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고해소 - 제3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
오현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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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사건에서 친구들을 잃고 홀로 살아 돌아온 소년,

사제가 된 그를 찾아온 어느 익숙한 이방인의 고백

"저는 범죄 사실을 목격하고도 30년간 침묵한 죄인입니다."

제3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작인 [악의 고해소]를 읽었다. 기대를 하긴 했었지만 오.. 완전 꿀잼 그 자체였다. 시작부터 독자들을 확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굉장하다. 분위기와 미스터리 둘 다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귀신이 출몰한다는 음산한 폐법당, 거기서 주운 한 무전기, 아이들은 장난스럽게 폐가를 방문했다가 돌아왔지만 며칠 후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렇다면 이것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의 짓일까?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인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 소설 [악의 고해소] 속으로 들어가 본다.

실력 있는 베테랑 경찰인 권용훈 형사는 마약의 일종인 대마와 관련된 사건 처리를 안일하게 했다가 나락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 옷을 벗는 것은 물론이요, 까딱하다간 징역형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던 와중에 교도소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가 그에게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준다. 편지를 쓴 사람은 이희수라는 이름의 수감자. 그는 현재 30년째 미궁에 빠져있는 "주파수 실종 사건"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고, 반드시 권용훈 형사가 맡아서 재수사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경력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용훈은 상사들에게 재수사에 대한 허락을 받게 되는데.

한편 30년 전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폐가 체험이나, 산행이다, 여러 모험에 휩쓸렸던 성준. 사실 성준은 겁이 많고 소심한 소년이었지만 같이 다니는 다소 무모한 친구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했던 것. 그런데 무전기에서 구조 요청이 왔던 그날,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어둑해지는 날 그리고 위험한 산길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호기심 때문에 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아이들과 거리를 둔 채 서있던 성준은 비명을 지르며 내려오는 아이들 뒤로 거대한 몸집의 괴물 같은 형체를 본 뒤 그대로 기절하고 만다. 이후 30년간 기억을 잃은 채,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던 성준은 가톨릭에 귀의하여 성준 스테파노 신부님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이희수의 편지는 마치 퍼즐처럼 아이들이 실종된 능리산 지역의 그림을 그려놓았고, 예리한 감각을 가진 용훈은 이것이 결정적 단서라는 것을 깨닫고는 편지에 나와 있던 지역 근처를 굴삭기를 이용해서 파기 시작했다. 아무리 파내도 증거가 나오지 않던 그때, 표지판의 방향이 약간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용훈은 등산로 애플리케이션이 알려주는 곳을 다시 파게 되고, 그 결과 연기처럼 사라졌던 3명의 아이들 중 2명의 유골이 땅속에서 발견되게 되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차가운 땅에 묻힐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악의 고해소]는 정통 미스터리 + 쫓고 쫓기는 스릴러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여기에 없지만 있는 존재, 즉 유령이나 귀신의 존재감도 있어서 뭔가 으스스하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이런 종류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취향 저격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비가 퍼붓는 산, 거대한 몸집의 괴물 같은 형체, 버려진 폐법당 그리고 거기서 주운 무전기에서 갑자기 들려온 구조 요청... 그리고 사건 이후 남겨진 사람들... 위기에 빠진 한 형사가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하는 상황도 흥미진진하고, 온갖 비밀을 머릿속에 간직한 채 기억을 잃어버린 성준의 미스터리함도 재미있다. 과연 이 사건이 드러낼 충격적인 진실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모르지만 하늘은 다 알고 있고, 자신이 지은 죗값은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꿀잼 소설 [악의 고해소]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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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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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셔야 할 거예요. 여기서 계속 살고 싶으면.”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마을,

신의 존재를 맹신하는 사람들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 이장 겸 목사

신을 흡족게 할 비밀의 제물...

