사람 외엔 읽을 필요없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기에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어서다.^^;; 왠 오지랖;;) 아직, 출판계에 입문하지도 못한 나지만, 출판인으로 살아갈 나에게(비비디바비디부^^ㅋ)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책일 듯싶다. 워낙 세상이 속도와 경제논리로 일관되기에 단박에 눈에 띄는 효과 없는 기획물은 사장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뚜렷한 자기검열과 기획력을 가지고 덤비면 하나하나 엮이고 엮여서 세상에 필요한 생산물들로 거듭나지 않겠나 싶은 거다. 그리고 진득하니 기다려보자는 말도 하고 싶은 거다. 한시적인 시류만 보고 기획하지 말자는 저자의 말에 위안을 받는 건 어떨까? 마냥 저자의 젊은 출판인들에게 던져주는 무한 격려는 괜히 내게 던져주는 말처럼 들려서 으쌰으쌰 하기도 했다. 출판인들에겐 응원과 격려가 필요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자신이 걸어가고 있고 기획하고 있는 출판물에 대한 응원과 좀 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기획력. 그리고 좀 더 모험을 하고 많이 찾고, 공부하고 교육계를 책임진다는 무거운 사명감을 갖고 임해도 좋도록 말이다.

 


프랑스에서 펼쳐진 빅토르 위고에 대한, 책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교육계의 노력은 자주 자주 들춰보고 싶은 단락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지혜와 기획력을 가진 사람이 교육계에 없단 말인가. 출판계에 있는 사람만 이 책을 읽는다면 이런 정보와 기획력(출판뿐 아닌 교육 기획력에도)을 접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 아닌가. 잡다하게 다독할 것을 권하는 강력한 이유가 이렇게 산재한데 말이다.(출판인이 단 그 댓글 하나가 자꾸 맘에 걸리나 보다..^^;;) 불문학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빅토르 위고가 남긴 저작을 창작하는 시간(이건 원천 측정불가함)을 제하고 [레 미제라블]이나 [노트르담 드 파리]등을 시간을 갖고 똑같이 필사하는 데만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루에 몇 시간 자고 몇 시간 동안 일을 한다는 가정 아래 그 모든 걸 계산해 보았던 것이다.(사실, 그걸 계산해 본 선생님이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정확한 수치는 기억 어려움^^;) 일단, 내용을 읽었기에 그 문학이 갖는 대단함도 대단함이지만 그렇게 계산된 날들로 따져봄이 위대한 저작이 나오기 위한 그 한 작가의 위대함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수업이었다.

 


화려한 글재주가 없기에 이 책이 가지는 묘미를 정갈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서평이 되었지만

해외 출판물에 대한 기획관련 정보를 지혜와 통찰이 필요함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사명감이 중요한 것 같다. 읽는 내내 젊은 출판 후배에게 남기는 글처럼도 읽혔지만, 반대로 우리나라에 이런 사고를 갖은 출판인이 있음에 안심했다고 할까. 다 읽고 났으니 반대로 독자 한 사람으로서 응원한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출판계에 다양하고 재미있고 깊은 사고를 통해 태어난 책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다고. 앞으로도 꾸준히 힘써 달라고.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 책이 가진 영향 때문이다. 시종, 인문이 죽었네 마네 하는 세상이지만 시종일관 희망을 말하고 있고, 미래를 향하고 있다. 그러니, 출판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책을 좋아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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