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잇 -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지구 온난화 충격보고
비외른 롬보르 지음, 김기응 옮김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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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문제에 이제 진정하자.

 


진정하고 이제 들어보자.
회의적 환경주의자 비외른 롬보르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그리 조급해 하지도 않으면서 불편하지(?) 않게 대안을 제시한다. 얼마 전에 [가이아의 복수]를 읽은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그런지 두 저자의 입장이 이렇게 극과 극으로 다를지 몰랐다. 하나의 주제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가이아의 복수]저자 제임스 러브록은 다급하고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대안으로 ‘불편한 진실’을 말했다면, [쿨 잇]의 저자 비외른 롬보르는 그렇게 다급하고 무리하게 감성적으로 대처하지 않아도 됨을 각 종 자료들을 토대로 ‘편안하게’ 시사했다.


아, 편안하게 시사했다 하여 느긋하게 주장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저자가 밝힌 각 종 자료와 정보들은 그간, 우리가 뜨거운 사안으로만 여겨왔던 지구 온난화에 대해 진정하고 차근히 대안을 행하는 게 훨씬 더 나음을 조곤조곤 일러주기에 충분했다. 이를테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환경문제이다. 그런데 정말 그것이 이 인류에 가장 큰 문제일까하는 문제이다. 그 외에 빈국의 기아와 보건문제 등 시국을 다투는 문제가 어디 그 뿐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그렇다면, 지구 온난화 문제에서 왜 그 문제를 거론하냐고 할지 모르는데 비외른 저자의 논지대로 밝히자면, 지구 온난화 문제는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더 오래도록 인간다운 삶과 자연과 함께 누리고 살아가고자 하는데에 있지 않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에도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이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정책들이 당장에도 있는데 왜 고비용에 저효율에 장기적인 대책만을 외곬으로 고집하느냐 하는 문제다. 그렇다고 장기적인 대책에 따른 결과, 즉 이산화탄소 감축의 결과가 지구의 쾌적환경을 수 십년을 길게 연장하는가 하는 문제에도 결국 쥐꼬리같은 결과만이 기다릴 뿐이다. 겨우 몇 년도 채 안되거나 며칠을 더 연장할 뿐인 일인 것에 우리는 손을 들고 있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더위로 죽어가는 사망자 수가 는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론 기술발달로 인해 과거보다 더위로 인한 사망자 수는 줄었으며, 겨울철 한파가 줄어든 관계로 추위로 인한 사망자 수는 급격히 줄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하면 관련 환경주의자들이나 과학자들이 내뱉었던 해수면상승 문제와 북극곰 문제에 대해서도 자료를 제시하며 과연 그 문제가 심각한 것인지, 다른 면에서 보면 어떠한지를 냉정하게 판단해 보기를 바랐다. 실제로 해수면은 1860년 이래 지금까지 약 30cm 정도 높아졌지만 대단한 사태가 벌어지진 않았고, 북극곰의 멸종 문제도 과장된 뉴스와 달리 북극곰 무리 13개 가운데 11개는 개체 수가 안정되었거나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예들을 비롯해 기존 언론에서 많이 보고되던 극단적이고 과장된 뉴스들의 이면을 좀 더 폭넓게 볼 수 있는 자료들을 함께 제시한다.



그렇다면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이런 관점과 대안에 차이가 있을까 싶어 꾸준히 책을 다 읽어나갔다.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 온난화의 위험도에서 ‘지구중심 가치관’이었다면 비외른 롬보르는 ‘인간중심 가치관’인가 하는 관점에서 보면 달라지는가, 하는 관점에서 읽어나갔다. 그렇다면 해결책에 있어서 조금은 두 저자의 입장차이가 있는게 당연하겠다 싶다가도 비외른 롬보르의 자료와 견해를 취합해 읽어나가다 보면, 교토의정서나 기타 극적인 지구 온난화 대책을 당장에 내린다고 해서(이산화탄소 발생 0로 가게 하는 대안, 이게 실현될 가능성도 거의 제로이긴 하다) 지구환경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것 또한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와 반면에 우리의 생활 환경은 급속도로 안좋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비외른 롬보르가 제시하는 대안을 잘 읽고 행하면 오히려 ‘기분이 좋은 전략(교토 의정서같은)’ 고비용의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보다 우리가 행하고 있는 환경적인 자각보다 조금은 세계 보건이나 환경문제 등을 깊숙이 관찰하고 그 안에 작게 대안을 꾸린 ‘실제로 좋은 전략’ 이 오히려 고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p.216 표 참조)



