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대는 셰익스피어를 실존인물로 보는가?

셰익스피어는 없다
버지니아 펠로스 지음, 정탄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12월

아직도 그대는 셰익스피어를 실존인물로 보는가?

 

그렇다면 셰익스피어는 누구일까?

왜 그의 실존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을까?

그의 사후 7년에 쏟아지는 무수한 그의 저작들.

당대 셰익스피어로 글을 냈던 프랜시스 베이컨이 숨겨 놓은 곳곳의 암호들.

그것을 꾸준히 밝혀내고자 힘쓴 프랜시스 베이컨 학회의 노력이 이제야 세상에 톡톡 걸어나오고 있다.

 

이 책을 보던 중간에 영화도 한 편 같이 보았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였는데, 딱 그 시점에 엘리자베스 여왕의 성격을 그린 부분을 읽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볼때와 달리 그 여왕의 성격적인 면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면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물론 영화는 이러한 원저 [셰익스피어코드]와는 무관하게 제작되었다.(이미 영화가 먼저이지만)

또 이건 각색된 작품이기도 해서지만, 등장하는 크리스토퍼 말로도 셰익스피어도 모두 새롭게 보이고 재미있었다. 책 끝무렵에는 말로의 작품 또한 베이컨이 썼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도 말로의 힌트로 인해 셰익스피어는 멋드러지게 극 한 편을 그리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천재(?) 프랜시스 베이컨의 글이라면?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들, 프랜시스 베이컨.

이 얘기도 모르고 있던 나에게는 접하는 내용 모두가 흥미롭게 읽혔다.

다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글맛은 덜했지만.

밝히고 있는 사실과 근거들은 자못 다 흥미로웠다.

셰익스피어 얘기보다는 베이컨의 일생이 다 담겨있는 책이다.

물론 그가 셰익스피어의 인물로 글을 썼기에 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좀 더 많은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다가왔으면, 더 녹아냈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

많은 작품을 읽어 온 것은 아니지만, 콩깍지라면 콩깍질까? 새롭게 내 눈에 콩깍지를 입힌채로

다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흥미롭게 읽고 싶다.

나도 이것이 암호였을까? 하면서 말이다.

책에서 곳곳에 보여준 그 구절들을 잘 파헤쳐 가면서 말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이라는 인물.

그는 참으로 앞서 살았던 것 같다. 불운을 지니고 태어남이 비극이라면 비극이었을 것이고.

당대 그를 얻은 그 시대의 사람들은, 아니 이후의 우리의 삶에 있어서는 행운이라면 행운일 것 같다.

그가 없었더라면 우린 지금 세기의 극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을까?

아마도 지금 우리가 읽고 보고 누리고 있는 많은 낭만적인 이야기들이 없음을 상상해보니...

그건 우리에게 비극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