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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스트
김순덕 지음 / 민음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이런 책은 읽어줘야 한다.
다분히 이 책의 의견에 동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다고 부정만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톡 쏘는 그런 맛의 문체는 다소 너무 치우친 발언을 일삼기도 하고 우리네 입말처럼 툭툭 괄호안이건 밖이건 내 던질 때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우파니 좌파니 나누기도 우습지만 어느 한 편에 서서 아니면 토론을 해나가기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었다.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고 싶진 않지만 동아일보기자다. 그렇다면 어느 쪽의 논지로 책을 썼을까?)
좀더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 하면 치열함이 느껴지지 않는지 저자는 '음식의 세계화'하면 김치나 비빔밥 수출에 힘쓰자는 의미 정도로만 다가온단다. 그걸 다수의 대중들도 그렇게 느낀다고 확정짓고 말한다. 그러니 일단 따라주자.) 시대에 '경쟁'이 의미하는 바와 정말 '치열함'을 중무장해 세상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의 책이다. 나만 이런 결론을 내렸을까? 궁금하다.
짧은 문단, 거침없는 말투. 이런 글맛은 아마도 글 읽는 속도를 높여준다.
주제 또한 우리의 고민을 담았기에 더욱 가속을 붙여줄 요소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좀 더 나은 혜안을 던져주길.
뭔가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은 통찰력을 길러주길 바랐건만......
나는 더 원한다. 이 저자에게.
그런데 기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선 경쟁 자체를 죽이는 정책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에 비해 지나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고 분석되는 규제가 마흔여섯 가지나 되고,
그중에서도 미국엔 없는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규제가 무려 열여덟 가지다. 97쪽
이런 논지는 제발 좀 없어졌으면 싶다.
내가 한 가지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것 같은가? 사실 이 저자의 논지는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시각을 한 쪽을 집중하고 한 쪽을 폄하하기 시작하면 집중한 곳에 대한 부풀리기는 한 없이 부풀고,
곪아진 것은 작은 상처에 불과한 점으로밖엔 안 보일 것이다.
자신이 보고자 하는 시각으로만 사물과 현상을 규정짓다 보면 사물과 현상에 대한 축소 확대 문제도 보는자의 시각에 달린 것이다.
나조차도 서평이 정리가 안된다.
책을 또 다시 읽어봐야겠다.
날카롭게 분석하는 부분도 없잖아 많았고, 여러 말 중엔 동조하고픈 현실도 많았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뭔가 부족하다.
그것은 읽다가 더 발견하게 될 것인지 어떨지...
"사람마다 능력과 환경은 각기 다를지라도 하루 24시간만은 평등하게 주어져 있다.
그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293쪽
어찌됐든 세상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공평함'은 '한 개인 개인에게 24시간 시간은 똑같이 주어졌다'는 사실이라는데 위안을 주려고 마무리한다. 그런데 이런 점도 잊지말자.
어느 한 장애인은 오전 11시 약속을 위해서 새벽5시부터 일어나서 준비를 한다.
일어나서 발로 쌀을 씻어 안치고 머리를 감고 옷을 입고 하는데 그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런 분들은 소수라고? 이런 분들도 정상인과 같은 24시간이 똑같이 주어진 것인가?
내가 너무 말꼬리만 잡고 왜곡해서 삐뚤게만 바라보고 것 같은가?
소수의 의견과 소수의 사람들도 바라볼 줄 아는 혜안을 지니고 대안도 줬으면 싶었기 때문이다.
너무 한 쪽으로만 보다가는 놓치는 소수의 부분이 나중에 결국 곪아 터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