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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사람>
2025-04-18
옆사람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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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든 모임이든 우리는 항상 누군가를 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낯선 타인에 불과하다. 그러다 특정 사건이 발생하고 그제야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항상 옆에 있었지만 관심이 없었거나 혹은 알 기회가 없었던 타인을 비로소 알게 되는 느낌.... 고수경 작가의 단편소설집 <옆사람>은 가까운 타인, 즉 옆사람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제목도 그렇지만 굉장히 "사람"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고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첫 번째 단편 <새싹 보호법>에서 선생님 강은 학생 지우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때, 혼자 육지에 다녀왔다가 확진자가 되어 돌아온 지우는 원래 모레 자정까지 집에서 머물러있어야 했던 것. 강은 지우와 친한 여학생 윤아를 차에 태우고 지우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동네 여기저기를 둘러보게 되는데... ( 지우를 찾는 동안 윤아와 대화를 나누던 강은 자신도 꼰대 어른들처럼 아이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지우가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을지 깨닫는 강 선생님...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지친 마음을 달랠 "나만의 방"이 필요하다 )

두 번째 단편 <다른 방>의 주인공 소희는 청년 주택에서 남자 친구 연호와 동거를 하다가 별로 친하지 않던 친구인 주아가 운영하는 단기 임대 숙소에 들어가게 된다. 총 3개의 방이 있지만 방 하나는 열지 말고 그냥 두기를 부탁하는 주아. 하지만 소희는 그 방에 뭐가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한국을 떠나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주아의 삶이 궁금한 것처럼. 얼마 전 거실 장의 서랍에서 발견한 열쇠를 들고 있던 소희는 결국 외국에 있는 주아에게 전화를 걸게 되는데... ( 엄청난 비밀이 있는 줄 알았던 방은 소희의 기대와는 달랐고.... 내 집에 속해있지만 내 구역이 아니라고 느꼈던, 잠겨있던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간 소희는 "용도 없는" 방에서의 자유를 만끽한다. )

네 번째 단편 <분실>에서 지영은 친한 친구 은희가 살고 있는 태국의 방콕으로 그녀를 만나러 간다. 그러나 도착 후 공항에서 다른 누군가와 캐리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지영. 알고 보니 태국에 놀러 온 고등학교 학생의 짐과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 지영과 은희는 여행 겸 짐을 찾기 위해서 그 고등학생이 현재 있다는 치앙마이로 떠나게 되는데.... ( 가끔은 우리 인생에서 우연처럼 벌어지는 일들이 있다. 은희에게 전달해 주려던 테니스 공을 잃어버리게 된 지영. 그러나 어쩌면 공의 분실은 신의 한 수였을지도! 결국 공과 얽혀있던 은희와의 해묵은 기억과 감정을 떨쳐내게 되는 지영 )

소설집 <옆사람>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에서 비롯되는 미묘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사건의 발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특정 사건으로 인해서 촉발되는 개인의 내면 심리를 매우 섬세하게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보통 인간들이 살아가는 동안 맞닥뜨리게 되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나 심리 등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할까? 읽다 보면 정말로 "어, 나도 저런 경우 있었는데.."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된다. 그뿐 아니라 굉장히 "사람"을 중심에 둔 소설인 게, 낯설게 느껴졌던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한 순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이 소설에서는 많이 나온다. 안 그런 척, 계속 관심을 지속해왔다고 말해주는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우리 모두에게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소설집 [옆사람]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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