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살다 - 바보 이반의 산 생활을 적은 생명의 노래
최성현 지음, 허경민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바보이반의 삶을 실천하며 사는 최성현

 

톨스토이의 단편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은 적이 있는가?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읽어봤을 것이다. 그 안에 <바보이반>이라는 단편도 들어있는데, 바보 이반과도 같은 삶을 실제 살고 있는 사람 또한 본 적 있는가? 그런 사람이 우리 대한민국 안에 살고 있다. 바로 그가 최성현.

 

개인적으로 오늘의책 출판사에서 나온 작은 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가장 좋아한다. 가장 작으면서 선물하기에도 언제 어디서 펼쳐보기에도 좋은 책인 듯 싶다. 내용도 경전같이 좋아 늘 끼고 살고 싶은 책인데, 현실에서 그렇게 살기란 녹록치 않다. 그러하기에 경전과도 같다고 하는게 아닐는지. 그런데 그 어려운 삶을 실천하며 사는 분이 계시니, 늘 나의 관심 레이다망에 포착되곤 한다.

 

요즘은 자연을 거스르다 못해 위기감이 너무나도 커 인류가 종말할 것 같은 느낌도 없잖아 든다. 그것도 아주 자주 말이다. 예전부터 최성현 아저씨의 삶처럼 살았으면 지금과도 같은 지구온도까지 올라갔을까도 싶다. 부처가 아닌 인간이기에 그렇게 살 순 없겠지만, 최성현 본인이 말한

 

“제대로 된 농부로 산다는 것은 부처가 되어 사는 것만큼 어렵습니다.” 207쪽

 

라고 했지만, 일게 개인이 보기엔 최성현의 삶은 실로 부처와 다르지 않다.

농사를 지으며 본인의 몫과 산속의 동물들의 몫을 같이 농사짓고, 글을 쓰며, 번역하며 살고 있는 농부. 농부로만 살기에도 부지런 하고 바쁠텐데 [산에서 살다]에서 보이는 그의 삶은 실로 부처의 삶과 같은 경지에 오른 듯 보인다. 수필 한 편, 한 편에 대한 관찰의 일기들은 실로 단시간내에 관찰하고 터특해서 얻어진 결과물들이 아니었다. 몇 해씩을 보내고 얻어진 공부들을 한 편 한 편에 담아 내었음을 읽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을 아주 쉽게 읽어내려가다 보면 아주 쉽게 내가 살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얼마전에 한 뉴스레터를 받아 보는 것에서 이런 만화가 온 적이 있다.

귀농에 관심이 있는데 어찌하면 되느냐고 묻는데, 그 사람은 양팔벌려 바람을 맞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자연의 지렁이와 저흰 동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하고 말이다. 그러자, 물음을 던진 상대방의 땀방울이 맺힌 뒤통수를 보여주는데, 당연한 대답이 지금 인간중심의 세상에선 마냥 부처같은 말씀으로밖엔 안들리는게 현실이다. 지금의 급격한 지구온도 상승도 인간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그렇다고 당장, 다들 살던 곳을 다 접고 시골로 갈 순 없지만, 최성현 아저씨가 사는 삶을 조금 들여다 보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인식부터 변화하고 생활모습도 변화될 것이다.

 

워낙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좋아했던지라 관련 키워드로 [바보이반의 산이야기]책을 서점에서 발견하자 바로 서서 읽고 [산에서 살다]도 대충 보았다가 이번에 사서 두고 두고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한 번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된 최성현이라는 분의 이름을 알게 되자, 다큐멘터리 <잡초는 없다>를 보다 보니 이곳에도 아저씨의 모습이 또 보이게 되는 것이다. 관련 마음을 먹고 나면 끊임없이 그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다큐멘터리 <잡초는 없다>는 그간 농법에서 잡초는 무조건 다 뽑아서 죽이거나, 농약을 쳐서 없애는, 농사에 백해무익한 존재처럼 인식되어 오던 것을 바로잡는데 목적이 있었다. 풀이 갖는 이점, 그리고 자연과 우리는 절대적으로 공생관계임을 알게 해준 좋은 다큐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따로 영상을 소유하고 싶을 만큼 다시 보고 싶은 영상이었다. 우리나라가 사막화를 막기 위해 환경시민단체가 세계에 행하는 행적도 그 다큐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알게 모르게 행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아마도 병든 지구는 조금씩 회복을 할 수 있는게 아닐는지.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소수이고, 파괴적인 움직임은 대규모이기에 많은 분들이 이런 책을 읽고 인식의 변화를 가졌으면 싶다. 그렇게 관심을 갖고 세상을 대하면 관련 해법과 자료들은 자꾸 자꾸 내게로 당신에게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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