우리가 종교를 가지는 이유가 뭘까? 여러 이유들 중에서 "기복 신앙" 즉, 특정 대상에게 복을 비는 마음을 빼놓을 수 없다. 절이나 교회에 가서 기도를 올릴 때 인류의 평화보다는 올해 수능을 치는 막내의 대학 합격을 빌 가능성이 더 높으니까.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오컬트 호러라는 장르에 속하는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이비 종교와 신도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들이 믿고 있는 신의 정체가 그야말로 충격적이고 경악스럽다. 실제로 이 신이 내 눈앞에 현현한다면? 나는 아마도 기절이나 졸도를 할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최이준은 끔찍한 화재로 인해서 어릴 적에 가족을 모두 잃고 보육원에서 자라났다. 어른이 된 지금, 초등학교 교사가 된 이준은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인 "한사람 마을"의 초등학교로 발령이 난다. 워낙 인구가 적은 곳이라, 학년을 다 합쳐서 수업을 하는, 그런 작은 학교이다. 시골 마을이 그러하듯, 이 마을 사람들도 마치 가족처럼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이준은 뭔가 기이한 장면을 보게 된다. 교회로 향하는 마을 사람들의 손에 들린 핏빛 봉투. 도대체 교회에 가는데 피가 뚝뚝 흐르는 보따리를 들고 가는 이유가 뭐란 말인가? 사람들의 설득에 의해 교회에 나가게 된 이준은 매달 예배 후에 추첨을 통해서 영광의 방이라는 곳에서 신을 영접하는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을 믿지 않고 종교에도 회의적이었던 이준은 그 장면을 냉소적인 태도로 보고 있었으나 허리가 굽어있던 노인이 영접 이후 꼿꼿해진 허리를 자랑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게 되는데....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과연 "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다. 신에게 잘 빌기만 하면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아니면 현실에서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을 원하는 우리의 그릇된 욕망이 그런 이상적인 신을 만들어낸 걸까? 이 책을 읽고 있으려니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숨겨왔던 자신들의 욕망을 드러내며 흑화된 모습을 보여준 골룸과 요정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상상 그 이상의 충격적인 내용을 들려준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현실은 매우 제한적이다. 소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성껏 기도를 올리는 것에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과연 신이 있다고 한들,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는 신이 올바른 존재일까?


오히려 부와 권세를 안겨줬다가 한꺼번에 나락에 가게 만드는... 악마는 아닐지?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릇된 것을 원하는 삿된 자들과 그 삿된 자들을 마치 꼭두각시처럼 다루는 사악한 신이 진짜로 있을 것 같아서 두려웠다.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말이 있는데, 이게 틀린 말이 절대 아니다. 내 생각에 인간은 무의식 속에 거대하게 꿈틀거리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것이 적절하게 제어되지 않을때?? 우리는 지옥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탈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아주 잘 꿰뚫어 본 듯한 엄청난 오컬트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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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트리플 26
단요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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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과 비정형의 경계가 모호한 세계 속에서

재조립되는 기술문명과 인간의 내면

3편의 sf 장르 단편이 실린 단편소설집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을 읽었다. 3편 모두 개성 가득한 (?) 디스토피아가 제시된다. 의식만 남은 어떤 존재가 인간의 뇌에 심어놓은 칩을 이용해서 마치 자기의 몸인 양 타인을 들락날락한다. 전쟁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를 파괴하고 절망으로 몰아넣지만 애초에 그 전쟁의 필요성은 과연 누가 결정했던 말인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은 어쩌면 모종의 큰 흐름, 거대한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듯한 저자.

첫 번째 작품인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과 두 번째 작품인 [제발!]은 일단은 논리적인 구성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서사 구조가 뚜렷하게 보이고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도 크게 어렵진 않았다. 하지만 세 번째 작품인 [called or uncalled]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인 글인데, 뭔가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 주인공은 제약회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인해 몸을 잃게 되고 "의식"을 가진 뇌로서만 존재한다. 그러나 돈과 권력이 있는 까닭에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서 컴퓨터 안의 인공 지능처럼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컴퓨터를 통해 서긴 해도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했기에 몸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주인공,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가면 갈수록 몸이 있을 때 느꼈던 감각.. 그 감각이 너무나 고팠던 그는 자신이 후원했던 한 고아원의 원생의 의식 속으로 드나들게 되는데.... ( 예전에 뇌만 남은 사악한 과학자 이야기를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은 약간 다르지만 그때 느꼈던 섬뜩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사악하고 심심한 인간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듯 )

[제발!] 세상은 두 개의 큰 연방으로 나누어져 계속 전쟁 중이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전쟁에 참여했다가 다리 한쪽을 잃었는데, 누나는 전쟁 영웅인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게 되면서 적국인 뉴멕시코 연방으로 가서 살게 된다. 누나의 소식에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후 가문이 점점 몰락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누나에게서 편지와 수표가 날아오지만 주인공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것들을 버린다. 그런데

누나가 세상을 떠났음을 알리는 부고장이 날아오고 주인공에게 누나의 유산을 상속받으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 세상은 음모이론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그게 다 거짓이고 정신병자들이 하는 말일까? 평범한 인간들은 절대로 알 수 없는, 세계 질서를 편성하는 거대한 힘이 작동한다는 것을 말하는 듯한 이야기 )

