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18세기구름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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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했을 듯한 조선 시대에 요괴들이 들끓었다? 그리고 요괴를 막는 물건을 파는 비밀스러운 상점과 그보다 더 비밀스러운 요괴 사냥꾼이 있었다면? 


<한성 요괴 상점>은 이러한 아주 흥미진진한 설정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우리에게 익숙한 요소 – 조선 시대의 삶과 풍경 등 –에 요괴와 이물 그리고 요괴 사냥꾼의 활약이 더해지며 낯설고도 신묘한 판타지 세계가 펼쳐진다.


주인공 수동은 흰 강아지 낭아를 데리고 다니는 요괴 사냥꾼이다. 그는 평소에 요괴를 물리치는 틈틈이 요괴 상점으로 이물을 팔러 온다. 이 책의 재미 요소가 바로 이 다양한 ‘이물’ 이었다. 


신비로운 힘을 가진 대추나무로 만들어져 추이 같은 흉포한 요괴도 가두는 요괴갑, 아침잠이 많은 벼슬아치들을 깨우는 손가락만 한 크기인 닭 요괴 ‘침중계’ 까지... 그야말로 상상하는 재미가 꿀잼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도 이야기 매력의 한 요소이다. 수동은 아이돌을 연상시킬 만큼의 빼어난 외모를 지난 남정네이지만 날아다니며 요괴를 베는 귀사인검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요괴를 처단하는 모습에서는 완벽한 테토남의 면모가 엿보인다. 


그리고 수동의 정보원 역할을 하면서 그를 도와 요괴 정보를 끌어모으며 퇴치에 힘을 쓰는 들명은 여성에게 조신한 태도가 요구되었던 조선 시대에서도 웬만한 남성에게 뒤지지 않는 용기와 지략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궁궐에서 온갖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이는 바로 요괴들의 못된 짓거리들? 이들에게 요괴들을 처단해달라는 무려 임금인 이공의 명령이 하달된다. 


우물쭈물하는 수동 앞에 그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기호식품 가베, 즉 커피가 제공되고, 수동은 덥석 그 청을 받아들인다. 이제 수동과 들명 콤비의 활약이 비로소 시작된다. 궁궐의 어마 무시한 요괴들을 맞닥뜨리는 수동과 천지를 돌아다니며 요괴들과 정보 거래를 하면 들명!


이 책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조선 시대 당시 쓰이던 요괴 관련 용어가 설득력 있게 이야기 속에 잘 버무려졌다는 점이다. 그런 덕분에 판타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역사 속에서 벌어진 실화처럼 근거있게 느껴졌다.


요괴와의 한판 대결도 대단히 역동성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아홉 척이나 되는 일본 장수 요괴와 맞서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의 긴장감이 있었다. 영화로 본다면 아마도 상당히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궁궐에 요괴가 가득하다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졌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왜 요괴들이 궁궐에 모여들었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사건의 원인을 보여주는 단서가 조금씩 나타나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나는 과정에는 나름의 반전도 있었다는 사실! 요괴와 싸우는 장면만으로 이야기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궁궐에 숨겨진 비밀을 추적하는 재미도 있다.


아쉽게도 내가 읽은 책은 가제본이라 전체 내용이 수록되어 있지 않았다. 궁궐에 요괴가 들끓게 된 이유가 조금씩 밝혀지고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워지는 지점에서 끝나기에, 다음 내용이 더욱 기다려졌다. 


수동과 낭아 그리고 들명 이 트리오는 궁궐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한성 요괴 상점의 이물들에는 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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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의 여름
루시 스티즈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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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책 가운데 그림처럼 아름다운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에티의 여름>을 최고의 작품으로 선택할 것 같다. 

책을 읽었다기보다 미술관을 천천히 걸으며 서로 다른 그림들을 

한 점씩 감상하고 나온 기분이었다. 그만큼 시각적인 충족감이 대단한 소설이다.



젊은 영국인 기자 조지프는 은둔 화가 에두아르 타르튀프가 머무는 

프로방스를 찾아온다. 그는 전설적인 화가 타르튀프, 일명 ‘타타’를 인터뷰하고 

그의 그림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경력을 쌓으려 한다. 

그러나 인터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조지프가 타타의 새로운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타는 조카 에티와 함께 살고 있다. 에티는 삼촌이 오로지 그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집안의 모든 일을 도맡는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 

식사를 준비하며 화구를 챙기는 것까지 모두 그녀의 몫이다.


