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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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자들이 나의 세계를 무너뜨리려 할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껏 움츠려들어서 내 존재를 아예 보이지 않게 하는 법도 있지만

오히려 때를 기다리면서 전략과 전술을 익히는 방법도 있다.


약한 아녀자의 몸으로 죽음에 직면했다가

반격의 기회를 얻고 비로소 영웅으로 거듭나게 되는

주인공 영윤해의 이야기 - 기병과 마법사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영웅 탄생 서사라고 볼 수 있겠으나

한국형 SF 판타지라는 점에서 상당히 색다른 재미와 매력을 가진 소설이다.


사람을 죽여서 뼈와 살을 발라내고 저잣거리에 전시하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폭군 왕 영위의 조카 영윤해

아버지는 혹시나 동생의 심기를 거스를까 하여

숨죽인 채 살아가게 되고 폭군 왕 영위 못지않게 사납고 잔인한 인간

종마금에게 윤해를 시집보내려 했다.


그러나 종마금에 의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윤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법적 힘을 불러오게 되고

결국 종마금이 윤해의 마법 때문에 죽음을 당하게 되면서

그녀는 북쪽에 있는 술름 지역으로 일종의 유배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거기서 "달낙현" 혹은 "다르나킨"이라 불리는

매우 능력 있는 기병 지도자를 만나게 되는 윤해

다르나킨이 든든한 오른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게 된 윤해는 결국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모든 이들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역모를 꾀하게 되는데....


이 책의 재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명민하고 전략적 사고를 가진 영윤해의

다이내믹한 전쟁 기술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부분.


그리고 결국 윤해의 최종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는 점과 현실에 드러난 악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 우리는 드러나지 않은 세계에서

현실로 넘어올 악을 두려워해야 한다!


거대한 인공 구조물인 거문담

1021이라는 알 수 없는 숫자와 검게 죽어가는 풀

비밀스럽게 다가와 그녀의 귀에 속삭이는 야인 여자

그리고 다가오는 두 세계의 만남..

나는 그저 빨려들어가듯이 읽었다.


언제든지 나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고

나의 세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악한 존재가 주위에 포진해있을 때

약하디 약한 존재인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내 안에 비밀스러운 힘이 깨어나고

든든한 지원군을 만나는 순간

드디어 선은 악을 이겨낼 에너지를 불러낸다.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다르나칸과 윤해의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소설 [기병과 마법사]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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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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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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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라는 착각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정표
안호기 지음 / 들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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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문제는 경제"인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고성장 시대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라는 저자의 문장에 무릎을 쳤다. 그리고 경제 규모 세계 10위의 선진국이 되었지만 삶의 질을 보여주는 OECD는 꼴찌인 나라. 여든까지 일해도 노인 빈곤율 최대인 나라. 자살률과 산재 사망률, 임금 격차 최고인 나라. 구직과 노동에 지쳐 '그냥 쉬는' 청년 인구가 사상 최대 50만 명을 기록한 나라. 등의 문구에도 강한 충격을 받는다. 언론이 그동안 꽁꽁 감추고 있던 우리나라의 더러운 빨랫감을 목격한 기분. 아마도 우리는 매일 100m 달리기하듯이 살면서 그 와중에 넘어지는 사람들을 계속 밟으면서 살아온 지도 모르겠다.

책 [성장이라는 착각]은 우리가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온 성장 주의에 의문을 던지면서 "과연 성장이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는가?"를 묻고 있다. 저자 안호기 씨는 경향신문 기자로써 주로 경제와 환경 분야에 관한 기사와 칼럼을 많이 썼고 논설위원, 편집국장 등을 거쳤다고 한다. 그는 약 30년 넘게 언론인으로 살아오면서 한국 사회를 관찰하고 체득한 시선으로, 성장 지상주의가 낳은 폐해들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부동산 자산의 거품, 금융 시장의 팽창, 무너지는 돌봄과 심화되는 불평등 그리고 기후 위기의 심각성 등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서울에서 30평대 아파트를 사려면 2004년엔 18년, 2022년엔 36년의 월급이 필요했다"라는 통계는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무력한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chapter로 나뉜다. 1장 <불가능한 성장: 현재 지구와 인류가 처한 상황>에서는 주로 계속되는 성장 주도론이 우리가 처한 현재 상황에 얼마나 맞지 않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GDP는 공해나 범죄 증가와 같은 요소를 파악하지 못하기에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2장 <불필요한 성장: 자본주의를 통해 성장한 경제의 위기>에서는 어쩌면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 산업이 오히려 자본주의를 어떻게 황폐화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3장 <성장을 넘어: 30년 후 미래>에서는 선진국에서 움트고 있는, 성장을 넘어서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다룬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이 책은 무조건 "성장"만을 외치는 것이 다가 아니고 "성장" 위주의 경제, 사회 시스템이 잘 굴러가고 있다고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재활용, 친환경 소비 같은 "선한 소비자" 역할을 요구받으며 동시에 기후 변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개인적 책임으로 전가 받는다. 하지만 이 책은 본질적인 것을 묻는다. "이런 방식으로 진정한 변화가 가능할까? " 이 책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과 그 폐해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탈성장"이라는 단어가 단지 유토피아적인 선언이 아니라 실제 가능하고 실행 중인 대안임을 알린다. 여러 유럽 도시들의 실험들과 공유 경제 모델 등은 '덜 성장하고도 잘 사는'삶을 보여준다.