‘지구 온난화’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지구 온난화를 핑계로 댄 다른 수많은 사안들의 원인이 진정 그 환경문제 하나인지를 묻는다. 오히려 지구 온난화 핑계를 대고 그 배경에 깔렸던 사안들의 해결책은 금방 우리의 관심과 작은 정책만으로도 더욱 효율적인 결과를 불러오진 않는지 뒤돌아 볼 때이다. 또한 우리가 갖고 있는 시각과 사견이 얼마나 많은 오류를 갖고 있는지 한 번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진정하고 들여다 볼 일이다. 물론 나는 혼란스럽다. 어느 말을 따라야 할지 과학자도 아니고 환경전문가도 아니기에 어느 쪽의 논지가 더욱 정연하진조차 사과를 반으로 쪼개듯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너무 극으로 치우친 주장으로 인한 나의 줄섦이 오히려 환경이나 기타 제반문제를 해결하는데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하게 책과 자료를 판단하고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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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매니지먼트 - 빠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
김성희.김승래.김영한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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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창의적인 위키 코끼리가 되는 법

위키(wiki)는 빠르다라는 뜻과 참여한다, 창의적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위키 코끼리는 야생 코끼리처럼 팀을 이루어 자연의 변화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빠르고 창의적인 코끼리다. (52쪽)

기존의 점보코끼리의 반대개념으로 나온 것인데,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과 경영환경, 사회변화에 맞선 대안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예전에는 톱다운방식(상부 명령하달, 하부는 지시에 따른 업무수행식의 관료적인 경영방식)이 빠른 경영 프로세스였다면 요즘의 경영환경에서는 그다지 빠르고 효율적이게 운영하기 힘든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되거나 사업이 진행될 경우, 직원들이 팀제로 모였다 헤쳤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상부하달식의 경영운용으로는 직원들의 사기도, 창의성도 그리고 무엇보다 빠른 해결책도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위키매니지먼트]에서 말하는 것은 창의적이고 빠른 문제 해결능력을 지닌 개개인의 직원들의 경영기술을 훈련시키는데 있다. 경영기술이나 업무기술을 훈련을 통해 익힌다는 표현에서 다소, 창의성과 먼 해결법이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던져주는 항목에 불필요한 사고과정만 삭제해도 빠르게 일의 효율은 오를 것이며, 자신만의 분류항목도 만들어 질 것이란 기대가 생긴다. 나는 무엇보다 뱅글뱅글 돌기만 했지 해결이 나지 않던 문제에 있어 좀 더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도출하는 글에서는 무릎까지 치게 했다. 뭔가 좀 더 본질적인 것을 보지 못하고 주관적인 감정이 섞여 논점을 바라보거나 토의를 이끌었기 때문에 그간의 여러 번의 회의도 좋지 못한 결과만(시간만 소비한 경우처럼) 가져왔을 거란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문제를 덮어두지 말고 말하게 하라. 참가자들이 문제를 이야기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문제는 해결되어가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이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 표피적인 문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가 표피적인 문제라면 인력의 스킬 부족이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다. 또, 불량이 많다가 표피적인 문제라면 제품 설계가 잘못되었다가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으며, 항상 바쁘다가 표피적인 문제라면 프로세스가 복잡하다가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다. 82쪽

 

그렇다면 직원 개개인이나 경영자는 어떤 경영법으로 그러한 문제점들을 빠르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손석희가 진행하는 <100분 토론>을 본 적이 있는가? 각 토론자의 발언시간과 전체 시간관리를 적절히 하여 소수의 토론자가 발언권을 장악함을 방지하고, 중심 의제를 벗어나는 것을 주의시키며 이끌어 나가는 모습 말이다. 이것이 바로 바람직한 퍼실리테이터(진행자)의 모습이며 앞으로의 위키매니지먼트에서 요구되는 업무 수행에 있어 프로젝트간 토의나 경영문제의 해결법 논의시 필요한 인재의 모습이다. 기업 내부의 한 인물로 이끌어도 될 것이고 좀 더 객관적이고 원할한 흐름이 더욱 요구될 시엔 경영, 임원진은 이런 자리에서 배제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결과를 불러 올 것이다. 중재자처럼 느껴져야 하는데 안건에 있어 위압감을 주거나 결정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처럼 진행해 버린다면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토의결과가 나오긴 힘들 것이다.