 

에티는 새롭게 나타난 조지프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일정한 거리를 둔 채 그를 관찰한다. 다른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기회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사람처럼 조심스럽고, 때로는 쌀쌀맞아 보이기까지 한다.



프로방스의 풍경과 타타의 그림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과 달리, 

소설은 세 인물의 내면에 자리 잡은 상처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조지프는 전쟁에 참전한 뒤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형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마음에 묻은 채 살아간다. 에티는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품고 있지만, 

삼촌의 강력한 반대 때문에 그 마음을 억누른 채 고립된 삶을 이어간다. 

천재 화가 타타 역시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채 프로방스에 

숨어들듯 머물고 있다.



조지프는 타타의 천재적인 그림을 과연 글로 온전히 옮길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에티의 여름>이야말로 

‘그림 같은 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저자 루시 스티즈는 

아름답고 우아한 문체와 생생한 묘사로 1920년대 프로방스를 독자의 

눈앞에 펼쳐놓는다.



올리브나무와 눈부신 햇볕, 따뜻한 공기와 복숭아 향기,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인 물감의 질감까지 손에 잡힐 듯하다. 활자를 읽는다기보다 

문장 위에 떠오르는 아름다운 그림들을 차례로 감상하는 느낌이다. 

작가가 실제로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색채와 빛, 형태와 질감을 표현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특히 에티의 시선을 통해 묘사되는 조지프의 모습은 예술 작품이 따로없다.

에티의 눈길이 조지프의 얼굴과 몸을 따라 움직일 때마다 한 인물의 초상화가 

서서히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듯하다.



소설의 초반부는 다소 느리게 전개된다. 작가는 사건을 서둘러 진행하는 

대신 타타와 조지프, 에티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과 말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천천히 쌓아 올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것은 조지프와 에티가 서로에게 품게 되는 열망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 애쓰지만, 무심한 시선과 섬세한 

몸짓은 자석처럼 서로에게 이끌리는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역시 감정은 말보다 침묵과 관찰, 눈길과 감각을 통해 표현될 때 

더욱 생생해지는 것 같다. 느리게 타오르는 사랑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사실 전반부는 그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여러 의문을 품게 한다. 

아무리 여성의 활동이 제한되던 시대라고 해도 타타는 왜 에티가 

그림 그리는 것을 그토록 싫어하는가. 에티의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으며, 

그녀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타타는 왜 파리를 떠나 프로방스에 정착했고, 

어째서 에티를 자신의 곁에 붙잡아두려 하는가.



처음에는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후반부에는 

그동안 감춰져 있던 비밀을 한꺼번에 드러내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단단히 묶인 보자기를 단숨에 펼쳐 보이듯 수많은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예상하지 못했던 진실에 놀라면서도, 지나온 장면들을 

되짚어보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천재이지만 괴물 같은 화가 타타, 출생의 비밀을 품은 채 억압과 통제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망을 떨쳐내지 못하는 에티, 그리고 전쟁과 죽음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프로방스에서 달래려는 조지프. <에티의 여름>은 

이 세 사람을 통해 창작과 예술, 억눌린 욕망과 자유, 전쟁과 인간관계가 남긴 

내면의 상처를 섬세하게 탐구한다.



아름다운 문장과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살아있는 풍경

천천히 무르익지만 강렬한 끌림이 있는 로맨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 <에티의 여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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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나선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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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너무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투명한 나선>을 읽었다.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인상을 말하자면 한마디로 “경찰 추적극에 출생의 비밀이라는 휴먼 드라마를 더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살인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 젊은 여성과 그녀를 데리고 도주 중인 한 중년 여성을 경찰이 집요하게 뒤쫓는다.

도시에서 떨어진 바닷가에서 타살을 당한 듯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검사 끝에 사망자의 신원이 우에쓰지 료타라는 젊은 남성으로 밝혀진다. 그는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인 시마우치 소노카의 연인이었고 소노카가 엄마와 함께 살고 있던 낡은 빌라에서 함께 동거한 것으로 보였다.

경찰이 소노카를 조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으나 그녀는 이미 자신이 일하던 꽃집에 휴가를 신청한 뒤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수사를 이어가던 경찰은 소노카가 혼자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다. 평소 소노카와 그녀의 엄마를 보살펴주던 중년 여성, 마쓰나가 나에가 소나카와 동행 중이었던 것.... 그렇게 경찰은 두 여성의 흔적을 좇게 되는데....