[called or uncalled]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가 집에 돌아오게 된 주인공. 심각한 조울증 증세 혹은 조현정동장애 증세로 인해서 집 밖을 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의 이런 현실이 세상에서 제일 정신병자 같았던 그를 유일한 정상인으로 되돌려놓게 되는데.... ( 주인공은 천재 혹은 정신병자?? 그는 현실을 환상처럼, 환상을 현실처럼 경험한다. 주인공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고 시간의 흐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국가는 무너지고 그가 내뱉는 말들이 마치 메시아의 메시지처럼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는데.. )

내가 SF 장르를 읽을 때, 특히 집중하여 찾아보는 게 현실과의 접점이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SF 작가들은 장르소설의 외피를 두른 작품 안에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풍자 그리고 통찰력이라는 요소들을 이루어낸다. 3편의 소설 모두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긴 했지만, 특히 첫 번째 소설 [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은 이상한 섬뜩함을 안겨 준다. 돈과 권력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누군가가 뭐든 좌지우지할 수 있게 하는 힘을 내어준다. 인간은 잘못을 반복하고 기술의 발전은 그러한 결함 있는 인간의 결함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굉장히 참신하고 독특하게 다가왔던 소설집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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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10주년 개정증보판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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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온전하게 살겠다는 선택을 하자.

그렇게 당신의 여행은 시작된다."

오프라 윈프리, 한때 진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영향력이 큰 미국의 언론인이다. 토크쇼의 호스트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녀는 롤 모델로 삼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화제의 중심에 늘 그녀가 있었고 그녀의 토크쇼는 매번 참신한 주제로 시청자들을 TV로 끌어들였던 것 같다. 그녀에게 붙는 수식어가 굉장히 많았지만, 어릴 적 가난과 성적인 학대에서 살아남아 방송계의 여왕으로 거듭났다는 문구가 제일 강렬했다. 힘들었던 과거를 떨쳐내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그녀만의 에너지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어구나 표현은 우리의 삶에 녹아들어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다. 오프라 윈프리의 에세이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대단히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로 넘쳐난다. 내 느낌에는 그냥 긍정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영혼의 근간을 흔들만큼의 영적 에너지로 넘쳐나는 듯하다. 이렇게 유명하고 부유한 사람이지만, 마치 밭을 가꾸듯 자신의 영적 세계를 가꾸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졌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매사에 감사하며, 친구나 가족들의 존재를 당연시 여기지 않는 사람... 그녀는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상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사실 이 책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에 출간이 되었는데, 이번 책은 개정 증보판이다. 아마도 예전에 읽어본 적이 있겠지만, 다시 읽어도 너무 감동이었다. 책은 총 9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았다. 굉장히 배울 점이 많고 정신적인 가르침이 많아서 스님의 법문 같기도 하고 목사님의 설교 같기도 했다. 인상적인 문구를 예로 들어보자면 "진창에서 허덕일 것인가 꽃처럼 활짝 피어날 것인가는 언제나 당신 손에 달려 있다. 당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단 하나의 존재는 바로 당신 자신이기 때문이다" 37쪽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책은 총 9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장은 기쁨, 회생력, 교감, 감사 등등의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가장 주목한 주제는 회생력, 교감 그리고 감사라는 주제 부분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사건을 겪을 수 있지만 거기서 회복하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 실제로 오프라 윈프리는 비밀스러운 과거가 폭로당하는 바람에 크나큰 수치심과 배신감을 느끼지만, 오히려 그녀를 묶어두고 있는 속박이 풀림을 느끼게 된다. "오랜 세월 동안 나는 스스로를 질책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수치심을 품고 사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무거운 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배웠다." 65쪽 / "우리가 넘어야 하는 장애물들은 모두 나름의 의미를 품고 있음을 나는 확실히 안다. 장애물을 통해 배우겠다는 자세로 마음을 여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하는 이와 뒤처지는 이의 차이다." 73쪽

책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통해서 알게 된 오프라 윈프리는 내가 상상했던 인물과는 완전히 달랐고, 그래서 더 호감 가는 사람이었다. 가끔 TV에서 보면 아주 달변가에 당당한 제스처로 이야기하고 연예인들과 베프처럼 수다를 떨던 모습 때문에 굉장히 사교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매우 영적이고 고독을 즐기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유명인의 삶을 즐기기보다는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관리하면서 보다 긍정적이고 영적 에너지가 가득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랄까? 실제로 만나보면 알면 알수록 진국으로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부정적 기운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가르침에 따라서 살다 보면 어떤 사건이나 어떤 부정적 상황에 놓이더라고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겠다는 느낌?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힘든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에세이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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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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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말 앞에서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는