 

아이디어 회의가 잘 안되는 이유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것을 리더가 혼동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주관하는 회의에서는 아이디어가 나오자마자 바로 결론을 내리고 그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반면 퍼실리테이터는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와 채택하는 단계를 구분해서 진행한다. 157쪽

 

그 외에 책의 뒷부분은 부록으로 경영시 상충되는 문제로 인한 문제와 해결원리을 간단하게 도표화 하고 실제 경영에 이용된 세계 여러 회사의 창의적이고 우수한 사례들을 예로 잘 묶어 놓았다. 이것들을 자신의 일의 팁으로써 적절히 잘 이용해도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의 본질적인 문제를 잘 파악하고 직원 개개인 모두 스스로가 해결책을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면 언제 어디서든 투입가능한 인재로, 매력적인 인재, 위키 코끼리로 변모할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 자신의 문제해결 업무능력에 퍼실리테이터가 되어 논점에서 벗어나거나 불필요한 시간소비를 줄이고 신속하고 빠른 해결법 도출방향으로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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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살다 - 바보 이반의 산 생활을 적은 생명의 노래
최성현 지음, 허경민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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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이반의 삶을 실천하며 사는 최성현

 

톨스토이의 단편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은 적이 있는가?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읽어봤을 것이다. 그 안에 <바보이반>이라는 단편도 들어있는데, 바보 이반과도 같은 삶을 실제 살고 있는 사람 또한 본 적 있는가? 그런 사람이 우리 대한민국 안에 살고 있다. 바로 그가 최성현.

 

개인적으로 오늘의책 출판사에서 나온 작은 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가장 좋아한다. 가장 작으면서 선물하기에도 언제 어디서 펼쳐보기에도 좋은 책인 듯 싶다. 내용도 경전같이 좋아 늘 끼고 살고 싶은 책인데, 현실에서 그렇게 살기란 녹록치 않다. 그러하기에 경전과도 같다고 하는게 아닐는지. 그런데 그 어려운 삶을 실천하며 사는 분이 계시니, 늘 나의 관심 레이다망에 포착되곤 한다.

 

요즘은 자연을 거스르다 못해 위기감이 너무나도 커 인류가 종말할 것 같은 느낌도 없잖아 든다. 그것도 아주 자주 말이다. 예전부터 최성현 아저씨의 삶처럼 살았으면 지금과도 같은 지구온도까지 올라갔을까도 싶다. 부처가 아닌 인간이기에 그렇게 살 순 없겠지만, 최성현 본인이 말한

 

“제대로 된 농부로 산다는 것은 부처가 되어 사는 것만큼 어렵습니다.” 207쪽

 

라고 했지만, 일게 개인이 보기엔 최성현의 삶은 실로 부처와 다르지 않다.

농사를 지으며 본인의 몫과 산속의 동물들의 몫을 같이 농사짓고, 글을 쓰며, 번역하며 살고 있는 농부. 농부로만 살기에도 부지런 하고 바쁠텐데 [산에서 살다]에서 보이는 그의 삶은 실로 부처의 삶과 같은 경지에 오른 듯 보인다. 수필 한 편, 한 편에 대한 관찰의 일기들은 실로 단시간내에 관찰하고 터특해서 얻어진 결과물들이 아니었다. 몇 해씩을 보내고 얻어진 공부들을 한 편 한 편에 담아 내었음을 읽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을 아주 쉽게 읽어내려가다 보면 아주 쉽게 내가 살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얼마전에 한 뉴스레터를 받아 보는 것에서 이런 만화가 온 적이 있다.

귀농에 관심이 있는데 어찌하면 되느냐고 묻는데, 그 사람은 양팔벌려 바람을 맞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자연의 지렁이와 저흰 동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하고 말이다. 그러자, 물음을 던진 상대방의 땀방울이 맺힌 뒤통수를 보여주는데, 당연한 대답이 지금 인간중심의 세상에선 마냥 부처같은 말씀으로밖엔 안들리는게 현실이다. 지금의 급격한 지구온도 상승도 인간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그렇다고 당장, 다들 살던 곳을 다 접고 시골로 갈 순 없지만, 최성현 아저씨가 사는 삶을 조금 들여다 보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인식부터 변화하고 생활모습도 변화될 것이다.