사실 <투명한 나선>은 빠른 호흡으로 독자들의 몰입을 이끄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다만 사소한 단서들을 흩뿌려놓고 천천히 사건 전체를 파악하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단서는 찔끔찔끔 주어지지만 경찰은 그 가느다란 실 같은 단서이라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집요하게 수사를 이어간다. 화려한 미스터리의 느낌보다는 아주 정직한 경찰 수사물에 가깝다는 느낌이랄까?


소노카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한껏 기대감을 품고 우에쓰지와 동거를 하게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아주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 판명된다. 분노조절장애를 가졌는지 소노카에게 가스라이팅을 하고 폭력과 학대를 일삼은 남자. 그의 죽음이 오히려 자연사처럼 느껴지는 상황??

따라서 이 작품에서 아마 독자들의 호기심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것은 ‘누가 범인인가?’라는 질문보다 아마도 소설 속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관계도”일 것이라 본다. 친인척 관계가 아닌 마쓰나가 나에는 왜 평소에 소노카와 그녀의 엄마를 그토록 살뜰하게 챙겼고 자신의 삶을 위기에 빠뜨려가면서까지 소노카의 도주를 도운 걸까? 그리고 소노카가 일했던 꽃집을 찾아온 화려한 외모의 또 다른 중년 여성은 과연 누구?

그리고 이 책에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 나오는데 그 사람은 바로 물리학자인 유카와 마나부이다. 수사 중 발견된 어떤 단서 때문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경찰의 제안을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갑자기 참여하겠다고 나선 상황. 그런데 이 사람의 이후 행동이 아주 묘하다. 과연 그가 수사에 참여한 이유는 뭘까?

아마도 제목 <투명한 나선>에 많은 의미가 들어있을 것 같은 작품이다. 사건에 숨은 미스터리를 좇는 재미도 있었으나 피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운명, 그리고 출생의 비밀 등과 같은 아주 풍부한 휴먼 드라마의 재미도 있다. 사실 갈릴레오 시리즈는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유카와 마나부의 활약을 직관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천천히, 아주 깊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책 <투명한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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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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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다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9
장강명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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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중병에 걸린 아내 앞에서 무력함, 고통, 슬픔, 

분노 등등 온갖 종류의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 시찬의 이야기 <서성이다> 

이 책이 어느 정도는 작가인 장강명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한층 더 몰입이 되었다.



살다 보면 여러 위기가 찾아오지만 진짜 예상도 못한 시점에 덜컥 내려앉는다. 행복이 영원할 거라 착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행이 교통사고처럼 발생한다. 그럴 때 한낱 인간에 불과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서성이다>에서 미친 듯이 빠르게 돌아가는 배경을 뒤에 두고 혼이 나간 채 

서 있는 주인공 시찬의 모습이 바로 우리 모습이 아닐까?



시찬의 아내 지수는 잠을 자다가 갑자기 심한 구토를 하고 거의 의식을 잃게 

된다. 깜짝 놀란 시찬은 119에 전화를 했고 응급실에 실려간 지수는 여러 

검사 끝에 뇌출혈 진단을 받게 된다. 뇌에 종양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이때 그동안 무서우리만치 냉철하고 효율적인 인간이었던 시찬은 그만 무너진다. 그리고 마치 폭발하듯 울음을 토해내는데, 평소의 그였다면 도무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모든 일들은 금, 토, 일 이렇게 주말이라는 다소 짧은 시간에 벌어진 것들이고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상황에 시찬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는 와중에도 현실의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는다.



이사를 가기 위해 은행과 진행하고 있던 대출 문제는 지수만 알고 있는 

통장 비밀번호가 꼭 필요하고 시찬의 라디오 방송과 강연 스케줄은 당연히 

펑크 수순을 밟는다. 그리고 시찬은 앞으로 발생될 돈 문제가 너무 두렵다.



나는 이 책을 읽었다기보다, 시찬과 함께 그의 비극적인 현실에 동행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엄청 몰입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페이지는 100쪽을 넘어 있고 

내 눈앞에는 활자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떠다녔다. 내가 지금까지 독서를 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그냥 시찬과 지수의 현실에 가닿았다는 느낌이 더 컸다.



