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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평짜리 숲 ㅣ 트리플 30
이소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3월
평점 :
멸망한 세계의 열두 틈에서 돋아난 세 평 숲,
끝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창백한 푸른 점의 설화
이소호 작가의 단편소설집 <세 평짜리 숲>은
디스토피아 장르에 속하는 SF 소설이다. 총 3편의 연작소설이 실려있고
거의 멸망 근처에 다다른 지구의 모습과 그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불행을 담고 있다. 시인의 상상력에서 빚어진 작품이라서
그런지 비극적인 내용 속에는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게 녹아있다.
어쩌면 실제로 그리 멀지 않았을 것 같은 미래의 지구
지구의 자전축이 무너졌고 달이 2개가 된 상황이다.
산소가 거의 사라진 상태에서 사람들은 일종의 에어포켓,
즉 약간의 산소가 있는 지역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더 이상 에어포켓 지역에서의 생존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사람들은 이제 낮만 계속되는 "데저트랜드"와 밤만 계속되는 "아이스랜드"로
떠나가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 와중에 소꿉친구였던 아진과 이린은 헤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데.....
SF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의지에 대해
실험하고 통찰하는 장르가 아닐까?라는 생각. 이 책 <세 평짜리 숲>도 마찬가지이다. 삶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이 앞설 때, 과연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한 소설 <세 평짜리 숲>
어떤 이들은 "아감마"라는 사기꾼의 말만 믿고
맹목적으로 그의 지시대로만 행동한다.
그리고 돈을 버는 것 외에는 탈출구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도덕 같은 정신적 가치는 개나 주고 오직 자본만을 추구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있는 인간들의 손에
좌지우지되게 되는데....
사이비 종교가 득세하고, 첨예한 자본주의의 쳇바퀴를 돌다가
결국엔 독재자가 쳐놓은 그물에 걸리는 사람들...
저자가 미래를 그려낸 게 아니라 지금 우리 현대인이 서 있는
"문명사회"라는 아슬아슬한 절벽 끝을 그려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비참한 상황에서 발버둥 치면서 서로를 그리워하는 아진과 이린
그들은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디스토피아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묘사를 통해서
진정으로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소설 <세 평짜리 숲>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