 

워낙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좋아했던지라 관련 키워드로 [바보이반의 산이야기]책을 서점에서 발견하자 바로 서서 읽고 [산에서 살다]도 대충 보았다가 이번에 사서 두고 두고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한 번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된 최성현이라는 분의 이름을 알게 되자, 다큐멘터리 <잡초는 없다>를 보다 보니 이곳에도 아저씨의 모습이 또 보이게 되는 것이다. 관련 마음을 먹고 나면 끊임없이 그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다큐멘터리 <잡초는 없다>는 그간 농법에서 잡초는 무조건 다 뽑아서 죽이거나, 농약을 쳐서 없애는, 농사에 백해무익한 존재처럼 인식되어 오던 것을 바로잡는데 목적이 있었다. 풀이 갖는 이점, 그리고 자연과 우리는 절대적으로 공생관계임을 알게 해준 좋은 다큐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따로 영상을 소유하고 싶을 만큼 다시 보고 싶은 영상이었다. 우리나라가 사막화를 막기 위해 환경시민단체가 세계에 행하는 행적도 그 다큐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알게 모르게 행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아마도 병든 지구는 조금씩 회복을 할 수 있는게 아닐는지.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소수이고, 파괴적인 움직임은 대규모이기에 많은 분들이 이런 책을 읽고 인식의 변화를 가졌으면 싶다. 그렇게 관심을 갖고 세상을 대하면 관련 해법과 자료들은 자꾸 자꾸 내게로 당신에게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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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법을 활용한 환경색채계획 미세움 아름다운 도시만들기 시리즈 1
요시다 신고 지음, 이석현 옮김 / 미세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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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색채감각 기본서!!

 

내가 그리고자 하는 마을을 좀 더 생생하게 하기 위한 팁을 얻고자 손에 잡힌 책.

미세움에서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 시리즈로 낸 그 첫 번째 책 [경관법을 활용한 환경색채계획]이다.

이 책, 생각보다 괜찮다. 번역된 한글이 군데 군데 어색해서(교정을 봐야할 듯한 곳이 아주 많아요~^^;;) 그렇지 저자 요시다 신고가 하고자 하는 말의 뉘앙스를 깊이 이해하는데는 충분하다. 도심디자인 영역에 중점을 두고 쓰여져 있기는 하지만 각 지역개발이나 지역경관 계획에 앞서 디자인. 조성하는 분들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이자 주제는 바로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색채감각’이다. 누구나 길을 걷다보면 무분별한 간판이나 꾸며놓은 색색의 패턴화시켜놓은 보도 블록과 펜스가 더 자연느낌을 덮어씌우고 가리는 경우를 봐 왔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각 건물간, 자연환경간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색채감부터 언급한다. 그리고 그것만 주의를 했어도 지역경관은 확 달라지고 그곳에 이야기, 역사가 생겨난다. 순백색의 본문표지는 그런 각 지역의 실사진 속의 색감을 잘 표현해 내어서 많은 참고가 된다. (그래서 다만 밤에 이 책을 보게 되면 불빛에 종이가 반사되므로 눈이 아파요.. 낮에 공부하세요^^)

 

그러한 자세한 예시들로 가장 크면서 기본적인 감각을 익히게 되었다.

이를테면, 움직이지 않는 자연의 색은 저채도 영역의 색을 지녔고, 살아 움직이는 생물은 밝은 고채도 영역을 지녔다는 것이다. ‘이 점만 유의해서 경관의 색채계획을 짜도 큰 틀을 벗어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가닥만 잡고 지역경관이나 건물들을 잘 살펴봐도 어지럽게 분산되고 미관을 해치는 색채감을 쉽게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이 점을 가장 크게 봐야할 주제라고 생각된다.

 

우리들의 눈을 끄는 투명도가 높은 색은 꽃과 나비와 같이 살아 있는 것들이 가지고 있다. 꽃과 나비의 아름다운 색도 죽음을 맞이하면 채도를 잃어 어느덧 저채도의 대지에 흡수되고 만다. 114쪽

 

자연은 움직이지 않는 거대한 면적을 차지하는 흙과 모래, 바위에 저채도 영역의 색을 주었다. 138쪽

변화하는 자연의 색채를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 159

 

이 풍부한 변화를 가져오는 수목의 배경이 되는 집의 외장 기조색은 변화하는 나뭇잎 색의 채도보다 낮게 설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160쪽

 

책 속에서의 예시가 아닌 나의 경우를 하나 예를 들겠다.

내가 나온 곳은 강원대학교다. 울창한 나무가 많아 사계절의 변화가, 아니 주마다의 변화까지도 경이롭게 관찰가능한 곳이 우리 학교다. 그런 크고 작은 나무들로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어 곳곳에 펼쳐진 건물들을 가리는 듯하면서도 넓고, 또 그 속에 아기자기한 맛을 더해주는 마력이 있다. 그런데 최근 한 종합복지건물 외벽을 고채도색인 새파란색과 흰색타일로 패턴화해서 새로이 단장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튀는 것이다. 그로써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에서 단연 튀는 건물은 그 건물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디자인한 분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ㅋ)

 

 

<외벽을 패턴화한 건물 옆모습>                               <정면모습>

 

마침.. 서평을 쓰려고 이 건물 사진을 찍으러 간날, 강대 조경학과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시회를 하고 있어서 관련 작품들을 보러 들어갔다. 그 중에서 이 책의 주제와 가장 많이 맞아 떨어지고 작품의도와 설명, 구현의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작품 하나를 담아봤다.