아마도 오랫동안 성당을 나가지 않은 듯한 시찬. 솔직히 그가 신을 그동안 믿지 않았던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 이 세상은 신이 있다고 믿기에는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랬던 그가 이제 신을 이야기한단 말이다. 이 부분에서 크게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라도 매달릴 수밖에 없는 그 심정 너무 잘 안다. 나도 예전에 많이 아팠을 때 기도할 곳을 찾다가 성당을 다니게 된 경험이 있다. 어디에라도 간절히 매달리고 싶었다.



이 책을 어떻게 리뷰해야 할지 좀 막막했다. 시찬이 겪는 고통은 어쩌면 현재진행형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주저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 <서성이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야말로 진정한 몰입을 부르는 소설이다.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내용이라 그런지, 아니면 작가의 뛰어난 필력 덕분인지 뭔지는 알 수 없다.



남의 고통에는 예쁘게 치장한 위로를 할 수 있지만 내가 직접 겪는 고통에는 그저 욕만 나올 뿐이다. 그런, 굉장히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는 소설이라는 점도 너무 좋았다.



<서성이다>라는 제목에서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인간의 무기력함, 고통, 번뇌.. 이런 것들이 정말 많이 느껴진다.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지만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이리저리 서성이는 주인공의 짙고 무거운 그림자가 느껴진 소설 <서성이다>





#서성이다 #장강명 #핀시리즈_059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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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 - 모호한 아이디어를 독자에게 전달되는 말로 바꾸는 힘
오가와 사토시 지음, 박대겸 옮김 / 황금가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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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론이나 소설 작법을 읽는다고 헤서 그날 당장

소설 하나를 뚝딱 써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그런 책들을 읽고 나면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소설 쓰기'에 한 발짝 성큼 다가간 듯한 느낌은 들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오가와 사토시 작가의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 

는 내게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왔다. 우선 작법서에 대한 내가 가졌던 

편견이 와장창 깨졌고, 막연하게만 느꼈던 소설 쓰기 조금 명확하게 

보이는 듯했다.



뭔가 소설 쓰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기보다는 일상의 경험을

동원하여 아주 쉽고 재미있게 "소설과 소설 쓰기의 본질을 짚어주는 

책" 이라는 느낌을 뚜렷하게 받았다고 할까?



우선 마음에 들었던 점은 저자가 '문체'라든가 '복선'등의

어떤 틀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좀 자유롭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글을 쓰되, 방향성을 잘 잡아서 글을 쓰라는 쪽으로

읽혔다. (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지만 )



반면 저자는 '독자와의 소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말하자면 작가는 독자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고,

독자는 그것을 읽으면서 작가가 전하려는 바를 이해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물론 오독의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문제는 독자가 바로 '생판 남'이라는 사실이다.

작가는 독자라는 타인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며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자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상상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중학생 시절 겪었던 축구의

강렬한 패배와 곧바로 이어진 한 친구의 처절하리만큼 매웠던 한마디를 

떠올린다. 동창들과 그 이야기를 하면 지금도 배꼽을 잡고 웃지만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에게는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작가는 처음 만났기에 공통 기억과 맥락이 전혀 쌓이지 

않은 타인도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캐릭터, 대화, 등등을 통해 독자와의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을 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내가 가진 편견조차 마치 기적처럼 소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미용실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아무 말 없이 머리를 다듬어주던 미용사를 보며 과묵한 

장인의 이미지를 떠올렸던 저자.



그러나 그녀가 다른 손님과 거의 신변잡기와 다를 바 없는

아주 사소한 주제로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저자는 그만 현타를 받는다. 그러면서 현타를 받은 스스로의 

모습에 또다시 현타를 느끼는 저자.



나는 이 대목이 너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소설의 본질’을

잘 짚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소설이란 별다를 것 없는

세상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평범한 일상에서 작은 어긋남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본 순간 

아무것도 아니었던 경험 하나가 소설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말로도 들렸다.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는 저자 자신의 경험이 글 안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에 재미있다. 거창한 이론을 늘어놓는 것보다 

축구나 친구, 미용실 같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창작이란 무엇인가’를 훨씬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사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지만 누구에게나 통하는 

단 하나의 소설 쓰기 비법이란 게 있을 리 없다. 직접 써가면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100%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적어도 내가 어떤 소설을 읽고 싶은지,

나라면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을 독자층이 

어떤 사람들일지를 미리 염두에 두고 대화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한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고 얇지만 내용은 매우 알차고 

본질을 명확하게 짚어주면서,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책이다.

작가 지망생 뿐 아니라 소설이란 게 뭔지 알고 싶은 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한 책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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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화를위한소설사고 #오가와사토시 #소설작법서 #르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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