이들의 담담하고 따뜻한 여덟 편의 이야기

하루하루, 오늘을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사카 고타로의 걸작 연작 소설

진지하게 읽고 있다가 "풋" 하고 웃게 되는 소설이랄까? 이후 잔잔하게 마음속에 흐르는 따뜻함과 친근함... 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소설만이 가진 특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작품에는 뭔가 아이러니하면서도 기가 막힌 반전 때문에 읽다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그뿐 아니라 심장을 간지럽히는 힐링 요소도 가득하다. 소설 [종말의 바보] 속 등장인물들은 3년 후 필연적으로 발생할 지구의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소행성이 지구를 덮칠 것이라는 뉴스가 보도된 지 무려 5년이 지났기에 소요사태는 진정된 상황이지만 남은 사람들은 상처를 안고 얼마 남지 않은 삶을 견뎌야 한다.

배경은 지방 도시 센다이에 있는 아파트 '힐즈 타운'이다. 일종의 연작 소설인 [종말의 바보]에는 힐즈 타운이라는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각각의 입주민에 대한 8가지의 에피소드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각자 다르게 반응하겠지만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인간들은 엄청난 절망감으로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는 절망감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폭동과 방화 그리고 살인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아마도 될 대로 되라는 심정 때문에. 그러나 이 [종말의 바보] 속 사람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종말을 맞이한다. 멀어졌던 자식과의 화해 그리고 누군가는 태어날 아이를 기다린다.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소설 [종말의 바보] 속 여러 에피소드로 들어가 보자.

[종말의 바보]

아들 가즈야는 10년 전 스스로 세상을 등졌고, 딸 야스코는 이미 그전에 아버지와 충돌한 뒤 가출했다.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지 5년이 흘렀고 이제 3년 후면 영영 이 세상과는 이별이다. 부부는 무서운 영화를 빌려보면서 지구 멸망이라는 공포에 대처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 시즈에가 남편을 핑계로 딸 야스코를 불렀고, 그들은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면서 세상을 떠난 오빠에 대한 추억에 잠기게 되는데... 과연 아빠와 딸은 서로를 용서할 수 있을까?

[태양의 딱지]

수년간 아이가 없었던 미사키와 후지오 부부. 그런데 세상의 종말을 앞둔 이 시점에 덜컥 아이가 생겼다. 병원에 다녀온 미사키가 임신 8주라는 이야기를 하며 좋아했으나 우유부단한 성격의 후지오는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정하지 못한 상황. 그러던 어느 날 학창 시절 축구부 주장이었던 쓰치야를 만나게 된 후지오. 장애 아들에 대한 쓰치야의 지극한 사랑을 알게 되면서 후지야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농성의 맥주]

10년 전 인질극에 휘말렸던 여동생 아키코는 방송국의 무리한 취재와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어머니도 곧 여동생 뒤를 따르게 되었다. 이 모든 게 방송국 놈들 탓이라는 원망을 하게 된 형과 동생 다쓰지는 아나운서 스기타가 머무르고 있다는 센다이 시의 힐즈 타운으로 몰래 잠입한다. 마침 저녁 식사를 하고 있던 스기타 가족들을 덮친 형과 동생.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그들을 모두 쏴 죽이겠다는 결심을 하고 가족들이 마시던 맥주에 손을 가져간 순간, 다쓰지가 들고 있던 맥주잔을 쳐내는 스기타의 딸, 이게 뭔 일일까?

만약에 지금으로부터 3년 후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어린 시절 가장 즐거웠던 때를 떠올려보니 시골 과수원에 혼자 놀러 갔던 시기였던 것 같다. 언니들은 모두 학교에 가느라 못 왔고 할머니는 농사지으시느라 바빴기에 자연 속에서 나 홀로 숲속 나무들과 곤충들 그리고 물고기들과 놀 수 있었던 시기였다. 나는 아마 자연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책 [종말의 바보]는 이런 말을 하는 것 같다. 계속 미워하고 좌절하고 있기엔 3년이란 시간은 너무 짧지 않은가요? 우리는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삶을 낭비하고 한다. 비록 실제 상황은 아니지만 이런 책을 읽다보면 현재 주어진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웃음과 눈물 그리고 따뜻함과 상냥함이라는 토핑이 골고루 뿌려진 소프트아이스크림 같은 소설 [종말의 바보]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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