 

 <작품모습> 

통일되어 있지 않은 마을의 지붕색채를 전통기와 색채로 통일하려는 계획 및 전체 마을의 철제펜스를 루(樓) 설치로 전통적인 느낌과 자연소재로 대체, 도로도 기존의 아스팔트 포장로를 자연적 미사토와 강화재질, 자연백색 포장돌로 전환한다는 등의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 부분도 이 책의 말미에도 잠깐 언급이 되었었는데 지구의 기온을 높히는 아스팔트도로 보다 물의 흡수도 빠르고 높은 온도의 흡수에도 도움이 될 도로포장 언급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자연과의 동화나 조화로움을 가장 중점적으로 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이러한 기조들은 이 책이 가진 설명들을 가장 많이 담아내고 있는 마을 기획 구현모습이었다.

다른 작품들은 수많은 종의 나무들로 가로수를 꾸밀 기획과 이런저런 복잡 화려한 기조들이 많았는데, 실제 그 마을의 수종과 환경적 조건과 맞아 떨어질지 의문이 들었고 실현가능여부도 의심스러운 작품들도 많았다. 실험적인 내용도 많이 보였는데, 현재 읽고 있었던 책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색채감을 다룬 것이라 그런지 이 작품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관련 작품 사진을 올리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문제 있을시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지역경관 디자인이나 지역개발자 관련자, 건축가, 지역행정가 등등등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감각 익히기나 실제 현실에서 많이 응용하였으면 싶다. 기초적인 부분부터 아주 확실한 큰 틀까지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http://blog.naver.com/sshfanny/30033853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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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 참 나를 찾는 진정한 용기
파올라 마스트로콜라 지음, 윤수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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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어른들의 동화

“누구든지 태어날 때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것을 스스로 알 수 있단 말인가?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23쪽

 

이 세상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자신을 알아가려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지 않을까? 그리고 그건 지상 최대의 과제이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책 제목부터가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라고 말해버리니 이 얼마나 쉽고 간단한 대답인가 말이다. 이 말에 혹해서 읽기 시작했다.

 

우화적으로 그려놓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예쁜 일러스트에 각 목차의 제목도 참으로 예쁘고 따뜻하다.

따뜻한 가죽 슬리퍼, 생각하거나 일하거나, 긴 다리 마을, 성미 급한 행복, 바닷가에 사는 늑대....

첫 불시착(?)한 곳에서 처음 만난 대상을 엄마라 부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나서는 오리 이야기. 동화적인 느낌의 이 책과 가장 가까운 느낌의 책을 고르라면, 두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의 전개에 따라 상황을 이해하고 흡수하게 되는 [지구에서 처음 사랑을 발견한 이야기]와 귀엽게 닮아 있다. 오히려 그것보담 무겁게 현실속의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내긴 했지만 나름 경쾌하고 발랄하게 글이 전개된다.

 

귀여운 오리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사실, ‘자기’를 찾아 동반자라 할 수 있는 ‘반쪽’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 행복의 끝처럼 책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그게 다인가?’ 하고 묻다보니, 오리는 자신을 찾은 이후에 결혼에 골인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면서, 어찌보면 그도 다 필요없이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은,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봐 준 상대와 행복의 문으로 들어간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책 제목도 무시한채 나는 깔끔한, 확실한 대답을 또 요구 한게 아닐까 또 한 번 생각해 본다.

중간중간 전개과정에서 우화적으로 절묘하게 보여준 인간세계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이란 나는 도저히 또 미궁속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흘러가는 전개 속에 보여지는 요소 요소 박혀 있는 금맥들을 잘 끄집어 내다보면, 거기에 해답이 있는 것을, 기어코 확실하게 정리해서 듣고자 함이란....;;

 

어른이 된다는 건 슬퍼도 슬픈티를 안내고 모르겠는 세상관계들을 ‘아~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그 말이나 의미들을 아프지만 덤덤하게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자신도 그 무엇도 찾을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엉뚱했던 오리처럼, 하지만 자신을 찾고자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세상 밖을 관찰하고 시도하는 오리처럼 나도 나란 사람을 일러스트로 그려보고 싶다. 나의 하루하루와 나의 한달과, 나의 일년을 그렇게 그려나가다 보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나를 보지 않을까. 어차피, 행복과 의미는 그 속안에 다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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