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부유하는 혼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차마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는 글 전체에 걸쳐서 우리의 영혼은 마치 순환하는 공기처럼, 이쪽 세상에서 저쪽 세상으로 아니면 저쪽에서 이쪽으로 오고가며,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한다.

 

그는 죽음으로 인해 육체를 떠난 영혼이 만약 세상에 미련이 너무 많이 남으면, 빙의, , 산 사람의 몸을 빌어서 마치 그 사람인양 살아간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어서 다소 빠른 호흡으로 풀어내고 있다.

글의 중요한 주인공인 전직 추리소설가 미야베 라이카 ( 한국이름 : 신재경 ) 는 경증 치매를 앓고 있어서 하루에도 정신이 수십 번 왔다 갔다 하는 상태. 그녀에게 하나뿐인 딸 양희주 ( 사실 딸이 하나 더 있다는깜짝 반전이 있긴 합니다만 ) 는 책에 삽화를 그리는 , 즉,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의 소유자이고,  그녀의 삽화의 주 소재는 카나리아이며 이상의 시집에 나오는 아해에 끌린다.

이 글의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

이 글은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과거에 벌어진 끔찍한 자살과 살인 사건에 대한 의문을 책에 등장하는 웬 정의로운 인물이 형사나 탐정, 여기서는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 - 해결해 나가는 방식, 즉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의 그것을 띄고 있다

 

이것은 과연 무슨 이야기를 뜻하는 것일까? 정답은 책 속에.


 작가는 그러한 추리소설의 빠른 전개를 이용하여 영혼이 남의 몸에 깃드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서, “ 산 사람은 죽고 싶어하고 죽은 영혼은 다시 부활하길 원한다

과거 불행한 삶을 살다가 자살한 수인 그러한 그녀에게 심하게 집착하며 폭행을 가했던 남편 곽새기. 그리고 정신병원에서 수인과 친했다는 이유만으로 곽새기에게 살해를 당했던 조이라는 이름의 남자. 수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곽새기는 왜 조이를 살해했던 것일까? 이것의 정답은 책의 말미에. ㅎ

 

그리고 이야기는 수인이 죽던 날 번지 점프를 했던 강주미라는 대학생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녀는 번지 점프를 한 이후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을 하기 시작 하는데, 그러다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이 행방불명되고 자신에게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괴한으로부터 쫓기기 시작한다. 강주미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동생 나영과 함께 주거지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최대한 괴한의 눈에 띄지 않도록 도망다니지만 집요한 추적자는 계속 그들을 쫓아다닌다.

 

그러던 와중, 미야베 라이카의 딸 양희주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살해를 당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하고 치매에 걸린 미야베 라이카가 그런 딸을 찾아헤매는 와중에 강주미 강나영 자매를 만나게 되고, 미야베를 도와주기 위해서 그녀의 집에 들어간 강주미는 양희주가 바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 아해 " 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양희주의 작업실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그림 카나리아 를 발견하게 된다.

 

과거 자살한 수인이 기르던 새들은 카나리아였다.

강주미는 손등에 카나리아를 문신하였고 아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한 일러스트레이터, , 양희주를 가장 좋아했다.

남자친구에게 살해를 당한 양희주는 작가명 아해로 활동하였고 카나리아를 즐겨 그렸다

 

이들 사이에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물론 추측은 해볼 수 있지만 작가는 일단 여러 단서와 힌트 등만을 제시한다. 독자들이 스스로 그녀들 간의 관계를 파악해 낼 수 있도록

 

 

흡입력 있는 문장과 다양한 인물 구성, 그리고 그 인물들 사이의 거미줄처럼 그러나 유기적으로 얽힌 관계, 생생한 캐릭터 묘사,, 마지막으로 탄탄한 플롯을 통해서, 작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소재 빙의, 영능력자,등등 을 판타지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 (?)를 이용하여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잘 풀어낸 듯 하다.

사실 소름끼치는 장면이 몇 군데 있어서 읽어보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본다거나 오금이 저려온 적도 몇 번 있긴 하나 더운 여름날 뭔가 시원한 느낌을 느끼고 싶거나 머리끝이 서는 느낌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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