이 책 [성장이라는 착각]은 단순히 성장을 완전히 멈추자라고 말하는 책은 아니다. 단지 지금까지의 경제 모델이나 성장 위주의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다시 묻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성장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할 대안을 함께 모색해 보자는 글이다. 그리고 "탈성장"을 통해서 돌봄의 가치를 찾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단절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잘못된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닌가? 지나친 성장 논리가 너무 피곤하다. 사람이 중심인 사회를 살고 싶다 등의 의견을 가진 분들이 읽어보면 크게 공감할 만한 책 [성장이라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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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걷기
박산호 지음 / 오늘산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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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낯선 세상에 스스로를 호명하며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다가도 문득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그뿐만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남들과 비슷한 속도로,

비슷한 보폭으로 걷기 위해서 무진 애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 <다르게 걷기>는 똑같이 걷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한 책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

이 책은 이렇게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저자 박산호씨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10명의 전문가를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일과 삶"에 대해 아주 깊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고

그 결과, 진정성 있는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특수청소 전문가, 지식 큐레이터, 인권 조사관, 고고학자, 그리고 웹 소설 작가 등등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전문 분야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욱더 발전하기 위해서 아주 정직하게 노력하고 실천해온 사람들이었다.

분야가 다르기에 개성이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사람"과 "연결"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만의 "보폭"과 "속도"로 정직하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다는 점이었다.

나에게 나를 구원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는 기자 김지수

나라는 존재가 언젠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용수 스님

인생에서 큰 시련을 겪고도 묵묵히 견뎌내는 이들을 생각한다는 지식 큐레이터 전병근

독자가 원하고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감각이 중요하다는 웹 소설 작가 최영진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화려한 성공담보다는 "정직한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아주 소탈하고 담담하게, 실패하고 흔들리고 고독했던 시간들을 풀어낸 사람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묘한 위로를 받게 된다.

느리지만 안정된 보폭, 즉 "다르게 걷기"를 통해서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내가 나만의 답을 만들어갈 수는 있다.

젊은 시절에는 특히 불투명한 앞날 앞에서 큰 불안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이 책은 이런 분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하기보다는

"똑같이 걷지 않아도 되니까 너만의 길을 천천히 만들어봐."라고 말하는 듯하다.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 [다르게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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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번째 여름 (양장)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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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내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지키고 싶은 사람은 늘 하나였다."

한없이 슬프고 또 너무나 아름다운 소설 [일억 번째 여름]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미미족의 절망과 열등한 미미족을 향한 두두족의 경멀과

혐오가 아주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소설. 그러나 그러한 폭풍 같은 감정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도 이 소설은 "우리"를 향한 연대감과 사랑의 꽃을 강렬히 피워낸다.

소설 [일억 번째 여름]은 신인류인 미미족과 두두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구가 멸망한 이후 구인류는 사라졌으나 그들이 남긴 DNA 덕분에

신인류가 탄생하게 되고 그들은 새로운 행성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나 자연에 가까운 미미족은 인공적인 삶과 문명을 이룬 두두족에게 착취를 당하며 살아간다.

미미족 족장인 주홍은 강한 체력 덕분에 에너지 채집자가 되고

고대 언어를 읽을 수 있으나 신체가 매우 약한 이록의 다리 역할을 담당한다.

냉혹한 두두족 족장인 아버지와 미미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록은

주홍의 등에 업힌 채 고대 언어가 새겨진 동굴 "콜로나"를 다니며

그들의 미래를 책임질 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억 번째 여름이 곧 다가온다는 징조의 어둠꽃이

가득 피어난 현장을 보게 되는 주홍과 이록... 그것은 곧 미미족의 멸망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말.... 그 시간을 늦추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주홍과

동시에 마지막 콜로나에서 아버지가 원하는 "궁극의 원천"을 찾아낸

이록의 모습이 동시에 오버랩되는데......

여름은 반복되고, 에너지를 얻기 위해 자연재해가 끝없이 지속되며,

에너지를 수집하는 자와 그들을 착취하는 자들이 있다.

"일억 번째 여름" 이 오면 낡은 한 종족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고대 예언이 전해 내려오는 상황. 말하자면 약하고 열등하고

문명을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가는 미미족이 곧 멸망한다는 의미.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뜨거운 여름을 견디고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자연재해를 감내하는 미미족 사람들

이러한 고통의 순간에도 그들은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연대하며 마지막 용기 한 방울까지 짜내어 길을 떠난다.

이들이 만약 나의 후손이라면 꿈속에 나타나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고 싶은 심정...

이 책을 읽는 와중에 왜 최근 있었던 계엄 사태가 떠오르는지...

응원봉을 그 누구보다 높이 쳐들었던 우리의 아들, 딸, 이웃들의

환한 미소와 희망을 담은 눈물이 막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는 소설.

"우리에게는 반드시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희생이란 용감한 사람들의 특권이야. 우리는 지키는 사람들이란다.”

“같이 있어야 우리는 완벽해져.”

생존을 위해 혈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를 향한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덮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의 먹먹함은 지속되었다.

주홍, 이록, 백금, 연두 그리고 일록....

이들이 다시 만난 계절과 우리가 다시 만난 세계가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문학적 서사의 유려함과

아포칼립스가 가진 장르적 재미를 동시에

가진 대단히 완성도 있는 소설 [일억 번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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