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대통령 - 노무현, 서거와 추모의 기록 1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한걸음더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별 장면에는 참 여러가지 사연들이 존재한다. 

사랑하기때문에 한다고 말하는 신파극의 이별부터 부모의 나이듦으로 인한 이별, 그리고 예상치못한 사고로 인한 이별, 그리고 누군가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떼놓기 위해 선택한 이별까지- 

그 어떤것도 남아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그대로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떠나간 이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아픈 사람'이라면 그 아픔은 다른 어떤 이별보다 더 오래 각인된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떠나간지 반년이 흘렀다. 

그 동안 계절은 두 번이나 바뀌었고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또 누군가를 잊어갔다. 

손녀딸을 자전거에 태우고, 혹여나 옥이야 키운 손녀딸 손이 아이스크림에 차가워지기라도 할까 휴지로 꽁꽁 싸 건네주고, 농민들과 함께 질퍽한 논밭에 뛰어들던 '서민 대통령'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갔다. 

전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싫어하든,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든 인간의 죽음 앞에서는 모두 침묵하고 함께 슬퍼해야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이제 그분이 남기고 간 편지와 이야기, 영상만이 남아있지만 그것들을 보고 또 눈물흘리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역사를 만들어가고, 역사를 배워가는 일련의 과정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줄리아 - 서른 살 뉴요커, 요리로 인생을 바꾸다
줄리 파월 지음, 이순영 옮김 / 바오밥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서른의 나'를 상상하는 것이 기쁘지만은 않은 것은 내가 지금의 나에게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남들보다 예쁘지도, 머리 좋지도, 능력 있지도 않은, 그저 그런 '평범함'으로 무장한 채 지금껏 살아왔고 내 인생을 바꿀만한 도전따위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남들처럼 대학나와 남들처럼 일하다 중간에 이직을 하기도 할 것이고 어쩌면 내 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서른이 되었을 때의 나는 좀 더 내 인생을 사랑할 수 있을까. 

가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지금껏 모아둔 돈에 대출을 좀 받거나 빌려 커피전문점을 열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은은한 커피향이 가득하고, 손님들은 여유롭게 독서를 하거나 휴식을 즐기는. 상상만해도 짜릿하다. 아마 그것이 내 '상상 속'의 미래이기 때문일지도. 

책의 주인공인 줄리는 우리나라의 '인턴'쯤되는 일을 하고 있는 스물아홉의 여성이다. 

그런 그녀의 도전은 서른 번째 생일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시작된다. 그것도 지금까지의 자신의 생활과는 전혀 상관없는 어찌보면 무의미한 도전을- 

나라면, 내가 줄리였다면, 내가 미국 뉴욕에 사는 줄리였다면. 

내가 내가 아니라면, 내가 한국에 살고 있는 '나'가 아니었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내 미래와 청춘을 모두 걸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혜련의 미래일기 - 쓰는 순간 인생이 바뀌는
조혜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초등학생일때 방학숙제 중에는 항상 '일기쓰기'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 이제사 생각해보면 왜 그리 일기쓰기가 어렵고 힘들었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참 스무줄도 채 안되는 그 칸들을 메워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나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로 시작해 '내일은 - 해야겠다'로 끝나는 항상 똑같은 일기를 보고 있으면 난 참 지루한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기는 하루일과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성찰의 도구였는데 조혜련은 그 일기를 다른 용도로 썼나보다. 

'미래 일기'라... 

조혜련의 생각에 일기에 앞으로 일어났으면 하는 일을 적어두고 계속보면 힘을 내어 언젠가는 그 일을 이룰 수 있게 된다는 것인데 참으로 이상적인 말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어버리는 삶의 목표를 가진 나로서는 시간이 지난 후에 '아, 내가 이런 생각도 했었구나'하는 용도로 밖에 쓰일 거 같지는 않지만 한 번쯤 써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미래의 나에게 쓰는 일기정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이 약한 사람이 자기보다 더 약한 사람을 상처 입힌다.
상처를 입은 사람은 견뎌내든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걸까?
  

한 중학교 1학년 아이들과 담임교사의 마지막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종업식.  그 종업식은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담임교사의 마지막 교직생활의 순간이기도 하다. 

담임교사 유코는 종업식이 있던 그 해, 학교 뒤편의 수영장에서 네 살난 딸 미나미를 잃는 사고를 겪게된다. 경찰은 미나미 죽음을 '단순 사고'로 수사를 종결하지만 유코는 종업식 날 자신의 제자 앞에서 자신의 딸 미나미를 죽인 범인이 교실 안에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딸을 죽인 살인자가 있는 교실에서 차분하고 담담하게 사건을 파헤쳐가며 스스로 딸을 죽인 범인들에게 복수를 하는 유코는 이미 말했듯 교사다. 자신의 아이만큼 자신의 아이들(학생)을 '굽어 살펴야'하는 담임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유코는 그 어느 방법보다 잔인하게 복수의 칼을 든다. 

소설 속에는 미나미의 죽음과 관련된 다섯 명의 인물들의 독백이 이어진다. 작가가 한 걸음 떨어져서 '사건은 이렇게 흘러간다'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중심에 있는 다섯 인물이 스스로를 대변하는 독백의 형식은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소설의 흐름을 잘 이어나가고 있다. 

 긴장감과 충격, 청소년 범죄가 지니는 끔찍함과 고통. 

어느것하나 쉽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고백>은 그 어느 이야기보다 끔찍한 살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의 추억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바람의 화원>과 <뿌리 깊은 나무>의 작가 이정명에게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한국'이다. 배경에서부터 이야기까지 그의 이야기에 '한국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 

왠지 이정명의 소설은 한복의 팔랑거림이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악의 추억>의 가제본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출간 후에 알았다. 그 전에 제목도 정해지지 않은 소설 책 한 권을 받았다면 나는 정말이지 그 책이 이정명의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을지 모른다. 

 <악의 추억>에 등장하는 인물은 외국인이다. 이름도 생소한 '라일라 스펜서', '크리스 매코이', '제임스 헐리'같이 막 미국드라마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름이다.  

소설은 '안개는 위험하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위험할 뿐이다'라는 누군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유독 '안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많은 것 같다. <악의 추억>에 등장하는 그 안개낀 저편의 침니랜드는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의 무진시와 비슷한 이미지를 준다. 거칠고, 덜 다듬어지고, 읽다보면 더더욱 어둑함이 느껴지는 그 곳이 바로 침니랜드다. 

그 곳에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 책은 그 연쇄살인 사건을 풀어가는 이른바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추리 소설'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추리 소설이기에 독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도 당연히 존재하고, 인간 심리를 교묘하게 꼬집에 잘 풀어낸 묘한 느낌의 소설이다. 

침니랜드가 어딘가에 존재하는 듯 하고, 길을 가다가 '크리스 매코이'나 '라일라 스펜서'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면 당신은 이미 이정명의 수완 좋은 이야기에 빠져버린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